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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논단] 이준석, 내 편 만들기에 나섰나?

칼럼니스트 이완 승인 2022.07.24 19:11 의견 0

이준석 대표의 행보가 석연치 않습니다. 중앙에서 당원권 정지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이 아니라, 지방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이준석 대표가 권력과는 무관한 떠돌이 논객, 보수의 진중권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순순히 무너질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아무 이유 없이 지방에 내려간 것은 아닐 것입니다. 무언가 비책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만약 지금 이준석 대표의 행보가 자포자기가 아닌 비책이라면, 지금쯤 이준석 대표는 지방 풀뿌리 조직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중일 것입니다.

이준석 대표는 당대표라는 직함이 곧바로 권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을 것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정말 징계받을 만했는지는 둘째치고, 이준석 대표가 당 중앙에 눌러앉은 터줏대감들에게 버림받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준석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당원권 정지를 푸는 데에 전념해 봐야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릅니다.

이준석 대표가 해야 할 일은 '내 편 만들기'입니다. 당 중앙은 이미 돌아섰으니,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 대안이 바로 당의 지방 풀뿌리 조직입니다. 지방 풀뿌리 조직은 당을 지탱하는 또 다른 기둥입니다. 그리고 지금 지방 풀뿌리 조직들은 당 중앙의 실태를 보고 크게 실망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알아서 자멸하는 당 중앙을 놔두고 야금야금 풀뿌리 조직을 잠식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 중앙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본 당원들이 결국 이준석 대표를 찾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 풀뿌리 조직은 이준석 대표에게 진짜 권력을 가져다 줄 기반이 될 것입니다.

6개월 뒤에, 윤석열 정부와 당 중앙이 소모적인 정쟁에 빠져서 위기에 빠져 있을 때, 지방에서 자기 편을 만들어 둔 이준석 대표가 다시 자연스럽게 당권을 되찾는다면, 그 때부터는 어느 누구도 이준석 대표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당 안팎으로 이준석 아니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자리잡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이준석이 싫어도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그 사람은 똑똑합니다. 현실 정치에서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새로운 지지층을 형성하고 새로운 이슈를 주도할 만큼 똑똑하다는 점은 부정하기 힘듭니다. 그 머리로 차분하게 상황을 정리했다면, 지방에서부터 자기 세력을 키우며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준석 대표의 노랫소리를 마냥 웃어넘길 수 없습니다.

정말 이준석 대표가 여러 세력에 의존하다가 비로소 한중왕이 된 유비처럼 화려하게 떠오를까요? 아니면 보수의 진중권으로 전락할까요? 6개월 뒤면 모든 것이 드러날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sX95m39-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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