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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_시대] 상식은 어디에?

조인 작가 승인 2020.03.11 11:13 | 최종 수정 2020.03.27 14:32 의견 0

◇상식이 중요하다

모르면 물어보는 게 기본 상식이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해서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어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분명히 있다. 예를 들어 병이 나면 전문가(의사)를 찾아간다. 그래야 정확한 진단을 받고, 약 처방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심각한 경우에는 입원하거나 수술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게 상식이다.

◇첫 번째 상식: 적극적인 방역이 상식이다

정부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무시했다. 왜 그랬을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현 정부는 전 정부보다 더 낫다는 걸 보이려 했다. 현 대통령은 ‘메르스’ 당시 그 대처에 미숙했던 전 정부를 비판했는데, 그 비판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각종 사고에 적극적인 관심으로 ‘세월호’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 부단히도 액션을 보여줬지만, 정작 ‘코로나 19’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결국,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을 뒤늦게 수용해서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적극적인 방역 태세를 갖췄지만, 이미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상태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와 같은 뒷북치기는 모든 정권이 비슷하게 보여줬던 모습인데, 현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염병과 관련한 부분은 과잉 방역해도 문제없다. 물론, 감염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으면 공포감을 조성했다는 등의 비판 여론이 있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해하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이미, 다른 전염병으로 홍역을 앓고 난 후여서 적극적인 방역과 대처는 상식이어야 했다.

◇두 번째 상식: 사과하는 게 상식이다

잘 못 했으면, 사과하는 게 상식이다. 가족이나 친구끼리도 잘 못 행동했다면, 사과하는 게 기본이다. 어떤 이유든 간에 정부는 ‘코로나 19’ 방역에 실패했다. 전염병을 전적인 인재(人災)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코로나 19’ 감염 확산은 반쯤은 인재다.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 보다 적극적으로 방역하고 확산에 대비했다면 어땠을까? 중국은 우리 국경에서 멀지 않으며, 교류가 활발하다. 수출과 수입은 물론, 인적교류도 상당하다. 예를 들어 국내 유학생 중 50% 이상이 중국인이다.

이런 상황을 정부가 몰랐을까? 중국인의 입국을 막는 게 정치적으로 부담됐다면, 관련자나 여행객 등에 대한 전수 조사는 왜 미리 하지 않았을까? 또 한 번 “설마?”가 국가를 잡았다.

어쨌든 현 상황은 비정상적이다. 국가가 사용하지 않아도 될 힘을 낭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신천지의 전과 후’로 나누지 말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서 국민 여러분의 안위에 폐가 됐습니다. 진심으로 송구스럽습니다. 속히 현재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국민께 사죄 말씀드립니다” 이 말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세 번째 상식 : 국가의 위기관리는 상식이다

국가 위기관리는 상식이다. 제대로 된 국가라면, 위기관리 메뉴얼이 있다. 아마, 현 상황 대처도 매뉴얼과 지침을 따를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사스’, ‘메르스’, ‘세월호’ 등 평범하지 않은 전염과 사고가 있었다. 건국 이래로 처음 겪는 일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다양한 재난 상황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마스크 배급부터 추경예산 편성, 환자 대응 등 불편한 소식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보도된다. 특히, 마스크 보급이 원활하지 않자, 처음과 다르게 면 마스크와 1회 용 마스크도 세척해서 사용하면 된다고 전한다. 보고, 들을 수 있는 국민이라면 이와 같은 소식을 반가워하기보다 어이없어하며 혀를 찰 것이다.

중증 환자 대처만 해도 매일 사망 소식을 듣게 되는데, 그들의 죽음은 거의 인재에 가깝다. 나이도 많고, 기저질환이 있음에도 그들은 입원 치료를 받지 못했고, 자택에서 격리된 채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실제로 중증 환자보다 더 많은 경증 환자가 입원 치료 중이라고 하니, 도대체 입원 치료 근거는 선착순이었던 말인가?

단순히 생각해도 나이 많고 질환 있는 중증 환자를 먼저 입원 치료하는 게 순서 아닐까? 위기 대처 매뉴얼은 존재하기는 한 것일까?

◇네 번째 상식 : 어려울 때 ‘통합’은 상식이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급한 상황이다. 4월에 선거가 있는데 ‘코로나 19’는 재앙에 가깝다. 이대로 간다면, 여당의 다수석 확보는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물론, 야당도 ‘정권 심판’이라는 구호 외에는 보여주는 게 없어서 압승을 예단하기 힘들다. 말로는 하나 돼 극복하자고 하지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여당은 “희생양”을 찾고, 야당은 현 위기를 스스로 고양(高揚)할 기회로 삼고 있다. 봉사를 자원해서 일반 의료진보다 더 열심히 진료에 임하는 안철수 대표도 가운을 벗고 나면,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이 우선이다. 이들은 ‘권력’을 우선하지, 국민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에서 보수라 하거나 진보라 하는 사람들이 별 차이 없음을 알고 있다.

원래 비슷한 부류끼리의 밥그릇 싸움이 더 격렬하다. 그러나 지금은 밥그릇 챙기기를 잠시 멈추고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야 할 때다.

◇국가가 필요할까?

초기에 실수가 잦았다. 그래서 전체적인 분위기도 상당히 좋지 않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차분하게 대처하고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 대충 들어도 부익부 빈익빈을 더 심화할 추경예산 편성이나, 매뉴얼도 없는 듯한 환자 대처 등은 조금만 신경 쓰면 더 나은 해결책으로 바꿀 수 있다. 졸속 해결책은 국민을 힘들게 하고, 불안감만 키울 뿐이다.

국가는 국민을 지키고 안심 시켜야 하지, 정책의 졸속 시행으로 신뢰를 잃고 불안에 떨게 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 19’ 국내 감염 원인을 찾기 위한 조사와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혹, 그 원인을 제공한 대상(사람, 물건 등)을 발견했다고 하자. 그래서 달라지는 게 무엇인가? 여론몰이해서 관심을 돌리려 하는 것인가?

진짜 확산의 원인은 무지한 개인이나 사이비 종교에만 있는 게 아니다.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그들도 국민이다. 그런 국민을 포용하지 못하고 ‘희생양’ 삼으려는 국가나 지방단체의 행태는 현대 민주주의가 아니라 ‘마녀사냥’이 횡행했던 중세를 떠오르게 한다. 그들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그들을 탓하기 전에 왜 막지 못했는가가 더 중요한 이슈여야 한다. 그리고 책임 지면 된다.

‘존경하는 국민’ 앞에 머리 숙이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말로만 ‘존경’이었던가? “희생양”, “마녀사냥”이라는 언어가 우리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한 ‘코로나 19시대’가 지난 후에 존경하는 국민은 국가의 필요성에 의문을 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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