정회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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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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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지진이 계속 발생한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지난 8월 7일까지 진도 5약 이상의 지진이 242회나 발생했다.
우리에게도 알려진 가장 최근에 발생한 지진은 지난 1월 1일 발생한 노토 반도 지진이다. 299명이 사망하고 350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주택 전파 8,358동, 반파 21,373동의 큰 피해가 있었다. 문제는 반년이 넘었음에도 아직도 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다. 사실 이처럼 진도 5약 수준의 지진은 일본인들에게는 큰 지진으로는 느끼지 않은 수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구가 지연되고 있는 원인은 이격도서, 즉 육지와 떨어진 섬이라는 지리적 문제면서, 인력부족이라는 한계도 있다. 노토 반도 지진 이전의 거주 주민 구성을 보면 65세 이상이 40~50% 수준이고, 지진 이후의 인구를 보면 약 4천 명이 노토 반도에서 감소한 상황이다.
그런데 지난 8월 8일 미야자키현에서 진도 6약(매그니튜드7.1, 기어서 가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으며, 내진설계가 되어있지 않은 건물은 대부분 기울거나 쓰러지는 수준)의 지진이 발생했다. 평소 일본에서는 남해 해구 지진, 수도 직하 지진의 위험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교육받기 때문에 이런 지진이 언젠가는 발생할 것을 알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남해 해구 지진의 경우에는 30년 내 매그니튜드 8~9 수준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70~80%(2020년 1월 24일 시점, 국토교통백서 2020)라고 알려져 있는데, 예상되는 피해 규모로 사망자가 최대 32.3만명, 건물 전파 혹은 소실 238.6만 동, 경제피해 169.5조 엔으로 산정할 정도다. 동일본대지진의 피해규모가 16.9조 엔이니 약 10배 수준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번 지진이 주목받는 것은 일본 기상청이 처음으로 ‘거대지진 주의’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번 미야자키 지진으로 인해 연동하는 대규모 거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평소보다 증가했기 때문에 관동지역에서 큐슈 태평양쪽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대해 “향후 1주일은 방재대책을 준비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도 “여름휴가를 기해 여향, 귀성 등을 포함해 일상생활에서의 사회활동을 계속하면서 지진준비를 재확인하고, 만일 지진이 발생하면 바로 피난할 수 있도록 대응해 주길 바란다”고 언급(8월 9일)했다.
이에 따라 각종 방송 등에서는 ①평소 주민들이 구비하고 있는 지진 대피 물품의 기한을 확인하거나 배터리 등을 새것으로 교체하고, ②가족 간에도 사전에 정해둔 대피장소를 확인하며, ③침대 옆에 운동화를 두고 잠들다 지진을 마주해도 깨진 유리창을 맨발로 밟지 않을 수 있도록 하라는 등 아주 구체적인 대책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최근 엔저 등으로 일본 여행을 계획한 우리 국민에게도 해당될 것이다.
한편, 지난 1월 1일 발생한 노토 반도 지진 때도 그랬지만 연휴 기간 발생했기 때문에 대응이 지연되었다는 문제도 있었다. 이번 지진의 경우, 오는 8월 15일이 우리의 추석에 해당하는 ‘오본(御盆)’ 연휴라 전 국민의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므로 혼란은 가중될 것이다. 성격상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들이라 표현은 안 하겠지만, 또 다른 대지진이 발생할 것에 대해 “이번에는 정말일까?”하면서 불안해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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