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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로 노래하는 제라진 어린이합창단 - 이애리 선생님

- 편집 없이 진행하는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인터뷰 - 노브레이크 인터뷰 7회
- 노브레이크 인터뷰는 [시사N라이프]가 시도하는 새로운 미디어 실험입니다

윤준식 기자 승인 2021.10.20 00:50 | 최종 수정 2021.10.21 09:47 의견 0
https://www.youtube.com/watch?v=ux-vdr8rJ_A&t=2s

◆ 시사N라이프 노브레이크 인터뷰. 이번엔 제주어로 노래하는 어린이합창단 <제라진 합창단> 이애리 선생님 찾아뵀습니다. 제라진 합창단이 창단된 지 8년 정도 됐나요?

☞이애리: 제가 제주에 온 지 8년 됐고, 합창단은 2015년도 9월에 창단해서 올해 이제 6주년을 맞이하는 상태입니다.

◆ 6주년이나 됐는데 저는 제라진 합창단을 최근에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진작에 알아뵀어야 하는데...

☞이애리: 지금부터 알아주시면 됩니다.

◆ 제라진 합창단... 제주 방언으로 합창한다... 요 정도만 알고 있는데요? '제라진'이라는 말의 의미가 궁금해요.

☞이애리: '제라진'이 제주말로 "최고다", "빼어나다", "제대로 한다" 이런 뜻을 가진 말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제라진'이라는 말이 외래어인 줄 알았어요. 근데 찾아보니까 너무 예쁜 제주 말이더라고요. 그래서 "제주어로 노래하는 어린이합창단을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에 제주의 예쁜 말을 찾다 '제라진'이라는 말을 붙이게됬어요.

◆ 제주어로 활동하는 어린이합창단을 구상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이애리: 구상하게 된 계기는 제가 8년전에 내려오면서 '제주어'라는... 언어라 해야하나요, 제주 방언이라고 해야겠죠?

◆ 방언이 맞죠. 워낙 독특하다보니 사람들이 '제주어'라고 표현하죠.

☞이애리: 제주어로 노래하는 <제라진 소년소녀 합창단>으로 이름을 붙였는데... 오일장 가보면 할머니들이 정겁게 쓰는 말이 틀리더라고요. 초등학교 특수반 음악수업을 나가는데... "아이들과 제주어로 노래하는 합창단을 만들어보면 재미있겠다", "아이들에게도 노래를 통해 로 제주어를 활용할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저희 합창단은 곡들은 거의 제주어로 된 시에 저희가 창작을 한 곡이에요. 기존에 있는 제주 민요들도 부르지만 예쁜 제주어로 된 시에 예쁘게 곡을 붙여 지금까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어린이합창단하면 제일 유명한게 선명회 어린이합창단이 있잖아요? 이게 EBS가 '교육방송'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이 있는데요. 어린이합창단을 결성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거 같아요

☞이애리: 제가 어릴 때도 선명회 합창단이 어린이합창단의 표본이었죠. 저도 부산 출신인데, 그 지역 어린이합창단도 닮아가려고 했던 합창단이었어요. 특별히 제주어로 부르다 보니 제주어는 제주 지역의 모국어잖아요? 우리가 알고 있는 표본이 되는 발성과는 틀려요. 우리 모국어가 낼수있는 소리, 아이들이 낼수있는 순수한 소리... 어떻게보면 '생소리'라 할 수 있는데, 생소리는 아닌 진성으로 할 수 있는, 무리하지 않게 그 나이에 제일 예쁘게 낼 수 있는 소리로 노래를 합니다. 그래서 선명회 합창단과 저희 합창단은 극과 극의 합창단이라 볼 수 있죠.

◆ 그 보통 사람들이 어린이합창단의 이미지로 새기고 있는 게, 선명회 합창단이라 말씀드린 건데...

☞이애리: 보통 부산시립, 서울시립, 부천시립 어린이합창단들 다 똑 같은 발성에 비슷비슷한 노래를 한다고 생각을 하시면, 저희는 완전히 다른 콘셉트로 보시면 되고, 언어도 그렇고 아이들도 연령대가 한참 어려요. 제일 어린 친구가 5살? 어릴 때부터 노래로 제주어를 알아가보자 그런 취지의 합창단입니다.

◆ 제주 방언을 사용해서 그런지 몰라도 결성되고 바로 매스컴에 노출이 됬잖아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애리: 좋은 점은 제주어를 알려서 좋구요. 아이들 입장에서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처럼 특별히 알려짐으로 인해 나쁜 건 없었던 거 같아요. 아이들이 활동하니까 예쁘게 봐 주시고, "제주 방언에도 관심 가져줘야겠다", "제주문화가 어떤지..." 그런 관심이 좀 더 컸던거 같아요.

