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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두 딸은 내 삶 최고의 원동력" 싱글대디 프로볼링선수 김승민

글렌다 박 기자 승인 2019.12.30 03:05 | 최종 수정 2019.12.31 14:43 의견 1

학창시절부터 볼링 유망주였던 그는 국가대표를 거쳐 프로로 전향했다. 경기장에서는 그 누구보다 냉철한 프로볼러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민짱’으로 불리는, 웃음 가득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는 등 누구보다 팬서비스가 좋은 선수다. 프로볼링 선수, 코치, 무엇보다 두 딸을 양육하고 있는 '싱글대디'인 김승민 선수를 만났다.

프로볼링선수 김승민

어떻게 처음 볼링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제가 초등학생 시절이던 1990년 초반, 전국적으로 ‘볼링붐’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운동을 즐기시는 부모님과 함께 볼링을 시작했는데요. 가족 모두 같은 취미를 가지다 보니 어린 시절부터 볼링장을 자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볼링장 관계자께서 저의 볼링하는 모습을 보시곤 선수 입문의 길을 제안하셨고, 이미 태권도 선수로서 부모님의 지지 하에 운동계에 몸 담고 있던 저였지만 부모님과 많은 상의 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볼링선수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국가대표에서 투어프로로 전향하셨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중·고등학교 선수 시절에는 국가대표를 꿈꾸며 연습하다보니 각종 수상경력을 쌓았습니다. 이후 대학교에 입학할 시기에 국가대표 선발전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생 신분으로는 좋은 성적인 4위를 차지하며 국가대표에 선발되었지만, 아쉽게도 제가 국가대표에 있던 시기에는 아시안게임 등 지금과 같이 중요한 국제시합이 많이 없었기에 국제대회 경험은 쌓지 못했습니다.

국가대표로서 최고의 전성기였고, 빛나는 시기를 보내고 있었지만, 환경이 저를 받쳐주지 않아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가정형편이 기울어지며,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시던 부모님의 상황이 힘들어지셨고, 부모님께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았던 저는 대학을 휴학했습니다. 조기 은퇴까지 생각하게 되었지만 고등학교 시절 코치님과 오랜 상담을 한 끝에 차라리 군 복무를 먼저 마친 후 선수 복귀하는 게 좋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제대 후 후배들이 있는 학교 볼링부에서 부코치를 하면서 선수 복귀를 준비했으나 길었던 공백 기간 탓에 복귀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마침 평생을 함께 할,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랑스러운 두 딸의 아빠가 되자, 볼링선수가 아닌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의 삶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볼링은 접고 새로운 직업을 가지고 살아갔던 것입니다.

늘 좋은 날만 있을 것 같았지만, 너무나 갑작스럽게 아내와 사별하게 되었습니다. 차마 상상도 하지 못할 슬픔과 우울함이 밀려와 크나큰 고통에 빠져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인생에 서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일이지요. 방황의 시기를 보내며 살던 저에게 빛과 같은 존재인 두 딸과 저를 생각하는 많은 지인을 보며 다시 힘을 내보자는 생각이 들 때쯤,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현 KPBA 선수이자 후배인 최원영 프로의 권유와 도움으로 일 년 간의 훈련한 후 프로볼링 선수로 복귀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아마추어 선수 생활을 하였을 때와 프로선수로의 하였을 때의 차이점은 많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차이는 ‘자기관리’입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선수 시절에는 소속팀과 전담 코치님의 관리에 따라 볼링 치는 것에만 집중을 할 수 있었다면, 프로선수는 본인 스스로 컨디션조절, 연습, 대회 성적 관리 등을 해야 합니다., 자기관리가 곧 대회 성적으로 직결된다는 점 때문에 매일 같이 본인의 의지를 가지고 본인의 기량을 갈고 닦고 쌓아야 한다는 것이 굉장한 차이입니다.

상위 랭커를 차지하고 있는 실력있는 프로볼링 선수들이 동경과 관심을 받는 데는 이런 이유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더 열심히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자신의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죠.

2019년 11월 열린 프로초청 이벤트 경기 출전.

배우 김수현, 가수 이홍기, 유노윤호 등 많은 스타의 관심사가 볼링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자연스럽게 볼링에 대한 대중들의 인지도가 높아졌고, 볼링장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더 많아졌습니다. 프로볼링 선수의 하루 일과는 어떤지 소개해주세요.

