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알자] 군중의 마음을 사로 잡아 통제하는 ‘DJ폴리스’
정회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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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3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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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혹은 연말 제야가 되면 도쿄의 명물인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는 ‘DJ 폴리스’라는 이동차량 위에서 마이크로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이 등장한다. 젊은이들이 핼러윈데이와 제야를 맞아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 같은 ‘DJ 폴리스’가 일약 스타가 된 것은 2013년 6월 4일 일본과 호주 간의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에서의 월드컵 출장이 결정된 밤이었다. 이때 시부야역에서 ‘DJ 폴리스’가 등장해 현란한 언변으로 수많은 축구팬을 통제했다. 이 장면은 일본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방송이 되었고, 현재도 유튜브에 남아있다.
당시 경시청 9기동대의 20대 남성들로 구성된 ‘DJ 폴리스’는 “여기에 모인 여러분은 12번째 선수입니다. 일본 대표처럼 팀워크로 천천히 가 주세요. 환자가 발생하면 월드컵 출장의 의미가 없어지고 맙니다”, “무서운 얼굴을 한 순경, 여러분이 미워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마음은 월드컵 출장을 여러분과 같이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라면서 축구팬들로부터 갈채를 받았으며, 완벽한 통제 결과 평소와는 달리 싸움으로 인한 환자뿐 아니라 체포자도 없었다.
또한 2013년 명치신궁에서도 혼잡한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군중을 향해 “여러분 ! 서두르지 않아도 신(神)께서는 도망가지 않습니다. 서둘러 봐야 이익 없습니다”라는 등 유머 섞인 방송으로 관중들을 들었다 놓았다 하였다.
이같은 결과를 본받기 위해 ‘DJ 폴리스’가 후쿠오카에서 인도네시아 경찰을 실제로 투입하여 연수를 시킨 적도 있다.(닛케이 2019.10.7.)
이번 핼러윈에도 도쿄의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는 분명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DJ 폴리스’가 등장했을 것이고 관중들로부터 갈채를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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