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알자] 일본 정치인들은 왜?(2): 자민당 내 화이트국 해제 반대와 멍게 수출 추진을 하는 국회의원들의 속내
정회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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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4 12:13 | 최종 수정 2023.03.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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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국회의원의 화이트국가 해제 반대
일본 자민당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日本の尊厳と国益を護る会)’ 아오야마 시게하루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한국의 화이트국가 해제를 반대하고 있으며, 이같은 내용의 문서를 모임의 이름으로 기시다 총리에게 제출했다(3.19., https://shiaoyama.com/essay/detail.php?id=4777)
그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을 통해 북한으로 물자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고, 이를 통해 핵무기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었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을 화이트국에서 해제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6일 경제산업성이 한국을 화이트국으로 복귀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된 문서를 외교부회로 보냈다”고 주장(【ぼくらの国会・第486回】ニュースの尻尾「ホワイト国は駄目」2023.3.11.)했다.
이 문서는 주말을 앞둔 3월 3일(금) 경제산업성 관료를 통해 니시무라 경제산업대신에게도 보고됐고, 니시무라는 관료에게 한국의 화이트국 복귀가 결정된 것처럼 되어 있어 “이것은 실수다(これミスだよ)”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상황을 두고 아오야마 시게하루 의원이 “외무성에게 당했다.(外務省にやられた)”고 주장하기도 했으니, 한일 수뇌회담을 앞두고 일본 외무성을 비롯한 일부만 제한적으로 참여했던 것에 따른 불만이 불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니시무라 경제산업대신은 아베파이며, 아오야마 의원은 무파벌이긴 하지만 당내 손꼽는 강성 보수의원으로, 둘 다 자민당 내 진보성향인 기시다파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아베 전 총리에게 지원받아 자민당 총재후보까지 출마했던 다카이치 사나에를 중심으로 아오야마와 같은 자민당 내 강성 보수의원들이 기시다 총리의 정책에 대해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멍게 수출을 추진하는 국방족 의원
‘바다의 파인애플’이라고 불리는 멍게는 미야기현을 대표하는 해산물이며,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본 국내 생산량의 80%를 점유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생산량 1위를 지켜온 미야기현은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2019년 처음으로 홋카이도에 선두 자리를 내주고 말았는데, 그 배경에는 수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던 한국이 방사능 오염 우려로 금수 조치를 하자 미야기현에서는 어획량을 조정하고 멍게를 폐기처분했지만, 거꾸로 홋카이도는 한국으로의 수출 목적으로 생산량을 늘렸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방위대신 출신 오노데라 이츠노리의 선거 지역구가 미야기현이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멍게를 홍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으로의 멍게 수출과 관련된 내용을 국회에서 질의하거나 도쿄전력으로부터의 보상대책 등을 추궁(2019.4.24., 중의원 외무위원회)하기도 했다.
한편, 오노데라는 아베파 의원으로 아베 정권 당시 방위대신을 2번씩이나 역임하였다. 그는 한국이 북한으로 불화수소를 넘겨주었을 가능성에 대해 방송에서 주장함으로서 경제보복 조치로 발전하는데 일조했을 뿐 아니라, 과거에도 (센카쿠 문제 관련해서) “미국을 일본의 싸움(씨름판) 위에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는 등 국내 불만을 대외불안으로 돌리면서 국방력 강화를 주장하는 ‘국방족’의원중 한 명이다.
◆결론
현재 일본의 정국은 아베파 외에도 지반이 약한 기시다 정권을 흔드는 강경한 정치인들이 있다. 이들은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선동과 허위 주장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으며, 이런 주장 배경에는 이들을 지지하는 암반지지층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일관계를 원만하게 회복하려면 양국 정치가들의 ‘상호비난 방지를 위한 신사협정’없이는 매번 같은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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