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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부터 글을 쓰기 시작할까?

[4차산업혁명 시대의 글쓰기-15편]

조연호 전문위원 승인 2020.04.29 15:14 | 최종 수정 2020.04.29 19:45 의견 0

◇글의 종류

앞에서 글 쓰는 이유는 특별한 목표와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글의 종류도 목표와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운문(韻文)으로 ‘시’라고 합니다. 둘째는 산문(散文)입니다. 시가 아닌 모든 글을 산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두 종류의 글도 세부적으로 분류를 나누면 많은 형태의 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글쓰기라고 할 때, 주로 산문을 의미하기 때문에 산문만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산문을 분류하면 우선, 소설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정보를 주는 설명문, 내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고 설득하고자 하는 논설문, 지인들에게 안부 등을 묻는 편지, 책을 읽고 줄거리와 느낌을 적는 독후감, 실험이나 특별한 조사 활동 결과를 정리하는 보고서 등이 있습니다. 덧붙여서 청소년들이 작성하는 수행평가나 자기소개서 등도 산문에 포함됩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서도 글을 쓰는 경우가 많아서 글은 공기와 같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단, 다양하고 많은 글을 정독하기보다는 ‘스크롤’ 하는 게 문제로 지적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우리는 글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진짜 글을 쓰기 시작할까?

앞에서 처음 글쓰기 시작하는 단계를 갓난아기 때부터라고 했습니다. 첫돌을 맞을 무렵 아기들은 펜을 잡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종이를 주면 열심히 표현합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낙서 수준입니다. 저는 이 단계를 첫 글쓰기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말하는 글은 목적과 목표가 있는 의사소통만을 의미하기에 낙서는 포함하지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커서 낱말을 익히고, 그 낱말을 쓰게 되는 순간이 처음 글 쓰는 단계일까요? 역시 아닙니다. 이런 수준은 글씨를 쓰는 단계지, 글을 쓰는 단계는 아닙니다.

먼저, 글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글은 명확하게 문장으로 표현됐을 때를 말합니다. 문법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주어, 목적어, 서술어가 있어야 합니다. 청소년들에게 글을 써 보라고 할 때, 많은 청소년이 제대로 된 문장을 쓰지 못합니다. 나름대로 문장을 쓴다고 하지만, 기본적인 요소를 빼먹고 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구어와 문어의 차이를 이해한다고 하지만, 적용하는 건 별개의 문제인가 봅니다.

말과 글은 같은 의미의 의사소통을 하더라도 표현이 다릅니다. 아래 상황을 보겠습니다.

▶말로 할 때

화자 1 : “그거 언제 해줄 거야?”
화자 2 : “오늘!”

친구와 일상적으로 대화하는 모습입니다.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글로 쓰면 다릅니다.

▶글로 쓸 때

화자 1이 말했다.
“내가 부탁한 일을 언제 해줄 거야!”

그러자 화자 2가 답했다.
“나는 그 일을 오늘까지 해줄 수 있어!”

그러면, 이쯤 여러분이 하게 될 질문은 “그래서 언제부터 글을 쓰는 거냐고?”

◇ 대답은 개인마다 다르다

빨리 글을 쓰는 사람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시작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성인이 돼서도 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빠르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그러나 ‘삼다’를 생각해 본다면, 빨리 글을 쓰기 시작하면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을 해야 합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글을 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고력의 향상은 미래 세대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입니다. 흔히 말하는 '창의력'이 화두에 오른지 꽤 됐습니다. 그래서 '독서'를 강조하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논술' 학원도 생겼습니다. 모두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둘째, 글쓰기 실력이 향상됩니다. 글을 자주 쓰면, 당연히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고, 능력의 향상은 개인의 삶에 도움을 줍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이후에 글쓰기 능력은 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경쟁력 있는 수단입니다. 아울러 본인의 능력을 일자리에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셋째, 원활한 의사소통의 방법입니다. 가족, 친구, 회사, 동아리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정확하게 의사소통하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화가 사라지는 가족이 많습니다. 아울러 소통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개인적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어서 쉽게 다가가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한 번 생각해봅시다. 언제 편지를 써봤는지? 그리고 받아 봤는지? 아니면, 누군가와 얼마나 깊은 대화를 해봤는지? 결국 글은 다른 사람과의 소통 방법이기도 하지만, '나'와 이야기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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