◆ 유명세가 운영에 도움이 되셨나요?

☞이애리: 운영의 경우, 회비가 있어요. 선생님들 사례를 어머님들이 내시고요. 기타 공적인 성격은 출연비로 사용하는 것 정도... 제주도나 메세나 협회에 하고 싶은 연주나 공모사업으로 신청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합창단의 운영은 부모님들의 노력으로 이뤄지고있어요.

◆ 합창단이 있다는거만 알려지게 해준거지, 실질적인 공헌에는 매스컴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거죠?

☞이애리: 그래도 매스컴이 제주어로 활동하는 어린이합창단이 있다는 걸 알려주신거죠.

◆ 합창단이 알려진 뒤에 활동이 구체화 됐을 시기인 것 같은데요. 실제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계신 거 같아요.

☞이애리: 제주어로 노래를 하다보니 파고 들면 제주 문화가 보이고, 제주 역사가 보이고... 그래서 저희가 4.3도 노래하게 됐고, 제주신화도 "어? 설문대 할머니가 있네?", "바다에 가니까 해녀가 있네? 해녀 문화는 어떤 거지?", "각 지역에 가니까 일하시면서 부르는 노래가 있네?" 파고 들어서 제주 문화 전반적인 것들을 아이들이 노래로 다 알 수 있게끔 하는 기회들이 많아졌어요. 그게 저희 6년동안 활동인거 같아요. 처음에는 제주어로 노래해보자 해보자 했는데, 노래하다보니 우리가 노래해야 할 것들이 많았던 정말 소중한 6년이었던거 같습니다.

◆ 제주의 전통, 문화, 역사 콘텐츠가 노래에 실리고 합창단 활동자체가 제주의 문화 콘텐츠, 역사 콘텐츠들을 공부하고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보이는데, 공연활동은 어떻게 전개되는지요?

☞이애리: 섭외가 오면 되도록이면 제주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 가고 있습니다.

◆ 어린이들이기 때문에 먼 곳에 간다는 게 제약이 있을 거 같은데...

☞이애리: 먼 곳도 다녀왔죠. 일본 오사카, 도쿄도 다녀왔고... 내년에 세계민속페스티벌도 초청받은 상황인데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이 어리다고 못가는 곳은 없는 거 같아요. 일본 연주도 2년이나 다녀왔고요. 서울 연주, 청주, 순천 그렇게 지역마다 제주어를 알릴 수 있는 곳에는 다니고 있습니다.

◆ 그러고 보니 이애리 선생님이 어떤 분이신지 여쭤보지 않았어요.

☞이애리: 8년 전에 가족들과 제주도에 발령을 받아 오게 됐어요. 이제는 떠나고 싶지 않아서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하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 원래 음악활동을 하셨기 때문에 합창단을 결성을 하신 거 같은데요

☞이애리: 대학에서는 성악을 전공했어요. 부산예술고등학교에서 성악을 했고 경성대 교회음악과에서도 성악을 했고, 초등학교에서 음악, 예술지도를 했고... 창녕군이라고 ‘부곡 하와이’로 유명한 곳이있어요. 우포늪으로 유명한... 거기서도 군 여성합창단 지휘, 합창지도를 4년 하고 제주에 왔거든요. 제주에 와서 음악활동을 쉬어보나 했는데, 제주 처음왔을 때 제주의료원 모드라기 여성합창단이 있어요. 거기 지휘자로 와 달라 해서 한 2년 정도 하고, 그 합창단을 그만두면서 ‘제라진’을 창단하면서 어린이합창단을 시작했어요. 어린이합창단은 처음에 그냥 학교에서 아이들 가리키는 거만 해봤는데, 사립으로 어린이합창단을 시작한 건 처음인거죠.

◆ 어린이합창단을 시작할 용기는 어디서 나신건가요? 일종의 창업이잖아요?

☞이애리: 처음에 창단 단원 모집한다고 현수막을 제주 시내에 걸었어요. 제주어로 노래하니까 제주 아이들이 엄청 올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처음 창단멤버가 오디션 지원한 아이들 11명뿐이었는데요. 11명이라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아서 11명을 오전, 오후로 나눠 오디션하고 다 합격시켰어요.

◆ 숨겨진 비화군요?

☞이애리: 네, 비하인드스토리... 그렇게 시작을 했죠. 처음에는 진짜 착각했어요. 엄청 잘 될 거라고... 1~2년은 정말 힘들었어요. 연습실도 구해야 했고, 오시는 선생님들도 챙겨드려야 해서 11명의 교육비 가지고는 힘들었어요. 2년 후 아이들도 많이 모집됐고, 부모님들도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해서 괜찮아졌습니다.

