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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온라인 극장 <스카팽> 배리어프리 및 신작 <햄릿> 첫 선 보여

김혜령 기자 승인 2021.02.18 12:10 의견 0
(왼쪽부터) 온라인 극장으로 공개되는 연극 <스카팽>과 <햄릿>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이 <스카팽> 배리어프리와 신작 <햄릿>을 온라인 극장으로 최초 공개한다.

국립극단은 ‘누구나 평등하게 즐기는 연극’이라는 기치 아래 온라인 공연이 활성화된 코로나 시대에도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국장애인문화예술과 협업해 <스카팽>을 배리어프리 온라인 극장 서비스로 공개하기로 했다.

2월 19일 공연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통역 및 국문 자막을 제공하고, 20일 공연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을 제공한다. 배리어프리 공연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여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협력하여 배리어프리 영상 모니터링단도 운영한다.

온라인 극장으로 공개되는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의 대표작 <스카팽> (국립극단 제공)

<스카팽>은 2019년 국립극단에서 제작 초연된 작품으로, 프랑스의 천재 극작가 몰리에르의 대표작이다.

짓궂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하인 ‘스카팽’이 어리숙한 주변 인물들을 통해 지배계층의 탐욕과 편견을 조롱하는 작품이다. 주제의식이 뚜렷한 문제작인 동시에 형식면에서 이탈리아 희극 양식인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를 차용하여, 연극사를 새롭게 쓰며 당시 프랑스 사회를 뒤흔들었다.

‘코메디아 델라르테’는 이탈리아에서 발달한 가벼운 희극으로,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정형화되어 있으며 이를 가면과 의상으로 표현하며 배우의 즉흥적인 순발력이 두드러지는 희극으로 노래와 춤, 곡예 등의 요소들이 특징이다.

신체극의 대가로 통하는 임도완 연출은 원작이 가지고 있는 재기발랄함에 만화를 찢고 나온 듯 통통 튀는 움직임을 더하여 캐릭터의 입체감을 살렸다.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에서 처음 공개되는 <스카팽>은 이러한 역동적인 움직임을 담기 위해 지미집 카메라를 포함해 총 7대의 카메라로 촬영했으며 핀마이크 및 음향시스템을 통해 고품질 음향을 구현해냈다.

온라인 극장 <스카팽> 배리어프리 수어 통역 버전 (국립극단 제공)

수어 통역 영상의 경우 수어 통역사 2인을 상하로 배치하고 화면 크기를 확대해 수어를 보다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했고, 음악이 풍부하게 활용된 공연의 특성을 고려해 소리 정보를 아이콘으로 표시하는 등 공연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관람 환경을 마련하였다.

화면해설 공연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등장인물의 몸짓, 표정, 무대, 의상, 장면전환 등 시각적인 정보와 음악과 대사만으로는 알 수 없는 청각적인 정보들을 음성으로 설명하는 공연으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공연 시작 전 공연 배경 및 인물관계도 등의 작품 설명을 전달한다.

온라인 극장으로 공개되는 신작 <햄릿> (국립극단 제공)

한편 25일부터 27일까지는 지난해 명동예술극장 화재로 인한 복원 작업과 코로나19 등의 상황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신작 <햄릿>이 온라인 극장으로 세상에 첫 모습을 드러낸다.

배우 이봉련의 햄릿, 작가 정진새와 연출가 부새롬의 첫 협업 등 현 연극계에서 가장 뜨거운 젊은 예술가들의 만남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햄릿>은 창작진들이 1년 이상 아이디어를 정교하게 조율하며 시대를 반영한 작품으로 거듭났다.

온라인 극장 <햄릿>은 3일간 총 4회로 편성해 관람객들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회차에 따라 단일 시점과 다중 시점 두 가지 버전으로 제공한다.

단일 시점은 관객이 객석에 앉아서 무대를 바라봤을 때의 시점을 그대로 보여주며, 카메라 이동 없이 무대 전체가 한눈에 보여 극의 전체 동선과 무대 연출 등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중 시점은 여러 위치에서 촬영한 카메라의 영상을 편집한 버전으로, 인물들과 무대 곳곳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하여 배우들의 세밀한 표정 연기 등을 가까이 관찰할 수 있다.

정진새 작가의 각색으로 정형화된 서양 고전 연극의 말투와 어조를 벗어낸 <햄릿>은 섬세한 인물 묘사로 젊은 관객들의 지지를 받는 부새롬 연출 특유의 농밀한 시선을 통해 솔직하고 직설적인 <햄릿>으로 새로이 태어났다.

연출가 부새롬은 420년 전의 이야기를 집요하게 파헤치며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여신동 미술감독은 텅 빈 무대에 흙, 바람, 비를 흩뿌리며 운명 앞에 선 인간의 무력함을 일깨운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복수자’ 햄릿으로 분한 이봉련의 과감하고 광기어린 연기는 성별 이분법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 이야기의 본질과 인간으로서의 햄릿의 내면을 들여다보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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