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선(関船·세키부네)은 대형선인 안택선(安宅船·아다케부네)과 소형 소조선(小早船·고바야부네) 사이 크기의 중형 함선(中型艦船)으로 안택선과 함께 전국시대 수군 함대에서 활약했던 군선(軍船)입니다.
안택선보다 공격력과 방어력은 열악하지만, 회전력과 속도가 좋아 기동력이 우수한 함선으로, 관선의 크기는 노 30개를 거는 것에서부터 노 100개를 거는 것까지 다양하여 그중에서도 40~50개를 거는 중형선이 가장 많이 건조됐습니다.
상부 구조나 의장(艤裝)은 안택선의 제도에 따랐으나 누각과 쇠붙이를 두르는 장갑(裝甲) 등은 일반적으로 작게 만들었으며, 노 80개를 거는 관선 이하에는 누각이 없었습니다.
노 40~50개를 거는 중형 관선은 방패판(防牌板)이 이물의 전면에만 설치되어 있고, 측면은 장막(帳幕)으로 대신하였기 때문에 막장선(幕張船) 이라고도 불리었습니다. 그 외 측면의 방패판에 대나무를 사용한 것도 있기에 제가 그린 관선(세키부네) 그림도 대나무 방패판으로 묘사하였습니다.
관선은 수군 함대에서 안택선을 보좌하며, 쾌속성(快速性)을 이용하여 순양함(巡洋艦)의 역할을 하는 존재였습니다. 빠르다는 의미로 조선(早船) 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습니다.
대형 관선에는 소노(小櫓)가 76개가 걸려 있으며, 대노(大櫓)는 48개가 걸려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선체 구조는 밑판·중판·상판으로 구성된 3층 식 이거나 밑판과 중판을 하나로 한 2층 식의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관선의 대체적인 크기는 길이 기준 36~69.5척(尺) 정도로 현대 단위로 환산하면 약 11m~21m의 크기입니다. 속도를 빠르게 하려고 앞으로 길게 뻗어 있는 선수재가 특징으로, 임진왜란 당시의 왜선(倭船)들은 대개 조선의 전선(戰船)보다 크기가 작기에 해전에서 참패한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임진왜란 기간에 관선(세키부네)의 규모가 커져서 조선 조정에서 걱정하는 기록이 실록에 남아있습니다.
또한 관선은 바다의 관문인 해협을 지키는 배라는 뜻으로, 지방 영주 또는 해적들이 어선이나 상선에게서 통과세를 받거나 노략질하던 속도가 빠른 배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두꺼운 나무 기둥 및 판재로 측면이 단단히 방어되는 판옥선(板屋船)과 달리 일본의 군선은 측면이 반드시 목재로 방어되는 것은 아니어서 대나무 한 겹으로 측면을 가리거나 심지어는 천막으로 둘러쳐져 있는 예도 많았습니다.
소조선(小早船·고바야부네)은 보통 14~30개의 노를 거는 선박으로, 소형 관선(세키부네)으로 불리는 군선 중 제일 작은 크기의 배입니다.
40개의 노를 건 소조선과 10개의 노를 건 소조선이 있을 정도로 소조선도 안택선, 관선과 마찬가지로 지역마다 배의 구조와 크기가 달랐습니다.
또한 무기 창고를 가지고 있지 않고, 낮은 울타리를 가지고 있어 방어력이 약하기에 기동력을 살려 척후와 연락선 등의 용도로 사용되었으나 전투에 참여한 기록도 많이 나오는 군선입니다.
이로써 임진왜란의 전투선 연재를 모두 마칩니다.
연재를 보아주신 모든 독자분께 감사함을 전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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