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데이(Braai day)를 아시나요?" - 9월 24일은 바비큐 파티의 날

무지개의 나라 남아공, 다양한 문화 통합하는 바비큐 파티 즐긴다

이연지 기자 | 기사입력 2018/09/23 [17:21]

"브라이데이(Braai day)를 아시나요?" - 9월 24일은 바비큐 파티의 날

무지개의 나라 남아공, 다양한 문화 통합하는 바비큐 파티 즐긴다

이연지 기자 | 입력 : 2018/09/23 [17:21]

민족 고유의 명절로 지키는 추석이 올해 9월 24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우리 말고도 지구촌 어딘가에는 9월 24일을 전통문화를 기념하는 날로 지키는 나라가 있는데요,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의 이야기입니다.

 

▲ 지난 9월 15일 서울 난지캠핑장에서 열린 브라이데이 바비큐 파티.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남아공인, 아프리카인 250여명이 즐거운 축제를 즐겼다. 이들은 매년 9월 중 하루를 택해 '브라이데이'를 기념하고 있다고 한다.     © 주한남아공대사관 제공

 

“11개의 언어, Braai는 하나”

무지개의 나라를 하나로 만드는 바비큐

 

남아공은 다양한 민족이 모여 하나의 나라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9월 24일로 정한 ‘헤리티지데이’는 이러한 남아공의 다양한 문화 유산을 서로 축하하고 기억하기 위한 날로, 남아공 국민들 사이에서는 ‘브라이데이(Braai Day)’로 더 잘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브라이(Braai)’는 바비큐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추석을 쇨 때 고향집에 돌아가 송편을 빚어 이웃과 나누는 풍습을 갖고 있는 것처럼 이들은 바비큐를 만들고 야외에서 파티를 열어 이웃과 마을이 함께하는 작은 축제의 날로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헤리티지데이’가 ‘브라이데이’로 널리 알려진 것은 흑인 최초로 주교가 된 뒤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데스몬드 투투(Desmond Tutu) 대주교가 이를 언급하면서부터입니다. 

그는 남아공의 다양성을 ‘무지개의 나라’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우리는 11개의 다른 공식 언어를 가지고 있지만, 영어든 아프리카어든 코사어든 '브라이'라는 단어는 하나”라며 브라이 포 헤리티지(Braai for Heritage)라는 개념을 처음 창안했다고 합니다. 

 

▲ 순수한 장작불로 훈연중인 통돼지 바비큐     ©여주대 차영기 교수 제공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유산이 새로운 국가의 힘이 될 것”

넬슨 만델라에 의해 1996년부터 공휴일로 지정

 

11개 공식언어를 살펴보면 아프리칸스어, 영어, 남-은데벨레어, 북-소토어, 남-소토어, 스와지어, 총가어, 츠와나어, 벤다어, 코사어, 줄루어 등으로 언어의 개수 이상으로 다양한 문화가 모여 있는 나라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민족이 모여 한 나라를 이루게 된 것을 잊지 말자는 취지가 ‘헤리티지데이’에 담겼습니다.

 

‘헤리티지데이’가 공식 공휴일이 된 것은 1996년입니다. 당시 남아공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가 재임하고 있었습니다. 만델라는 1994년 4월 27일 남아공 최초의 흑인 참여 자유총선거에 의해 구성된 다인종 의회에서 대통령에 선출됐는데, 당시의 의회는 무려 36개의 분파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만델라는 “우리의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유산이 새로운 국가를 세우는데 엄청난 힘이 될 것”이라며 ‘헤리티지데이’를 공휴일로 지정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다양한 분파만큼이나 다른 민족들이 모여 하나의 나라를 이룬 것을 축하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문화의 다양성을 구분 짓는 것이 아니라 공유함으로써 진정한 하나의 국가로 거듭나자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줄루족의 위대한 전사 ‘샤카’의 유산

줄루족 사이에서는 ‘샤카데이(Shaka Day)’라 부르기도

 

‘헤리티지데이’에는 또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샤카데이(Shaka Day)’로 샤카왕의 생일이 9월 24일임을 기념해 부르는 이름입니다. 샤카는 줄루 부족 왕의 이름인데요, 상당수가 줄루족으로 이루어진 이카타 자유정당(Inkatha Freedom Party, IFP)은 9월 24일을 샤카데이로 지정하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남아공 의회에서는 특정 부족만을 위한 날을 공휴일로 지정할 수 없다고 거절했었다고 해요.

 

위대한 전사라고 불리는 ‘샤카(Shaka; 1787~1828)’는 정복 전쟁을 통해 여러 민족을 하나로 통합한 줄루족의 왕입니다. 남아공의 시초이자 19세기 초 아프리카 최초의 통일 국가인 줄루 왕국을 건설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샤카왕은 엘랑게니(Elangeni) 족의 추장 센장가코나(Senzangakhona)와 인근 추장의 딸 난디(Nandi)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추장의 아들로 인정받지 못한 채 어린 시절을 보냅니다. 

 

▲ 샤카 왕의 모습     ©출처: 위키피디아(영문)

 

그러다 줄루 집단 중 음테트와(Mtetwa)족 추장이었던 딩기스와요(Dingiswayo)의 눈에 띄어 그의 심복으로 주변 부족들을 차례로 정복시켜 갔습니다. 딩기스와요는 은드완드웨(ndwandwe)라는 다른 집단에 의해 암살당합니다. 이후 등극한 샤카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 후 막강한 군대를 만들어 2년간의 전쟁 끝에 은드완드웨를 멸망시키고 줄루 왕국을 건설하게 됩니다. 후일 샤카왕은 암살로 세상을 떠나지만, 그의 정복활동은 줄루 왕국을 최고로 만들었고 위세 또한 엄청나 당시 세계 최강대국이었던 영국과 1879년부터 70년간 전쟁(줄루전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샤카왕의 가장 큰 업적으로는 여러 부족을 통합해 남아공의 시초가 된 줄루왕국을 세웠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에 ‘샤카데이’는 줄루족뿐만 아니라 남아공의 다른 여러 부족들이 하나의 나라를 이루게 된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확장되어고 오늘날 ‘헤리티지데이’라 부르는 기념일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자, ‘브라이데이(Braai day)’라 불리는 남아공 ‘헤리티지데이’와 겹쳐진 이번 추석은 바비큐 파티를 열어보면 어떨까요? 송편과 전 외에도 먼 나라의 이색메뉴를 즐기며 여러 부족의 통일을 축하하듯 온 가족이 하나가 되는 것도 의미 깊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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