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훈의 무비파크] 라스트 미션( The Mule, 2019)
다큐PD 김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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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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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스트 미션> 스틸컷
영화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하기 전에 박수 세번 치고 시작하자. "짝짝짝"
노배우의 영화에 대한 열정은 아무래도 영원히 사그라들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이제 연세가 너무 드셔서 그만 나오겠지하는 생각이 들때쯤이면 엄청난 것을 하나씩 들고 나오는 감독이자 배우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87세의 마약운반원의 실제 이야기를 90세의 클린트 옹이 연기를 하니 이보다 현실적인 캐스팅이 있을 수 있을까싶다. 거기다 안정적인 연출과 메세지는 역시 명불허전이다. 개인적으로 '그랜토리노'에서 그의 영화배우로서의 여정이 마무리가 될 줄 알았기 때문에 더욱 감동적이고 놀라운 영화다.
노년의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영화속의 메세지는 어쩌면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영화 <라스트 미션> 스틸컷
◇다른건 다 살수 있는데, 시간은 살 수 없더라고....
안 좋은 쪽으로 실화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영화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입장을 공감하는 남자들이 엄청 많을 것이다. 평생을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밖으로만 돌다가 막상 어떤 시기가 되면 외톨이가 되었다고 자책하는 그런 이들. 영화는 그런 이들에게 충고를 전달하려고 한다.
꽃만 바라보고 살았던 그가 가족의 의미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너무 나이를 먹어버린 후다.
결혼 기념일은 당연하고, 딸의 결혼식 조차도 참석하지 않은채로 오로지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만을 위해서 청춘을 받친 주인공이 처음에 불법을 저질렀을 때는 분명히 돈 때문이었다.
남자는 나이를 먹어도 다 똑같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동들이 주인공의 과거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런 그가 가족이라는 것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이 영화의 포인트다. 그리고 그 연기와 연출을 클린트 옹이 한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늙은 마약운반책이라는 흥미거리로 보여질 이야기를 그는 그만의 스타일로 모두가 공감하는 서사를 만들어냈다. 사회의 모든 일원이라면 자유롭지 못한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말이다.
영화 <라스트 미션> 스틸컷
◇후회하지 말고,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메세지가 강렬하다.
후반에 주인공이 죽어가는 아내와의 대화가 인상적이다.
"실패했다고 집에서 쳐박혀 있는 것보다는 밖으로 도는게 더 나을 거라 생각했다"라는 대화.
많은 이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마 영화는 원망보다는 화해를 선택했다. 지나간 세월에 대한 보상을 하려고 하지말고 지금부터라도 최선을 다해서 자리를 지켜달라는 의미로 말이다. 아마 평생을 영화판에서 헌신한 그의 입장이기에 이런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을 아니었을까. 영화의 메세지는 자기 자신을 향한 충고이자 자책은 아니었을지. 그가 연기하는 표정에서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브래들리 쿠퍼가 연기한 마약단속반원에게 주인공이 충고하는 장면은 영화계의 선배로서 후배에게 조언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클린트 옹의 연기는 진정 인생이 담겨있었다.
평생을 한결같다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후회없는 인생도 없을 것이다.
다만 그가 연출한 근래의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인생의 무게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생각하게 된다. 말은 안통하겠지만, 그의 영화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인생에 대한 고찰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영화임이 분명하다.
라스트 미션( The Mule, 2019)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 클린트 이스트우드, 브래들리 쿠퍼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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