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독일 통일(78)] 동서 간 동일한 생활수준 보장
칼럼니스트 취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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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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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후 27년이 지난 2017년 총선에서 좌파당의 선거강령은 “동서 간의 동일한 생활 수준 보장”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사회 모델은 양 지역의 격차를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 연방정부는 불공정한 경제 및 사회 정책으로 이를 조장하고 있다. 수년 동안 동독 지역의 경제력은 서독 지역 수준의 불과 72%에 머물러 있다. 동독 지역의 경제구조는 파편화되어 있다. 대기업 본부는 전혀 없다. 2030년에 7%의 인구 감소가 예상된다. 빈곤의 위험에 처한 연금 생활자의 수가 2015년에만 0.7% 증가하여 16%에 달하였다. 이의 주된 원인은 저임금 분야의 확대다.”
이런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은 또 다시 다음과 같은 설명으로 이어진다.
“불이익과 경멸과 결부된다. 독일에서 의사결정권자의 2.8%만이 동독 출신이다. 연방정부 간부의 20%만이 동독 출신이다.”
좌파당의 이런 주장은 연방정부의 자료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2018년에 발표된 독일 연방정부의 ‘통일실태 연례보고서(Jahresbericht der Bundesregierung zum Stand der Deutschen Einheit 2018)’에 따르면 2017년 동독 지역의 1인당 총생산액은 서독의 74% 수준이다.
통일 1년 후인 1991년의 대략 43% 정도에서 그 격차가 많이 좁혀진 것 같지만 1996년 68% 수준으로 상승한 이후 그 격차가 줄어드는 속도는 극히 느리다. 2016년 수준은 73.2%였다.
실업률 역시 같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7년 독일 전체 실업률은 5.7%, 서독 지역 5.3%에 비해 동독 지역은 7.6%였다. 그 격차가 10% 대였던 2001년에 비하여 많이 개선되었지만 격차는 여전하다. 그리고 여기서 동독 지역에서 베를린을 제외시키면 생산액이나 실업률에서 그 격차는 더욱 커진다.
2017 총선 몇 주일 전에 발표된 2017년 보고서의 “특히 사람들이 고립감을 느낄 수 있는 취약한 지역에서 과격한 태도에까지 이르는 사회적 긴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인용하면서 2017년 9월 5일자 차이트 지는 동독에서 외국인 혐오 문제를 거론하였다.
이 예상은 총선에서 그대로 적중되었다. 총선에서 반이민 정서에 편승하여 구 동독 지역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의 대안(AfD)’이 제2의 정당으로 부상하여 독일 전체에서 제3의 정당이 된 것은 단기적으로는 유럽에 불고 있는 아랍계 난민에 대한 반대정서와 관계가 있지만, 독일의 경우 통일 이후 동서독 간 격차와도 직접 관련이 있을 것이다.
통일 후 2년밖에 되지 않은 1992년 8월 구 동독 지역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 주 로스토크 리히텐하겐 소재 난민접수센터와 베트남 노동자들의 거주지인 소위 해바라기집(Sonnenblumenhaus)을 불태우면서 사람을 죽이는 등 독일 전역에서 2차 대전 후 최악의 대규모 외국인 혐오 소요사태가 발생하였다.
이를 계기로 독일은 망명권을 폭넓게 인정하였던 기본법 제16조를 개정하여 망명권을 제한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2017년 “독일의 대안”의 급부상은 독일의 사회적 불안의 소산이기도 하면서 원인일 것이다. 이는 어쩌면 준비되지 않은 통일이 가져다 준 사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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