◆ 굉장히 애로가 많으셨군요. 제주 방언으로 하는 문화 활동, 제주를 알리는 문화 콘텐츠인데 지방 자치단체라던가 예술단체에서 도와주는 건 없었나요?

☞이애리: 문화예술재단은 어린이 단체라서 신청에 제한이 되더라고요. 작게 예술감상 동호회 이런 것들 말고 신청을 할 수가 없어서 재단에도 받은 게 크게 없고요. 제주특별자치도에는 저희가 신청할 수 있는 사업이 있어요. 공모 신청해서 저희가 도비를 받아 일본 연주를 2년 동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 일본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이애리: 일본을 간 이유가 69주년, 70주년 4.3 위령제로 갔거든요? 일본사람들 반응보다는 제주에서 옛날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가셔서 돌아오지 못한 분들, 4.3을 피해서 가셨던 분들이 모인 곳에서 저희가 이제 위령의 노래를 부르고, 제주의 노래를 부르니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너무 많이 우시고... 아이들이 왔다고, 아이들이 간 적은 없었나 봐요. 아이들이 왔다고 반겨주시고... 그분들이 그 나이 때에 그쪽으로 가신 상황이거든요? 자기들의 모습을 보는 거 같다는 걸 저희가 느꼈고요. 되도록이면 그분들께 제주의 조그만 선물이라도... 작년 같은 경우 갈옷 천으로 만든 마스크를 일본으로 보내드리고 했거든요. 그 분들을 잊지 말아야 되겠다 생각을 많이 하고 돌아 왔어요.

◆ 이 밖에도 더 많은 예술 활동을 하실 거 같아요. 제라진 합창단 같은...

☞이애리: 예술활동이라기 보다는 아이들을 위한 합창단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떻게 미래의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을까? 또 그런 아이들이 있으면 좀 잘 키워 보자는 거에 의미를 가지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고요. 대한민국을 넘어서 세계로 갈수있게 그런 사업을 하려 합니다. 제주어에 대해 육지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데, 합창단 아이들이 잘 불러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갈 수 있게끔 그런 사업을 아이들과 함께 하려 해요. 제주의 예술 리더들은 아직은 육지에서 내려오신 분들이 하고 계신데, 나중에 시대가 지나면 성장한 아이들이, 누구보다 제주문화를 알고 성장한 아이들이기 그런 예술 리더로 많이 자라나기를 바라고 있어요.

◆ 제주가 문화예술인을 키워낼 수 있는 문화적 토양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시는 거 같아요.

☞이애리: 그럼요. 대한민국 최고라고 생각하거든요. 다 가졌어요. 물론 지금까지 활동하신 제주예술인들도 너무너무 빛나는 분들도 많고, 제주 정말 문화의 땅인 거 같아요.

◆ 듣자하니 소년소녀 인재들을 많이 발굴해서 소개하는 역할도 하신다고...

☞이애리: 2016년도인가 M뮤직의 위키드 준비하시는 PD가 저에게 "제주도의 노래 잘하는 아이들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제가 오연준 어린이를 추천했어요. 그때 연준이가 위키드 출연을 하게 됐고, 제주소년으로써 당당한 소년가수죠, 제주 대표하는 가수고... 내가 할일이 이런 것들이구나 잘하는 아이들을 제가 키울 수도 있고, 어디 가서 “쟤 너무 보물이야”하는 추천을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희가 KBS에서 제주어 지킴이 합창단으로서 ‘조선 팝 어게인’이라는 설 특집 프로그램에 참여했거든요. 그런 것들이 제가 아이들과 할 수 있는 것들인 거 같아요.

◆ 앞전에 도르트문트 공연도 말씀하셨는데, 좀 소개해주세요.

☞이애리: 2022년도 도르트문트 세계민속페스티발에 초청되었고, 사실은 올해에 도르트문트에 있는 어린이합창단을 제주에 초청을 해서 같이 조인해서 연주를 계획했는데 코로나 상황 때문에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제주어 제라진TV도 4월부터 개국했거든요. 제주어를 노래로 알리고, 노래보다는 예쁜 캘리로 제주어를 알리는 사업부터 시작하고요. 그 다음에 이제 제주 오시면 보셨나 모르겠어요. 제일 큰 건물 모르시죠? 드림타워라고 롯데관광개발에서 중국자본해서 같이 만든 제주드림타워인데 저희가 3년 동안 롯데관광개발과 MOU가 됐어요. 제주지역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사회공헌사업, 제주어로 할 수 있는 사회공헌사업을 무엇을 할까? 도민들도 좋고 제라진도 좋고 제주어를 크게 홍보할 수 있는 그런 사업을 할까 고민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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