우선 볼링을 좋아하고 볼링과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요즘 정말 행복합니다. 연예인분 들을 비롯하여 많은 유명한 분들이 볼링을 찾아주시고 또 볼링을 사랑해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모습들이 볼링선수 및 볼링에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격려도 되고 자부심도 줍니다.

저는 투어 기간에는 연습에 집중을 많이 하는 편이고, 투어가 없는 평상시에는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브래그볼링센터 최원영프로에듀케이션에서 후배양성 및 개인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투어 기간에는 개인지도를 진행할 수 없으니 평상시에는 주 7일을 개인지도 및 개인연습에 매진하고 있어서 쉬는 날이 하루도 없습니다.

연습은 주로 타이밍 및 밸런스를 맞추는 데 집중해서 연습합니다. 구력이 오래되다 보니 제가 원하는 느낌만 찾아내서 유지할 수 있게끔 연습을 해서 투어에 가서도 감을 잊어버리지 않게끔 하고 있습니다. 연습하는 게임 수가 많고 적고를 떠나 최대한 제 느낌과 원하는 연습 방향에 맞추어 집중하는 편입니다.

일반인들의 볼링에 대한 관심사가 높아지며, 각종 ‘볼링’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최근에 SNS 및 각종 인터넷 매개체를 통해서 많은 선수분의 영상 등을 접할 수가 있습니다. 많은 선수분도 선수로서 기초를 만들어놓고 동작과 자세를 자기 스타일에 맞게끔 바꾼 것이니 무조건 유명 선수를 따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볼링은 개개인의 체형과 균형 등 기초적인 부분에 많은 중점을 주어서 하는 운동인 만큼 전문가에게 개인지도를 반드시 받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약간의 팁을 드리자면 스윙 및 자세는 최대한 간결하고 심플하게 몸의 움직임 및 스윙이 화려하지 않게 볼링을 치시면 어느 정도 점수를 내기에는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2019년 케겔컵 생방송 TV 파이널 시합 전, 평생의 든든한 지원군인 할머님, 어머님, 여동생과 함께. 

 

싱글대디인 김승민 선수에게 올해 9살, 11살인 두 딸은 삶의 최고의 원동력이다.

‘프로볼링 선수 김승민’이 아닌 두 딸의 ‘아빠 김승민’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6년 전 사랑하는 아내와 사별 후 현재는 어머님과 같이 두 딸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큰딸은 열 한 살, 작은딸은 아홉 살이에요. 큰 아이는 피아노 치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고 영재학급에 들어갈 정도로 공부를 좋아합니다. 또 한 학년 부회장까지 할 정도로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은 상당히 긍정적이고 활발한 아이입니다. 둘째 아이는 상당히 애교가 많고 정이 많은 아이다 보니 늘 주위 사람들을 신경 쓰고 챙겨주기 바쁜 착한 아이입니다. 둘 다 저를 닮아서 그런가 제 눈에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엽고 사랑스러운 딸들이고, 사랑스럽게 맑고 밝게 잘 커가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꼭 사랑한다는 표현, 포옹과 뽀뽀를 하는 등 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가장 큰 보물이며 제가 이렇게 열심히 살아갈 수 있게끔 해주는 최고의 원동력입니다.

쉬는 날도 없이 매일매일 개인지도를 하다가 보니 사랑스러운 두 아이를 위해서 많은 시간을 함께해 주지 못해 너무나 미안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시간을 내서 함께 해주려고 노력은 많이 하고 있어요. 제가 이렇게 열심히 개인지도도 하고 열심히 투어도 다니고 최선과 노력을 하는 것은 오로지 저의 두 딸아이 때문이니까요.

한국프로볼링협회 23기 프로볼링 동기 선수들과 연습경기 당시.

팬들 사이에서는 매우 활발하며 웃음이 많고 긍정적인 해피바이러스 이미지인데 실제 본인의 성격 어떤지 궁금합니다.

많은 분이 느끼는 그대로 저는 어렸을 적부터 흥이 많아 '김흥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예요. 매사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활발하게 활동하다 보니 많은 분이 저를 좋아 해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김승민 프로’라는 이름보다는 ‘민짱’이라는 닉네임으로 많이들 부르세요.

