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시즌 프로야구가 잇따른 악재로 리그 운영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먼저 7월 들어 잦아진 비로 우천 취소 경기가 늘어나면서 잔여 경기가 늘어나고 있다. 7월과 8월 혹서기에는 더블헤더 일정이 없는 탓에 우천 취소 경기는 10월 잔여 일정으로 포함된다. 팀에 따라서는 빽빽한 일정을 치러야 한다. 이는 리그 일정의 전체적인 지연을 가져올 수 있는 포스트시즌 일정에도 부담이 된다. 이에 더해 올림픽 브레이크라는 변수가 있다. 잔여 경기 일정이 더 많아졌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 상황의 악화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프로야구는 코로나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리그 일정을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프로야구에서 코로나 감염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취소 경기가 늘어나고 있다.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구성원들의 자가 격리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코로나 감염과 이에 대한 대응은 눈앞의 현실의 문제가 됐다.
지난 시즌부터 관중 수익 감소로 재정적 어려움이 커진 프로 각 구단의 상황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단계 완화와 관중 입장객 증가로 수익 증가를 기대했지만, 7월 12일부터 방역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무관중 경기가 현실이 됐다. 구단들의 재정 상황 개선의 기대가 무너졌다.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리그 전체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리그는 계속되고 있다.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프로야구의 정상적인 진행은 일상의 유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비록 관중수가 제한되는 등의 문제가 있지만, 프로야구가 파행을 겪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특히, 올 시즌 프로야구는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야구팬들의 흥밋거리가 늘었다. 최근 순위 경쟁에 각 그룹별로 분화되는 현상이 보이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변수들은 순위 경쟁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아직은 하위권 팀들에게 희망이 남아있다.
그 희망에 가장 가까운 팀은 롯데다. 롯데는 올 시즌 최하위에서 시작했지만, 순위를 8위로 끌어올렸다. 중위권과 격차도 줄었다. 연승을 할 수 있다면 순위 상승도 가능하다. 롯데는 6월 들어 무기력함을 벗어던지고 경기력을 회복했다. 강력한 타선의 힘을 앞세운 공격야구로 팀 컬러를 일신했다. 불펜진 문제로 상승세에 다소 제동이 걸리고 있지만, 얼마 전 약체 팀은 모습을 사라졌다. 어느 팀과 상대해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 롯데의 최근 모습이다.
시즌 초보다 상황은 나아졌지만, 아직 중위권과의 격차는 부담스럽다. 롯데는 올림픽 브레이크 전까지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야 후반기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롯데는 삼성을 시작으로 한화, SSG와 연달아 대결한다. 롯데는 대구에서 하는 삼성과의 3연전을 제외하고 나머지 3연전을 모두 홈에서 하는 이점이 있다. 롯데는 LG와의 주중 3연전이 모두 우천으로 취소되며 힘을 비축했다. 마침 롯데는 수도권 9연전을 치르고 돌아온 주중 3연전이었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다. 우천 휴식은 도움이 된다.
롯데는 비축된 힘을 바탕으로 전반기 마지막 9경기에서 많은 승리를 기대하겠지만, 상대 팀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삼성, 한화, SSG는 모두 롯데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롯데는 이들 팀과의 관계를 바꿔야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삼성은 외국인 교체 선수로 새롭게 영입한 외국이 투수 몽고메리가 첫 등판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몽고메리의 가세로 삼성 선발 마운드는 리그 최구 수준으로 다시 올라섰다. 불펜진은 여전히 단단하다. 주전 2루수 김상수의 부상 이탈이 아쉽지만,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친 이후 경기력을 회복한 유격수 이학주가 돌아왔고 두꺼운 선수층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 삼성은 최근 다소 주춤했지만, 마운드의 큰 공백을 메웠고 하위권 팀 롯데와의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 이상의 결과로 상승 분위기로의 반전을 노리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롯데는 삼성에 밀린다.
다만, 이전의 상대 전적에서 4승 5패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그 상대 전적의 쌓일 때 롯데와 지금의 롯데는 다르다. 6월부터 다수의 위닝 시리즈를 쌓아온 롯데가 삼성과의 3연전에서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롯데의 더 큰 문제는 최하위 한화와의 관계다. 롯데는 올 시즌 한화와의 대결에서 2승 7패로 크게 밀리고 있다. 한화는 투. 타 모두 부진하면서 최하위로 그 순위가 밀렸다. 최근 10경기에서도 1승 9패로 부진하다. 시즌 초반 한화는 주전으로 발탁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과 메이저리그 코치 출신 수베로 감독의 독특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한화는 객관적 전력 열세를 절감하고 있다.
롯데는 이런 한화를 상대로 승수 쌓기를 해야 하지만, 유독 한화전에서 롯데는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마운드의 투수들의 한화 좌 타선에 큰 약점을 보였고 타자들은 한화 투수들의 공을 시원스럽게 공략하지 못했다. 한화 타자들은 롯데 투수들만 만나면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고 투수들은 힘차게 공을 던졌다. 패하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한화전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커진 느낌이다. 롯데가 상승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면 하위권 팀들로부터 많은 승수가 필요하다. 한화는 롯데가 꼭 열세를 우세로 바꿔야 할 상대다.
전반기 마지막 상대 SSG는 유통 라이벌이라는 특수 관계가 있다. 모기업이 영향력이 크게 적용받는 우리 프로야구 현실에서 모기업 간 라이벌 관계는 프로야구단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롯데와 SSG 전은 접전의 경기가 많았다. 롯데는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주며 밀렸지만, 최근 3연전에서 2승 1패의 우세를 점했다. 롯데는 상대 전적도 3승 4패로 그 격차를 줄였다.
롯데는 SSG와의 관계를 역전하며 전반기를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마침 SSG는 어렵게 버티던 마운드가 한계점을 보이기 시작했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가빌리오는 아직 리그 적응이 덜 된 모습이고 위력적인 구위의 투수는 아니다. 에이스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3자리가 동시에 빈 선발 마운드의 한자리를 채운 정도다. 투수 자원 확보를 위해 키움에서 방출된 이후 독립 리그에서 활약하던 사이드암 투수 신재영을 급히 영입했지만, 1군에서 선발 투수로 계속 활용하기 어려운 투구 내용이다. 선발 한자리를 담당하고 있는 신예 투수 오원석은 긴 이닝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에이스 폰트가 분전하고 있지만, 나머지 선발 투수 자리가 확실한 믿음을 준다 하기 어렵다. 불펜진 역시 매일매일이 살얼음을 걷는 느낌이다.
반대로 롯데는 전력에 점점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SSG와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전력이다. 다만, 롯데전에 강점이 있는 추신수, 최주환, 최정 등 SSG 주력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가 롯데에 중요하다. 롯데는 SSG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 그들에게 남은 가능성의 깊이를 확인하는 경기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롯데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경기 일정을 전반기 남겨두고 있다. 하위권에 자리한 롯데로서는 모든 상대가 어렵다고 할 수도 있다. 아직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넘어야 할 벽이기도 하다. 과연 롯데가 전반기 끝자락에서 열세에 있는 팀들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출사를 즐기며 프로야구 롯데를 응원하는 소시민
※필자와의 협의하에 본명 대신 아이디로 필명을 대신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의 블로그에도 동시연재중입니다.(https://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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