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는 달라져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수준과 상황을 고려한 글쓰기를 해야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글은 많이 써보면 그 능력이 향상합니다. 이 말은 글쓰기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이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능력을 키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글쓰기를 자주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관용구처럼 ‘청소년은 미래의 주역’, 혹은 ‘미래의 주인공은 청소년’이라고 하지만, 구호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 도서관은 도시마다 있지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도서관은 거의 없습니다. 곧 성인이 돼야 할 청소년들에 대한 세밀한 보호와 배려가 중요한데 실질적인 제도적 뒷받침은 별로 없습니다.
어린이들은 부모와 어른들의 보호 울타리 속에서 생활합니다. 하지만, 청소년은 ‘사춘기’라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또래와 함께 보냅니다. 감정적 울타리, 신체적 보호처조차도 없을 때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글쓰기가 가능할까요?
위에서 잠시 설명했습니다. 미래인재가 갖춰야 할 기본 요소이며, 미래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청소년들의 글쓰기는 굉장히 한정적입니다.
1년에 한두 번 사생대회를 통해 억지로 글쓰기 하고, 수행평가나 대학 입학 - 즉 시험 대비 – 을 준비하는 글쓰기입니다. 현실적으로 논술 시험이 없는 대학교가 대부분임을 고려할 때, 일부 학생들을 제외하면 논술을 쓰는 기회조차 없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글을 실용적으로만 보기 때문입니다. 분명, 글은 실용적으로 많이 씁니다. 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글, 좋은 보고서를 위한 글 등 형식이 정해진 글을 잘 쓰는 훈련과 방법으로 주로 훈련합니다.
그러나 직업, 나이, 학력, 성별, 글 쓰는 시기, 목적 등에 따라서 글쓰기는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몇 가지 제시해보겠습니다.
첫째, 글은 나를 위해 써야 합니다.
아주 커다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나를 위한 글쓰기라고?” 이 의문에는 “귀찮아!”, “힘들어!”, “나랑 상관없는데?” 등의 의미가 포함됩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우리는 가장 개인적인 글쓰기 일기부터 평가대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공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울러 어버이날 쓰는 효도 편지와 스승의 날에 쓰는 감사 편지를 제외한, 예를 들어 연애편지 등은 어른들이 볼 때 좋지 않은 글쓰기였습니다. 일기만 하더라도 ‘자기반성’이라는 형식을 정해줘서 개인이 가장 쉽게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소멸시켰습니다.
글은 나를 위한 배려입니다. 잘 못써도 됩니다. 나만 알아볼 수 있어도 됩니다. 그리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현재 글쓰기 교육은 ‘잘 쓰기’를 강요합니다. 그리고 소수의 잘 쓰는 글만 인정해줍니다. 철저히 남을 위한 글쓰기여야 합니다. 물론,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은 읽는 사람을 고려하면서 써야만 합니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글은 나부터 배려하면서 쓰기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글쓰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둘째, 나와 남에게 줄 수 있는 선물입니다.
나와 다른 사람 모두한테 해당하는 선물입니다. 앞에서 봤듯이 글은 나의 추억, 기억, 고민 등을 담을 수 있는 비밀 상자입니다. 꽤 오래전에 TV에서 30년 넘게 일기를 쓴 사람 이야기가 방영됐습니다. 일기는 본인만이 알아볼 수 있는 필체였고, 쓴 장소도 화장실부터 거실, 회사 등 다양했습니다. 주인공은 매일 일기를 쓰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했습니다. 스트레스도 날리고, 기분도 좋아지고 꾸준히 남긴 일기는 어느 순간에 주인공에게 선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선물입니다. 타인에게는 어떻게 선물이 될 수 있을까요? 쉽게 생각해보겠습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본 경험이 있나요? 혹 있다면, 대부분 생일 선물과 함께 편지를 썼을 겁니다. 작은 선물이라도 편지와 함께 받으면, 느낌이 더 좋습니다. 이 외에도 수학능력 시험을 앞둔 선배, 그리고 고마움을 전하는 편지 등은 받는 사람에게 좋은 선물입니다. 포장된 선물을 줄 때, 편지와 함께 주면 더 좋아합니다.
아마, 요즘에는 그 가치가 더 올라갔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편지를 주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셋째, 글쓰기는 당장 청소년들에게 혜택을 줍니다.
각종 보고서, 수행평가, 논술 등 입시부터 학교생활에 이르기까지 글쓰기가 당장 필요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청소년은 글쓰기를 대충합니다. 잘 쓰는 사람은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글쓰기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공부와 상관없습니다. 글쓰기를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는 쓸 수 있습니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더 열심히 훈련한다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더 잘 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장 혜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한다면, 아쉬운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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