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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기시다 총리의 개각 실패

정회주 전문위원 승인 2022.08.15 00:01 의견 0
제2차 기시다 개조내각 (출처: 일본 수상관방 홈페이지)


8월 10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새로운 내각개조(개각)를 단행했다. 일본 내에서는 기시다 후미오의 장점을 “듣는 힘”(聞く力)이라고 보고 있으며, 단점은 “심사숙고를 한다. 우유부단하다. 발신력이 약하다”라고 평가한다.

그런 기시다 총리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앞당겨 개각을 단행했다. 각계 전문가들은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국장(國葬) 문제 및 구 통일교와 자민당과의 정치적 유착관계가 만만치 않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내각에 대한 기대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던 지지율은 별다른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8월 10∼11일 닛케이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57%로 이전조사보다 1% 포인트 떨어졌다. 원인은 기시다 총리가 “당해 단체와의 관계, 이를 우선 확실하게 각각 점검하고 그 결과를 확고하게 한다”(8.6.)면서 구 통일교 교단과의 관계를 입각조건으로 한다고 주장했던 새로운 각료 중 7명이 교단과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국민들은 각료, 자민당 임원들의 구통일교 교회와의 관계를 불식시켰다고 생각지 않으며(76%), 당에 의한 국회의원과 통일교 관련조사도 필요(73%)하다고 나타났다.

게다가 이번 인사에 있어서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 파벌을 고려했다고 하지만 소위 아베파의 극우 정치세력들은 ①아베 전 총리의 죽음으로 선거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베파 97명 중 4명, 아소파 50명 중 4명, 기시다파 43명 중 4명이 입각하는 등 파벌세력을 고려하지 않은 개각이었으며, ②극우의 대표성을 가진 다카이치 사나에 정조회장을 방위대신이 아닌 경제안보담당대신으로 임명했고. ③유임을 희망했던 하기우다 고이치 전 경제산업성대신을 자민당 정조회장으로 임명하는 등 아베 전 총리 사후에 자신들의 세력약화가 표면화되자 이를 우려하면서 기시다 총리의 인사를 비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인사에 대해“‘정책 단행 내각’으로 산적한 과제에 대해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각료를 기용하였다”고 주장(8.10) 하였지만, 결국 구 통일교와의 관계를 배제는 무리였다고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고, 오히려 더 잘 드러났다고 할 수 있는 등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보였다. 따라서 향후 기시다 내각은 자민당 내 기존의 아베파가 반발 세력화하는 것을 방지하면서 당내 단합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의 반발을 고려할 때 상당기간 혼란정국이 지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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