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현재 실외에서는 거의 마스크 없이 생활하는 미국과 유럽의 분위기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따가운 시선이 작용한다. 사실 일본은 코로나19라고 하면 해외로부터 유입된 질병, 특히‘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를 연상하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감염된 인원은 국내 감염자들과 분리하고 집계하면서 ‘물가차단(水際:みずぎわ)’정책을 표방했다.
하지만 이같은 일본의 물가차단(미즈기와) 정책은 ‘인바운드(방일 외국인) 정책’과 상충되는데, 이제까지는 코로나19의 확산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이제까지 해외관광객들의 방일을 허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자민당은 ①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긴급사태조항을 넣은 헌법 개정을 추진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②중국 우한발 코로나19는 반중정서와 함께 자민당 극우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코로나 쇄국을 유지해 왔다.
이런 분위기와는 반대로, 24년 만에 달러당 140엔을 넘는 엔저 현상과 더불어 기시다 정부는 관광수입을 증가시키려고 한다.
사실 코로나19로 인한 미즈기와 정책을 완화하여 관광객의 유입을 추진하는 것은 각 지자체 관광수입으로 직결된다. 2019년 3.2백만 여명의 방일 외국인 여행자들의 소비액이 4.8조 엔(관광청)이었고 국민 1명의 연간 소비액은 130만 엔인데, 이는 외국인 여행자 8명 혹은 국내여행자 23명의 소비에 해당한다.(2021.11.25., 관광청) 그렇기 때문에 일본정부는 2030년에는 6,000만 명이 일본을 방문해서 15조 엔을 소비토록 한다는 목표(2021.6.18., 관광청, 上質なインバウンド観光サービス創出に向けた観光戦略検討委員会)도 가지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유엔회의 참석차 방문한 뉴욕에서 10월 11일부터 일일 5만 명으로의 입국자 수 제한 폐지 및 비자없는 단기 일본방문 재개, 개인여행 금지제도 폐지 등 코로나19로 인한 입국 제한을 철폐한다고 발표(9.22)하였는데, 이는 자민당 내 아베파를 중심으로 하는 극우 보수파들의 심기를 건드는 사안이 될 수도 있으며,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여론을 무시한 행위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시다 총리의 뉴욕 발표 이면에는 또 다른 생각도 내포되어 있다. 첫째, 10월 11일부터 일본 국민들에 대한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보완하는 제도도 포함해 개시된다는 것이다. 즉, ①국내 여행자들에 대한 관광지원책인 ‘전국여행 할인’제도 및 스포츠, 음악, 영화 등의 이벤트 할인 등과 함께, ②마스크 미착용 혹은 발열자 손님들에 대한 숙박거부가 가능한 여관업법을 임시 국회에 상정하여 10월 11일에 맞추어 발효토록 추진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국민들의 코로나19 확산우려를 등에 업고 기시다 정권을 흔드는 아베파를 중심으로 하는 극우세력들의 주장을 견제한 것이다.
둘째,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국장의를 강행하고, 구 통일교와 아베파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자민당과의 관계가 줄어들지 않음에 따라 내각지지율과 정당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조사매체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내각지지율과 정당지지율을 합한 것이 60% 미만일 경우 적신호이고, 50% 미만인 경우에는 정권은 위험하다는 ‘아오키(靑木)’율(率)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한 대책으로 기시다 정권은 저소득 세대를 대상으로 5만엔을 지급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시다 총리의 파벌은 아베파(97명), 모테기파(54명), 아소파(51명)에 이은 43명에 불과하다. 자민당 국회의원 중에서도 11%에 불과한 수적 열세 속에 총리 교체론이 거세지면 기시다 정권은 불안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내년 봄 지방선거도 패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위와 같은 대국민 선심성 정책을 지속하며 극우 아베파를 견제할 것이다.
다가오는 화요일(9.27.)이면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의는 끝날 것이고, 구 통일교 문제도 더 이상 번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전환국면을 맞이할 것인데, 이 결과가 향후 기시다 정권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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