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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고현학] 시계의 고현학

방랑식객 진지한 승인 2023.12.29 04:02 의견 0

고현학(考現學)이란 '현대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 유행의 변천을 조직적,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현대의 참된 모습을 규명하려는 학문'을 의미합니다. 일상의 고현학은 일상생활 속에 벌어지는 사안 하나를 주제로, 언제 어디서 시작되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펼쳐보는 이색코너입니다. 인터넷 검색 정보를 중심으로 정리해 넓고 얇은 지식의 층위를 높여가 보자구요!

한 해를 마감하며 새삼 시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이번 회는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에 대한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출처: 픽사베이)


1. 최초의 시계는?

인류 최초의 시계는 해시계로, 최초 문명의 발생지인 이집트에서 사용되었고, 무려 18세기까지 해시계가 지속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해시계는 날씨가 좋지 않거나 야간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죠? 그래서 발명된 것이 물시계입니다.

물시계는 BC 1400년 경 이집트에서 창안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후 일정한 용기에 모래를 넣은 후 모래가 떨어지는 시간에 따라 시각을 알 수 있는 모래시계도 나와 AD 1300년대까지 사용되었고, 물질이 불에 타는 시간이 일정하다는 점에 착안해 불시계와 램프시계가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2. 갈릴레오 덕분에 등장한 현대적인 시계

갈릴레오는 무수한 관찰을 통해 무게를 가진 추의 왕복운동이 항상 일정한 주기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후 갈릴레오의 연구를 네덜란드의 과학자 하위헌스가 공학적으로 구현해, 역사상 최초의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시계인 진자시계를 개발합니다.

산업혁명 이유 사람들은 더 정확한 시계를 필요로 하게 되었고, 그러던 중 찾게 된 소재가 수정이었습니다. 수정에 전기 에너지를 가하면 1초에 약 32,768번 흔들리는데 이것을 1초로 기준으로 작동하는 시계가 바로 수정시계(쿼츠; quartz)입니다.

3. 최초의 손목시계는?

1904년 루이 까르띠에는 자신의 절친인 비행사 산토스를 위해 비행중에도 조종간에서 손을 떼지 않고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시계를 제작했습니다. 회중시계는 시간을 볼 때마다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야 해서 비행 중 시간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최초의 손목시계입니다.

친구의 이름을 본따 ‘산토스’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바로 그 시계가 최초의 현대적 손목시계로 알려진 까르띠에 산토스 모델로 네모난 케이스와 가죽 스트랩을 장착하고 있었습니다.

이보다 앞서 1812년, 브레게는 나폴리 여와의 주문을 받아 특별한 시계를 제작하는데, 이것이 ‘브레게2639’라는 시계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실물이 없고 자료만 남아있어서 공식적으로 최초의 손목시계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최초의 손목시계는 1868년 파텍필립인데, 이건 손목시계라 해야 할 지 팔찌에 시계 기능이 달린 액세서리로 봐야 할 것인지 명확한 판단이 어려워 최초에 대한 이견이 분분합니다.

4. 시침과 분침은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지금처럼 눈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시계바늘은 1344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다만 초기의 시계바늘은 시침뿐이었습니다. 앞서도 갈릴레오 이야기에서 등장했던 네덜란드의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인 크리스티안 하위헌스가 1675년 시계의 정밀도를 높이는 탈진기를 발명한 후부터 분까지 표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분침의 등장은 조금 더 후의 일인데요. 분침은 1680년경 영국의 시계제작자 대니얼 퀘어가 최초로 선보였고, 18세기 초반부터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초침도 시계의 중앙에서 원을 그리며 도는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별도의 창에서 초를 표시하는 스몰 세컨즈 형태로 사용되다가 20세기 초에 와서야 중앙 초침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초창기 시계는 덮개가 없이 시계바늘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시계바늘을 직접 돌리는 방식으로 시간을 조정했습니다. 그래서 파손을 대비해 시계바늘을 매우 강하고 견고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5. 스위스 시계가 유명한 이유?

프랑스에 거주하던 위그노(신교) 교도들이 16세기 종교박해를 피해 다른 나라로 대거 이주했는데요. 신교의 창시자 칼뱅파의 핵심거점인 스위스 제네바를 도피처로 삼게됐습니다. 그런데 마침 이들의 직업이 시계공이었습니다. 당시 제네바는 보석·금세공 기술이 발달해 있어 시계와 보석·금세공 기술이 만나 한 차원 높은 시계산업이 꽃피게 된 거죠.

6. 시간의 기준이 되는 시계가 있다는데?

현재 각 나라의 표준 시간은 국제적으로 채택된 협정세계시(UTC, Coordinated Universal Time)를 따릅니다.

흔히 알고 있는 그리니치 평균시(GMT; Greenwich Mean Time)는 영국 런던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점으로 하는 국제 표준시입니다. 그러나 GMT는 조금씩 늦어지는 지구 자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협정세계시를 재정하게 되었습니다.

협정 세계시(UTC)는 1972년부터 사용된 국제 표준시입니다. UTC는 원자 시계를 사용하여 정확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평균 일일 1초 이하의 오차를 보일 정도로 정확합니다. 원자 시계는 원자핵 내부의 전자가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을 이용하여 시간을 측정하기 때문에 매우 정확하고 안정적입니다.

이것은 세계 각지의 시간대와 시계를 동기화하기 위해 사용되는데, 인터넷 서비스나 휴대폰에서 표시되는 시간은 모두 월드 타임 서버에서 제공되는 UTC를 기준으로 합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일관된 시간 표준을 유지하고, 시간에 관련된 국제적인 협정과 일정을 조율할 수 있습니다

7. 우리나라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

시계는 시계추 같은 부품들이나 온도, 압력, 중력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오차가 발생합니다. 이런 오차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세슘 원자시계로 ‘세슘133원자’의 진동수를 이용해 시간을 측정합니다.

우리나라의 세슘 원자시계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있는 ‘KRISS-1’입니다. 이것은 기존 세슘 원자시계보다 10배 이상 향상된 정확도를 자랑합니다. 그런데 세슘 원자시계보다 더 정확한 시계가 있습니다. 2014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한 ‘이터븀(Yttterbium, Yb) 원자 광격자시계’인데요. 이는 상용 세슘 원자시계보다 30배 더 정확해 차세대 표준시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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