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 도쿄도지사 선거가 끝났다. 선거결과를 보면 유권자 약 1,100만 명 중에 60.62%가 투표해서 현직 도지사 출신 ①코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가 약 292만 표, ②‘이시마루(石丸)현상’을 일으킨 이시마루 신지(石丸伸二)가 약 166만 표, ③입헌민주당 출신 전 참의원 의원 렌호(蓮舫)가 128만 표, ④전 항공막료장 출신 타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가 약 27만 표를 획득했다.
그런데 거의 한 달이 지난 현시점에서 도쿄 도지사 선거를 돌이켜 보면 다음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그 첫째가 코이케 유리코의 카이로대학 학력 사칭 문제 의혹이 컸지만, 현직 도지사로서 도정 운영 성과로 인해 당선되었다. NHK 출구조사에 의하면 코이케의 도정 운영에 대해 ‘평가한다’고 답한 비율이 67%로 ‘평가하지 않는다’ 33%의 거의 2배 이상이다(NHK 時論公論, 2024.7.8.).
18세 이상 월 5,000엔 지급, 고교 수업료 실질 무상화 및 향후 실시할 저출산대책 강화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결국 “보통 사람들은 정치인의 과거에는 관심이 없으며, 자신이 믿고 싶은 것, 즉, 자신이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인다”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의 성과를 보여주었다.
둘째는 전 항공막료장 출신 타모가미 토시오의 2번째 도지사 출마인데, 그는 “일본이 침략국가였다는 것은 누명이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논문을 작성했고, 이게 논란이 되어 항공막료장에서 경질된 후 2014년 도쿄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61만 표를 획득하였지만 낙선했다. 이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5년간 공민권 정지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5년이 지난 지금 7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출마했으나 2014년 보다 적은 26만 표를 획득하며 이번에도 낙선하였다.
셋째로 이미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도쿄도지사 선거에 대한 논란이 식지 않는 한 가지 주제가 있는데 이는 ‘이시마루(石丸)현상’ 이다. 이시마루는 사실 히로시마현 북부의 아키타카타(安芸高田)시 시장을 맡은 적이 있다. 그런데 선거를 치르면서 이시마루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정당들로부터의 지원을 받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시마루가 2위로 득표한 것은 여당 혹은 야당도 아닌 무당파층의 강한 지지 덕분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33.2%에 해당하는 무당파층(33.2%)의 움직임인데, 출구조사에 따라 다르지만 이시마루는 대략 30% 이상의 지지(NHK 수도권 뉴스, 2024.7.8.)를 받은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여기서 이시마루의 선거운동 특징을 살펴보면, ①하루 10개 이상의 장소에서 거리 연설을 하고, ②어려운 말은 사용치 않으며, 구체적인 정책을 이야기하기 보다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이 도지사가 되면 정치가 바뀐다”는 것을 강조했다. ③ 연설시간도 가급적 20분 이내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④가두연설 중에도 청중에게 자신의 동영상과 사진을 우리의 카카오톡에 해당하는 라인(LINE)으로 발송토록 호소했으며, 연설 동영상은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체계적으로 배포되었다. 이런 자원봉사자들은 약 5,000여 명이나 되었다고 하며, 이런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전단지를 배포하는 데 활용되었다(요미우리 신문 온라인, 2024.7.8.).
비록 그가 코이케 유리코를 이기지는 못했지만 2위로 화제가 된 것은 온․오프 선거운동을 적절하게 병행했다는 것, 즉, 온라인 활동과 함께 거리 연설을 병행하면서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그의 선거운동은 노년 지지층 확보에는 실패함으로써 코이케 유리코라는 아성을 깨지는 못했다. 일본 선거는 젊은층보다 노년층이 더욱 중요하고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방식을 무시할 수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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