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고 군더더기 없이 실용적인 스타일’

우리가 <로우로우>라는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이자 신혼여행을 비즈니스 트립으로 떠날 수 있는 이유다.

나(양화)는 신혼여행에 대한 로망은 크게 없는 편이었다. 푸른 바다가 일렁이고 석양이 빨갛게 내려앉는 해변에서 칵테일 잔을 부딪치는 상상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꼭 해야만 한다거나 하진 않았다.

그렇다면 또 많이들 하는 유럽여행은 어떨까 생각했다. 길만 걸어도 좋다는 유럽도 궁금하긴 했지만, 뭔가 나중을 위해 아껴두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에 정부의 창업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인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었다.

내가 제안한 것은 전통주 플랫폼 구축과 꿀술을 만드는 사업이었는데, 그 사업의 시작이 일본에서 열린 맥주축제에서 맛 본 ‘꿀술=허니와인=미드(Mead)’였다. 꿀술 개발을 위해 다시 한 번 그 술을 맛보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던 때에 현석님이 신혼여행을 미국으로 떠나는 건 어떠냐고 물어봤다. 본인도 시간을 들여가는 여행에서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데, 휴양지로 가고 싶진 않다고 했다.

“그렇다면 좋아. 나는 피닉스에 있는 ‘수퍼스티션 미더리’ 그곳만 가면 돼!”

그렇게 우리는 신혼여행지를 미국으로 정했고, 약 한 달간의 여행을 계획했다. 우선 각자 가진 관심사에 따라 가고 싶은 곳을 적고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될 때마다 서로 브리핑을 하고 최종 리스트에 하나씩 추가해 나갔다.

☞양화 관심사: 로컬 미더리(꿀술 양조장)&브루어리, 베이커리, 각종 굿즈 편집샵
☞현석 관심사: 커피&카페, 로컬서점, 로컬스토어

우리의 최애 로컬브랜드인 <와일드웨이브 브루잉>의 브랜드 디렉터 승하님으로부터 브루어리 추천리스트도 받고 갈 곳들을 다시금 살펴봤다. 그렇게 추린 장소를 구글 맵에 저장하고 동선을 완성했다. (http://bit.ly/fogwiper)

문제는 숙소였는데 현지에서 동선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3일차 까지만 미리 예약하고 나머진 옮겨 다닐 때마다 매일매일 예약했다. 로컬 속으로 조금이라도 가까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보니 숙소 또한 호텔보다 에어비앤비를 찾게 되었다. 대부분 개인실로 예약했는데, 이는 호스트와 만나며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나눌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거리가 가까우면 웬만하면 걷다보니 거리마다 자리잡은 집들의 형태과 로컬 상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먼 거리 이동은 렌트보단 우버를 이용했는데 다양한 연령층과 인종의 우버 드라이버과 만나며 그들이 보고 느끼고 있는 도시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여행 전 준비한 것 중에 가장 잘 한 것이 있다면 우리의 스토리를 담은 홈페이지와 명함을 만든 것이다.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표현의 자유가 어느 나라보다 자유롭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나라이기에 우리도 명함과 홈페이지로 어필해보기로 했다. (http://www.yanghwalim.com)

<노션>이라는 업무툴로 홈페이지를 구성하고 명함은 직접 만들어갔는데, 돌아보면 이 명함이 로컬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는 좋은 도구가 되어주었다. 어디 회사, 어떤 직위에 누구라는 명함이 아니라, 우리는 미국의 로컬과 크래프트 문화를 느끼고자 신혼여행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담다보니 그들 역시 우리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이었다.

그 덕에 미국 서부 6개의 도시(샌프란시스코, LA, 샌디에고, 피닉스, 시애틀, 포틀랜드)의 유명 관광지, 로컬서점, 로컬 브루어리 뿐만 아니라 보다도 그 속에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로컬을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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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N라이프 손양화, 임현석 news@sisa-n.com 손양화, 임현석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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