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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고현학] 산의 고현학

방랑식객 진지한 승인 2024.06.04 17:28 의견 0

고현학(考現學)이란 '현대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 유행의 변천을 조직적,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현대의 참된 모습을 규명하려는 학문'을 의미합니다. [일상의 고현학]은 일상생활 속에 벌어지는 사안 하나를 주제로, 언제 어디서 시작되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펼쳐보는 이색코너입니다. 인터넷 검색 정보를 중심으로 정리한 넓고 얇은 내용이지만, 일상을 충실히 살아갈 수 있는 지식의 층위를 높여가 보자구요!


조금 덥긴 하지만 봄날을 만끽하기 위해 산에 다녀오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진행자 두 분은 등산 좋아하시나요? 저는 등산을 하지 않다 보니 가끔은 사람들이 왜 산을 즐기는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의 고현학입니다.

1. 대체 산이란 뭘까?

산은 평야와 대비되는 개념인데요. 엄밀히 말하면 산은 구릉이나 재와 같은 언덕을 제외한 정상부가 있는 돌출 지형을 지칭합니다. 넓은 지역에 걸쳐서 산이 모여있는 지형을 산지라고 부르며, 산이 연속으로 있는 경우를 산맥이라고 합니다. 산지가 대지의 형상일 때에는 고원이라고 부릅니다.

2. 우리나라 국토의 2/3가 산이라 하는데, 정확히 얼마 만큼일까?

이게 기준에 따라 다릅니다. 산림청은 63%, 학자들은 72.1%, 국제기준인 카포스에 따르면 42%라고 말합니다. 이유는 산에 대한 개념 정의에 따라 산지 면적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산림청은 산림청은 산지관리법을 기준으로 산을 정의하고 있는데요. 산지관리법 제2조에는 산지를 ‘입목이 생육하는 토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산보다 숲의 개념에 가깝습니다. 나무가 집단적으로 서식하는 땅이라는 개념이죠.

전 세계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카포스(Kapos) 기준을 적용하면 한반도의 산지면적은 약 42%, 남한의 산지는 31%에 불과합니다. 카포스는 고도에 따른 땅의 기복량과 경사를 기준으로 산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카포스에 따르면 한반도 전체의 고도별 분포는 2,000m 이상이 전 국토의 0.4%, 1,500~2,000m가 4%, 1,000~1,500m가 10%, 500~1,000m는 40%, 200~ 500m의 저산지는 전 국토의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산의 평균고도는 482m인데, 아시아의 평균고도 960m에 비하면 매우 낮은 저산지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3.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산?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산은 설악산입니다. 산림청이 2022년 19~79세 남녀 1,800명을 대상으로 ‘등산, 숲길체험 관련 실태 및 의식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 조사에서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산은 설악산으로 나타났습니다. 설악산이 27.6%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지리산이 14%, 북한산 13.3%, 한라산 12.7%, 대장산 5.5%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성인 남녀의 78.3%가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등산이나 숲길체험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조사를 근거로 삼림청은 3229만 명의 국민이 등산이나 숲길체험을 즐기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또 최근 등반한 산의 종류는 56.2%가 집 주변에 있는 500m이하 야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 산이 가장 많은 지역은 강원도?

산림청에서는 지난 2007년 12월 4,440개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산림청에서 발표한 4,440개를 기준으로 하면 산이 가장 많은 곳은 경상북도입니다. 경상북도가 689개로 1위였고 2위는 635개의 경상남도입니다. 3위는 568개의 산이 있는 전라남도였으며 강원도는 517개로 4위를 차지하였습니다. 하지만 강원도는 총 면적대비 산림면적 비율이 82.5%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런데 2012년 국토지리정보원에서는 전국의 산이 7,391개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고시가 된 산 및 과거 지형도로부터 명칭이 부여된 산”을 기준으로 했다고 합니다. 산림청과는 다른 기준인 거죠. 우리나라 지형은 산맥과 산줄기라는 복잡한 산지분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준을 명확히 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해야 할 거 같아요.

4. 가장 높은 산은?

우선 남한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제주도에 있는 한라산입니다. 높이는 1943.3m이고 백록담이 최고봉입니다. 백록담(白鹿潭)은 흰 사슴이 물을 마시는 연못이라는 뜻으로, 여름철에 가면 정상에 물이 없는 경우가 많고 날씨가 좋은 날은 보기가 힘들어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2위는 지리산인데요, 높이는 1915.4m입니다. 한라산이 제주도에 있어서 지리산이 남한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천왕봉이 최고봉이며 이 외에도 중봉, 제석봉, 반야봉, 노고단 등 많은 고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전북 남원, 경남 산청, 하동, 구례, 함양에 걸쳐있습니다.

