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국시대 때에 개발된 대형 군선으로, 임진왜란 당시 일본 수군의 기함입니다.
조선의 판옥선과 마찬가지로 일본판 해상의 성(海上之城)이라 불리며 거대한 크기와 위용을 자랑하였고, 안택선(安宅船·아다케부네)이란 집이 달린 배라는 뜻입니다.
안택선도 다른 일본 배들과 같이 공식 규격은 없는 배로 지역이나 다이묘의 규모에 따라 크기와 구조가 상이했습니다. 이에 안택선에는 여러 크기가 있었는데, 가장 작은 것은 500석, 일반적으로는 1,000석~2,000석을 적재할 수 있는 크기였으며, 2,000석 이상을 적재하는 초대형선도 있었습니다.
보통 안택선의 무게는 75~150t가량에 전투원에 노군(櫓軍)을 합쳐 180여 명이 승선하며, 기록에 따라 50~200여 명의 노군과 수십 명의 전투원을 승선시켜 화포, 화약, 조총, 창, 칼등의 각종 병장기와 군량, 식수 등을 실어야 했으므로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노(櫓)의 수는 소형 안택선은 양쪽 50개씩, 대형 안택선은 160개씩이었습니다.
안택선은 보통 3층 또는 4층 구조로 이루어집니다.
이물, 즉 선수(船首)는 견고하며 1층의 하체, 2층 갑판은 노군(努軍)들이 있고, 3층 상갑판은 전투원들의 공간으로, 4층 최상 갑판엔 전투원들의 공간과 지휘소인 누각(樓閣)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택선은 만든 곳에 따라 2·3층을 노군들의 공간으로, 4층은 전투원들과 누각이 있을 수 있으며, 또 다른 구조로 노군들의 2층, 전투원과 누각이 있는 3층 구조로 만들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일본 배들은 주로 삼나무를 기반으로 만들지만, 방패판은 박달나무나 가시나무로 판자를 만들었는데 여기에 활과 조총을 쏠 수 있는 구멍을 뚫었습니다.
보통 방패판의 두께는 2치(6cm)~3치(9cm) 정도로 방패판은 조립할 수 있으며, 일부는 밖으로 눕힐 수 있게 되어 있어 적선과 가깝게 붙어서 접전을 할 때 사다리로 이용하기 위해서 고안한 것입니다.
선수의 정면 방향으로는 대포를 장착할 수가 있었으며, 상자 모양의 상장판옥(上粧板屋)이 있으므로 상갑판의 너비가 넓습니다. 이처럼 정면이 넓었으므로 대포를 설치할 공간은 충분하였습니다.
배 밑은 석회로 물막이를 하여 견고하며 저판을 2중 판으로 만들었고, 물을 막아주는 격벽(隔璧)이 몇 군데에 있어 선체 일부가 파손되어 침수가 발생하였을 때도 다른 선창(船倉)은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임진왜란 당시의 안택선은 여러 다이묘에 의하여 건조되었으며, 그중에서도 중·소형 급의 안택선이 많이 건조되었습니다. 그러나 대체로 건조 수가 생각만큼 많지는 않았고, 대형급의 안택선은 그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건조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에도시대(江戶時代)에 그려진 그림이지만, 임진왜란 당시 부산 상륙 함대의 구성을 담은 일본 그림 한 점이 남아있습니다. 그림을 보면 안택선을 기함(旗艦)으로 하여 관선(關船·세키부네), 작은 관선인 소조선(小早船·고바야부네)을 편입하여 함대를 편성, 이 함대에 병마와 군량을 운송하는 수송 선단이 함께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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