늘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웃는 상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기더라고 최대한 침착하게 한걸음 뒤로 물러나서 냉정하게도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주위에 많은 분이 저에게 볼링에 대한 상담뿐만 아니라 인생 상담을 요청해오기도 하고 그러면 저 역시 주저하지 않고 같이 고민하며 조언도 드립니다.

볼링을 칠 때만큼은 상당히 냉정해지고 집중을 많이 하게 됩니다. 경기 중에 많은 집중을 하다보니 무표정으로 경기를 할 때도 있고 조금은 저에게 화를 내기도 합니다. 얼마 전 투어 중에 경기가 너무 안 풀리기도 하고 제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서 경기 내내 무표정으로 임한 적이 있는데, 주위 친한 프로님들과 갤러리 분들이 “너무 무서웠다”며 “말도 못걸고 가셨다”는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었는데 뒤늦게 그게 오래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물론 경기 중이더라도 다른 프로님들이나 갤러리들 하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할 때는 웃으면서 친절하게 대합니다. 그게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김승민 선수는 개인연습 외 '민짱티칭'이라는 개인레슨도 진행한다. 

프로볼링선수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프로선수로서 목표라 하면 당연히 우승이라 생각이 듭니다. 2018년도에 프로볼링선수로 데뷔하고 나서 2018년, 2019년도 개인전 및 단체전 TV파이널에 진출한 것하고 단체전 우승을 하게된 것만으로도 너무 감격스럽고 행복했습니다.또한, 많은 분들이 저 김승민 프로라는 사람을 너무나도 사랑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고 아껴주심에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개인전 우승’이 없다보니 많은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긴 합니다. 2020년도에는 ‘Team MYSTIC’이라는 새롭게 창단된 팀으로 옮기게 되어서 새로운 마음 새로운 각오로 투어에 임하게 될 것이니 단체전 우승 그리고 개인전 우승이라는 멋진 모습으로 우리 가족과 팬들에게 두 개의 우승 트로피를 꼭 안겨주고싶습니다.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민짱티칭’이라 이름붙인 저의 레슨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저희 한국 프로볼링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셨음 합니다. 팬과 갤러리의 응원은 프로선수들에게는 원동력이 되어줍니다. 또한, 한국프로볼링협회도 볼링발전 및 프로선수들의 발전에 TV파이널을 비롯해 각종 미디어를 통한 많은 홍보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발전해 나가고 있으니 볼링을 즐기시고 사랑하는 분들이 더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직도 볼링을 접해보지 못한 분들이 있으시면 지인분들과 가까운 볼링장에 한번 찾아가보셨으면 합니다. 볼링은 장비없이도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고 쉽게 언제든 접근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공이 핀을 때릴 때의 쾌감과 희열을 느끼며 동료들과도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테니 많이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프로볼링선수 김승민은...]

1980년 9월 23일 출생
서정리초-효명중-신한고-가천길대 사회체육학과 휴학
1998년 제9회 문화관광부 전국볼링대회 4인조 1위
1999년 볼링 국가대표 발탁
1999년 제14회 대통령기 전국볼링대회 2인조 3위
2006년 제52회 경기도 체육대회 3인조 1위, 종합 2위
2008년 제54회 경기도 체육대회 3인조 1위, 종합 2위
2009년 제55회 경기도 체육대회 5인조 1위, 종합 3위
2012년 제58회 경기도 체육대회 5인조 2위, 종합 1위
2013년 제59회 경기도 체육대회 5인조 3위, 종합 1위
2015년 제61회 경기도 체육대회 5인조 3위, 종합 2위
2015년 대한 장애인 볼링협회 2급 심판자격증 취득
2016년 제31회 경기도 볼링협회장배 볼링대회 3위
2017년 대구 달서구청장배 전국 오픈볼링대회 1위
2018년 대한프로볼링협회 투어프로 라이센스 취득
2018년 상주곷감, 매경주택컵 3위 (SBS 프로볼링 TV 파이널 진출)
2019년 케겔컵 5위 (SBS 프로볼링 TV 파이널 진출)
2019년 상주곷감, 매경주택컵 단제전 우승 (SBS 프로볼링 TV 파이널 진출)

사진제공: 김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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