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시즌 롯데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큰 수확이었다. 팀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해묵은 숙제인 세대교체를 이뤘다. 그 속에서 트레이드 성공 사례인 손호영의 등장은 롯데에는 큰 행운이었다.
2020 시즌 LG에서 프로에 데뷔한 손호영은 1군과 2군을 오가는 선수였다.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던 손호영은 마이너리그를 벗어나지 못했고 국내 복귀를 택한 후 병역의무 이행과 함께 공백기를 보내야 했다.
◆모두에 긍정적 효과 손호영과 롯데의 만남
독립리그에서 활약했던 손호영은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LG에서 손호영은 두꺼운 내야진 뎁스에 출전 기회를 쉽게 잡지 못했다. 그 사이 나이는 30살에 이르렀고 유망주가 풍부한 LG에서 그 입지가 더 줄었다.
2024 시즌에도 손호영은 1군과 2군을 오가는 중이었다. 그런 손호영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내야진의 붕괴 조짐을 보이던 롯데가 외부에서 대안을 찾았고 평소 눈여겨 본 손호영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롯데는 손호영 영입을 위해 군필 유망주 투수인 우강훈을 협상 카드로 내놓았다. 우강훈은 150킬로를 던질 수 있는 사이드암 투수로 주목받았다. 2024 시즌 롯데의 1군 전력에도 포함됐다.
이 트레이드를 두고 많은 이들은 롯데의 손해라는 평가가 많았다. 아직 보여준 것이 없는 30살이 된 내야수를 영입하는데 부정적 여론이 상당했다. 이런 여론은 손호영의 활약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부정적 평가를 뒤집은 손호영의 활약
손호영은 우려와 달리 빠르게 팀에 적응했다. 롯데는 손호영을 한동희가 입대한 후 비어있는 주전 3루수로 기용했다. 상시 출전의 기회가 생기자 손호영은 그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그는 4월부터 8월까지 월간 타율 3할 이상을 유지했다. 여기에 홈런과 타점을 양산했다. 손호영은 자신의 평균 타율 이상의 득점권 타율로 뛰어난 타점 생산력을 보였다.
손호영이 공격력을 갖춘 주전 3루수로 자리를 잡으면서 롯데는 타선의 업그레이드 효과를 분명히 가질 수 있었다.
고비는 있었다. 손호영은 시즌 중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한창 상승세에 있을 때 일이었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손호영은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손호영은 한여름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의 타순도 하위 타선에서 중심 타선으로 이동했다. 풀 타임 첫 시즌인 탓에 시즌 후반기 체력이 떨어지며 타격 지표가 떨어지긴 했지만, 올 시즌 손호영은 매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손호영은 2024 시즌 1군에서 102경기 430 타석에 섰고 0.317의 타율에 18홈런 78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5할을 훌쩍 넘겼다. 롯데가 크게 기대하는 유망주였던 한동희 그 이상의 기록이었다.
부상 공백으로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홈런과 타점은 롯데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롯데가 그토록 찾았던 거포형 내야수의 등장이었다. 손호영 개인으로도 시즌 중 낯선 팀으로의 트레이드였지만, 이를 기회로 만든 시즌이었다. 특히, 주목할 건 경기 수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18홈런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제는 롯데 타선의 중심
그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내년 시즌 손호영은 시즌 20홈런 이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롯데는 내년 시즌을 앞두고 홈구장 담장을 낮출 예정이다. 2024 시즌 공격의 팀으로 변모한 만큼, 팀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다.
이는 손호영의 장타력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다. 풀 타임 시즌을 무난히 소화한다면 시즌 30개 홈런도 도전할 수 있는 손호영이다.
이를 위해서는 풀 타임을 소화할 체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LG 시절부터 단점으로 지적되던 잦은 부상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올 시즌에도 손호영은 부상으로 원치 않은 휴식기를 보내야 했다. 그 이면에는 넘치는 의욕으로 안한 허슬 플레이 과정에서 몸에 무리가 간 면도 있었다.
손호영으로서는 풀 타임 시즌을 보낼 체력과 개인만의 시즌 플랜을 가지고 갈 필요가 있다. 손호영으로서는 늦었지만, 롯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분명히 했다. 올 시즌 활약으로 억대 연봉 진입도 기대된다.
팀 내 입지도 크게 달라졌다. 손호영은 마무리 훈련 의무 대상자도 아니고 내년 스프링 캠프에서 1군 엔트리 진입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손호영은 분명한 롯데의 주전 3루수고 부상 변수만 없다면 개막전 3루수가 유력하다.
손호영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다음 시즌 전체를 보고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매 경기 출전 기회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벗어날 수 있다.
손호영은 야구 인생에서 먼 길을 돌아왔다. 2024 시즌 손호영은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찾았다. 롯데 역시 분명한 전력 강화 효과를 얻었다. 손호영은 롯데가 필요한 중견 선수로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징검다리 역할도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손호영은 내년 시즌 롯데에서 역할 비중이 클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손호영은 만남은 서로에게 윈윈이었다. 그 만남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올 시즌 모습은 기대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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