3위는 설악산입니다. 강원도 속초시, 인제군, 고성군, 양양군에 걸쳐있는 백두대간에 있는 명산입니다. 높이는 1708.1m이구요, 대청봉이 최고봉입니다. 신성하고 숭고한 산이라는 뜻에서 설산(雪山), 설봉산(雪峯山) 등으로 불렸습니다.

4위는 덕유산입니다. 높이는 1614.2m이고 향적봉이 최고봉입니다.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母山)이라 하여 덕유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전북 장수, 무주, 경남 거창, 함양에 걸쳐있습니다. 마지막으로 5위는 강원도 평창, 홍천에 걸쳐있는 계방산입니다. 높이는 1579.1m입니다.

남북한을 합쳐 이야기한다면, 당연히 백두산이죠. 백두산 장군봉은 2744m나 되고요, 다음으로 함경북도 무산의 관모봉이 2541m으로 2위, 함경남도 풍산의 북수백산이 2522m, 차일봉이 2506m, 함경남도 장진의 두운봉이 2487m로 5위입니다. 함경북도, 함경남도 강원도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있어 이 지역의 산은 모두 높습니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이 남북한 합쳐서 59위에 불과하니 얼마나 높은 산이 많은지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산은?

국내에서 가장 낮은 산은 경북 울진에 있는 굴미봉입니다. 굴미봉의 높이는 2.9m에 불과합니다. 언덕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낮지만 소나무 숲이 빼곡이 자리 잡은 산입니다. 굴미봉은 바로 옆에 관동팔경 중 하나인 월송정이 있을 정도로 주변 경관이 빼어납니다.

2.9m면 세계에서 가장 낮을 것 같기도 한데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산은 중국 산둥성에 있는 정산으로 높이가 해발 60cm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산에 대한 정의는 나라마다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점. 낮은 산은 넓고 얇은 지식을 쌓는 재미로 참고하셔도 될 듯 합니다.

6. 가장 등산하기 힘든 산은?

우리나라 산 중에서 등산하기 가장 어려운 산은 바로 설악산입니다. 해발 1708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국립공원 공단에서 제일 힘든 산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설악산 코스 중에서도 명실상부 압도적으로 난이도 높은 1위로 뽑힌 코스는 공룡능선코스입니다. 소공원에서 비선대, 미등령, 공룡능선, 대청봉, 오색을 지나는 코스로 약 22.1km의 코스인데 왠만한 숙련자가 아니면 가지 말라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우리나라 등산 난이도가 높은 코스 중 무려 5개가 설악산에 있다고 하니 설악산 등정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어떤 코스를 선택하더라도 단단히 준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7. 가장 많은 산 이름?

산 이름중에 가장 흔하게 많이 쓰는 산 이름은 “봉화산”으로 전국에 47개나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대부분 봉화를 피우던 봉화대가 있던 곳으로 부르기 쉬운 이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봉화산 외에도 국사봉이 43개, 옥녀봉이 39개, 매봉산이 32개, 남산이 31개로 뒤를 이었습니다.

8. 우리 나라 사람들의 산사랑, 이유가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산사랑을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근거가 있습니다. 학창 시절 교가를 기억하시나요? 교가 1절에는 꼭 산 이름이 들어갑니다. 산이 우리의 정신 문화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여기에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고조선 건국과 관련한 단군 신화를 비롯해 고대 국가의 건국 신화의 배경에는 산이 등장합니다. 하늘과 맞닿은 산이 신성함을 갖고 있다고 여겼고, 국가의 시조를 비롯한 민족의 기원이 산에서 비롯되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신 환인의 아들 환웅이 3천의 무리를 데리고 태백산 꼭대기에 내려와 웅녀와 혼인해 태어난 아이가 고조선의 시조 단군 할아버지입니다. 참고로 여기 등장하는 태백산은 강원도에 있는 태백산은 아닙니다. 크고 하얀 산이라는 뜻으로 신성한 산을 뜻하는데, 어딘지는 모르나 의미가 비슷해 백두산으로 추측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신라 박혁거세 신화도 여섯 마을의 촌장이 왕을 추대하고자 알천 언덕(산)에 모였다가 하늘에서 내려온 자줏빛 알을 발견하며 시작합니다. 금관가야의 시조 김수로왕 신화도 산이 등장합니다. 백성들이 구지봉에 모여 노래와 춤을 추자 하늘에서 보라색줄이 매달린 황금상자가 내려왔고, 이 안에 6개의 황금알이 있었는데 이 알에서 깨어난 인물들이 6가야의 왕이 되었는데, 가장 먼저 태어난 왕이 김수로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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