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림화실' 민화작가 박태숙(3) “민화와 공예의 만남, 민화의 틀을 깨다”

김혜령 기자 | 기사입력 2019/01/02 [16:05]

[인터뷰] '우림화실' 민화작가 박태숙(3) “민화와 공예의 만남, 민화의 틀을 깨다”

김혜령 기자 | 입력 : 2019/01/02 [16:05]

민화, 다른 공예를 만나 새생명을 얻다.

 

민화작가로서의 궤도에 접어들 무렵, 박태숙 작가는 양말공예, 냅킨공예, 가죽공예 등 다양한 공예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공방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민화작가라는 타이틀이 있지만 새로운 영역에 대한 호기심은 끝이 없었다. 새로운 예술을 접하는 데에 재미를 붙여 하나씩 터득하다 보니 9가지 공예를 가르칠 수 있게 되었다.

 

박태숙 작가는 한지공예에 민화를 접목해 실생활에서 쓰일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박태숙 작가

 

지금도 새로운 공예의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우연히 접한 나비장 때문이다. 나비장은 대표적인 한지 공예인데, 민화가 들어간 나비장을 만난 것이다. “그림은 액자에만 담아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던 터였다.

 

박 작가의 공방에 가면 한지공예로 만든 접시에 모란이 그려진 민화가 덧붙여져 있다. 기존의 한지공예가 칼로 파는 장식을 한 것과 달리 화사함이 더해져 눈길을 끈다. 쟁반이나 뒤주는 물론 한지로 만든 등에 응용했다. 한지등에 불을 켜면 다채로운 색감이 온 방 안에 은은하게 퍼지는 매력적인 생활용품이다.

 

가죽공예에도 민화를 접목했다. 민화는 선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가죽의 태우는 기법으로  민화를 그리는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었다. 리본공예에도 민화를 접목시켰다. 민화가 다른 공예를 만나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모습에 또 다른 힘을 얻었다.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우림화실'

 

그녀가 추구하는 공방은 뭐든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장소다.


보통의 공방은 초급부터 고급까지 단계가 정해져 있고 한 가지 과목을 단계별로 경험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져있다. 박 작가의 공방은 열려있는 때면 언제든 와서 본인이 배우고 싶은 분야를 배워나가는 공간이다.

 

▲ 초등학생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박작가.     © 김혜령 기자


특히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는 박 작가의 공방은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배우고 싶어 하기에 창의와 체험교육의 소중한 장이다.  박작가는 아이들과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을 길러주는 수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을 대상으로 냅킨공예 수업을 하던 중 “네가 마음에 드는 냅킨을 골라서 붙여봐”라 말했는데, 아이에게서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마음에 드는 걸 고르는 게 더 힘들다”는 말이었다. 일방적인 커리큘럼으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모르고 헤매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부모가 정해주고 학교가 정해준 대로 생활해왔기 때문에 그 틀 밖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당황하는 아이들을 보며 느끼는 바가 많았다고 한다. 그 때문에 예시를 주고 따라하는 방식 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게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방식은 학생이 아닌 성인 수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 초등학교 교사를 상대로 민화연수를 하는 박태숙. 박 작가는 학생들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게 하며 자유로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박태숙 작가


민화 작가로서 박태숙 작가가  꿈꾸는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바로 민화의 본연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지난 1회에서 언급했듯, 민화란 ‘일반 시민이 그리는 그림’이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고 일상생활의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예술이다. 그러나 대부분 서양의 유화를 떠올리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데는 특별한 재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화는 어려운 예술이 아니다. 조금만 관심 가지면 그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 민화는 우리 고유의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에 문화적으로도 보존가치가 있다. 우리의 염원, 사회상을 담고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 사랑할 수 있는 그림이다. 그러나 까치와 호랑이가 그려진 호작도 이외의 많은 작품들이 소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어느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요청으로 초등학생들에게 2달간 민화 수업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고 한다. 아이들은 처음 접하는 그림이지만 낯설지 않고 재미있는 표현에 금방 친숙해졌다. 이렇게 민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이 그녀의 최종 목표이자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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