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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 개방, 공유, 참여

※연재: 소셜미디어로 읽는 현대 사회 2편

오경옥 전문위원 승인 2024.12.17 01:10 의견 0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방성'입니다. 이는 단순히 누구나 접속할 수 있다는 기술적 차원의 개방성을 넘어, 정보와 지식의 민주화를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특정 전문가나 기관이 독점하던 정보 생산과 유통이 이제는 모든 사용자에게 열려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개방성이 가져온 대표적인 혁신 사례가 바로 위키피디아입니다. 2001년 시작된 이 온라인 백과사전은 전문가들의 우려 속에 출발했습니다. "누구나 편집할 수 있는 백과사전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위키피디아는 300개가 넘는 언어로 5,800만 개 이상의 항목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레퍼런스 사이트가 되었습니다.

위키피디아의 성공은 집단지성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전 세계의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지식을 공유하고, 서로의 내용을 검증하고 보완하면서 놀라운 수준의 백과사전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는 개방성이 단순한 접근성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정보 공유의 혁신과 협업의 새로운 가능성

개방성과 함께 소셜미디어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공유'입니다. 소셜미디어는 정보 공유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과거에는 정보를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발전시키는 것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나 직장에서의 협업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팀 프로젝트를 할 때 모든 구성원이 한 장소에 모여야 했고, 문서를 수정할 때마다 이메일로 주고받으며 버전 관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구글 독스나 네이버 웨일과 같은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도구를 통해 실시간으로 문서를 공유하고 수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효율성 향상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협업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발전시킬 수 있게 되면서, 창의적인 협업의 가능성이 더욱 확장된 것입니다. 한 예로, 전 세계의 개발자들이 깃허브(GitHub)라는 플랫폼을 통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함께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 적극적 참여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문화

소셜미디어의 세 번째 특징인 '참여'는 수동적 관찰자에서 적극적 참여자로 우리의 역할이 변화했음을 의미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나누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주체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참여 문화는 다양한 사회 운동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환경 보호를 위한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나 '고고 챌린지'와 같은 캠페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이 좋은 예입니다. 개인의 작은 실천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고, 이것이 다른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의미 있는 사회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소셜미디어는 사회적 이슈가 전파되고 논의되는 방식도 크게 변화시켰습니다. 과거에는 전통 미디어가 의제 설정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민들이 직접 이슈를 제기하고 확산시키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BTS의 성공을 들 수 있습니다. BTS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팬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글로벌 문화 현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들의 영향력은 음악을 넘어 한글과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맥도날드와의 'BTS 세트' 출시나 라인프렌즈와의 'BT21' 캐릭터 개발 등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문화적 영향력이 어떻게 산업적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 관계 맺기의 새로운 방식

소셜미디어는 인간관계의 형성과 유지 방식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과거에는 물리적 거리가 인간관계 형성의 중요한 제약 조건이었지만, 이제는 전 세계 어디에 있는 사람과도 쉽게 관계를 맺고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관심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취미나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이것이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등산, 캠핑, 베이킹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활동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소셜미디어는 비영리단체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제한된 예산으로 활동해야 하는 비영리단체들에게 소셜미디어는 효과적인 홍보와 지지자 확보를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도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도시의 주민 공동체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집니다. 과거에는 지역 주민들에게 사업 내용을 알리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큰 과제였지만, 이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업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도시재생 지원센터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역의 변화 과정을 '비포&애프터'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 '공감'이 만드는 새로운 소통 방식

소셜미디어에서는 '좋아요'나 '공유하기' 같은 간단한 행위를 통해서도 의미 있는 소통이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올린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은 단순한 버튼 클릭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것은 "나는 당신의 이야기를 보고 있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통인 것입니다.

이러한 디지털 시대의 공감 표현은 때로는 실제 행동의 변화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 예로, 소셜미디어에서 시작된 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이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진 사례들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좋아요'와 '공유'가 모여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이것이 실질적인 변화의 동력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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