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웃의 속성상 전편의 실적이 그정도로 엄청났으면, 최소 3년정도면 속편이 나와주는 것이 정상이었지만, 매번 썰(?)만 풍부했을뿐 진짜가 나오기까지 무려 14년이 걸려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한없이 높아져 있었다는 증거겠지요. 중간 텀이 길었던 영화라고는 하지만, 전편에서 보여줬던 등장인물들이 무척 생생해서 전혀 어색함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무기는 역시나 영화가 가지고 있는 메세지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영화 <인크레더블2> 스틸컷
◇과연 픽사의 애니메이션이 재미만을 추구할리가 없다.
픽사에서 만든 작품들은 인물들의 외모를 누가봐도 픽사 영화라고 알 수 있을 것만같은 독특함이 묻어있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인상적인것은 영상적으로도 훌륭하지만 언제나 내용과 메세지들이 애니메이션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다는 것입니다.
인크레더블이 처음에 등장했을때 단순한 웃고 즐기는 히어로 만화였다면 이정도로 이영화를 기다려야만 하는 이유는 아마도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사영화에서야 장면마다 메세지를 담는 장치들이 많이 있지만,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흐름으로 전달해야하는 장점이자 단점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감독은 그 메세지를 시대에 맞도록 전달하기 위한 과정이 속편을 기다리게 만들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영화 <인크레더블2> 스틸컷
◇가장 미국적인 이야기, 하지만 가족의 의미는 다르지 않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유난히 히어로 장르에 집착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수많은 히어로가 등장을 하고, 히어로의 이야기들로 평범함을 그려나가기도 합니다. 나라가 가지고 있는 강박관념들이 이런 현상을 만들어낸 것은 아닌가 싶지만, 인크레더블이라는 영화가 매력적인 것은 그런 흐름안에서도 평범함을 추구한다는 점이 아닐까합니다.
변해가는 시대에 따른 여성의 지위와 역할의 변화, 남성들의 혼란.... 이건 히어로라고 해도 다를 것이 없나봅니다. 남녀평등이라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진보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은 사실이고, 미국안에서도 그렇습니다. 남자의 역할이 있고, 여자의 역할이 있다는 식의 궁색한 정체성 혼란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을 영화는 거부하고자 합니다.
자칫 이념논쟁이라고 까지 평하는 요즘 시대에서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단어들로 이 영화가 가려지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원치 않습니다만, 그 공식을 대입하는 분들이 꽤나 많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페미니즘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떻겠습니까? 시각의 차이겠지만, 어떤 방향으로 영화를 보던 틀린 말은 확실히 아니기에 논쟁은 필요없겠습니다만, 가족용 애니메이션인 만큼 조금더 가족에 집중해서 영화를 보고 싶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성 주인공의 의상은 몇번이나 변신하는 것이고 왜 다시금 원래의 의상으로 돌아오는 것인지, 그리고 가족의 문제들이 꼭 어떤 행동을 해야만 이해가 되는 것인지에 대한 잔잔한 물음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 <인크레더블2> 스틸컷
◇돈이 많은자들, 권력을 쥐고 있는자들...그리고 황색언론들...
빌런에게 '스크린 슬레이어'라는 독한 이름이 붙어있는 것만 봐도, 대놓고 비판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가 전달하는 사회(특히 언론)에 대한 불만감이 크게 느껴집니다.
이 영화가 이런것을 말하려고까지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다양한 인물들이 어우러져서 마무리를 짓는 형태는 결국 동반자의 이미지를 생각한 것은 아닐까합니다. 트럼프 시대가 들어서서 그런지 다양한 인물들과 협력하는 엔딩의 영화들이 꽤나 등장하곤 합니다. 과민반응인가요?^^
픽사가 디즈니와 합병하고서 성격이 많이 변질될까봐 살짝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픽사의 전통이 아직까지는 깨지지 않은 것 같아서 굉장히 다행스럽습니다. 인크레더블 1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이번 속편은 반드시 봐주는 의리를 보여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도 그렇고 픽사의 영상을 보고 있으면 개인적으로는 자꾸 "업( UP )" 이라는 영화가 떠오르네요. 가족영화의 힘이란 이런게 아닐까요,,^^
인크레더블 2 (INCREDIBLES 2, 2018)
감독 : 브래드 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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