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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은 살아있다(22)] 을지로 프로젝트① 한국의 옥토버페스트 을지OB베어 골목

이정환 기자 승인 2019.05.30 11:13 의견 0

을지OB호프가 문을 연 게 1980년이니까 올해로 벌써 39년이 됐다. 생맥주가 가장 맛있는 집이라는 자부심과 맥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안주라는 노가리 연탄불구이를 제일 처음 만든 곳이다.

▲ 만선호프골목, 골목 안이 죄다 만선호프다. ⓒ 이정환 기자


시원한 생맥주와 잘 구워진 노가리를 엄청나게 매운 핫소스나 고소한 마요네즈에 찍어먹는 맛은 노동의 피로함을 싹 가시게 만드는 황금 조합이다.

▲ 만선호프골목, 골목 안이 죄다 만선호프다. ⓒ 이정환 기자


그런데 언제부터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장사가 잘 되니 건물주가 갑질을 한다는 거다.

▲ 만선호프골목, 골목 안이 죄다 만선호프다. ⓒ 이정환 기자


내용을 알아보니 조금 차이가 있었다. 을지OB베어 주변에 들어서서 기하급수적으로 점포를 늘리던 만선호프가 건물주를 돈으로 유혹해서 을지OB호프 자리에 또 다른 만선호프 점포를 만들려고 한다는 거다.

▲ 노가리골목의 원조인 을지OB베어, 생맥주맛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기로 소문이 났다. 이 집에선 소주를 팔지 않는다. 오로지 생맥주다. ⓒ 이정환 기자


을지OB호프는 서울시가 지정한 백년가게다. 아무리 돈도 좋지만 39년을 같은 자리에서 영업을 하며 명성을 쌓아온 맥주집이 사라지고 문어발식 확장을 하는 만선호프가 들어선다면 너무나도 안타까울 일이다.

▲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을지OB베이 지키기 서명운동을 한다. ⓒ 이정환 기자


을지로 노가리 골목은 저녁마다 옥토버페스트가 열린다. 하지만 여러 점포가 상호 공존하면서 저마다의 개성이 있어야지 만선호프 하나로 통일 되는 건 막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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