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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의 무비파크] 언브로큰 (Unbroken, 2014)

다큐PD 김재훈 승인 2019.11.30 16:21 의견 0
영화 <언브로큰> 스틸컷

살이있는 전설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는 주로 예술분야에 있는 이들이 많지만, 삶 자체가 감동을 주는 사람들에게도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표현을 쓰곤한다. 

이 영화는 기적과도 같은 삶을 살아온 루이스 잠페리니의 실화를 다룬 로라 힐렌브렌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로 우리에게 배우로 친숙한 안젤리나 졸리의 첫번째 정극 영화이다.

미국인들에게 절대로 포기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심어주었던 잠페리니가 이 영화의 개봉을 끝내 보지 못하고 숨을 거두어 더욱 안타까웠던 영화지만, 영화가 만들어지고 개봉하는 시기에 일본이 보여줬던 반응때문에 오히려 홍보에 도움을 얻게된 아이러니가 생겼던 영화이기도 하다. 당시 일본에서 감독이었던 안젤리나 졸리를 향한 비난과 심지어 한국이 그녀를 조종해서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너무도 황당한 이야기들은 실소를 자아냈다.

영화 <언브로큰> 스틸컷

◇어떤 순간이 오더라도 포기하지 마라

루이스 잠페리니가 겪었던 믿을 수 없는 경험들은 보는 내내 안타까움에 입술을 깨물게 된다. 말썽꾸러기였던 어린시절을 지나 육상선수가 되어 베를린 올림픽에 최연소 국가대표로 출전을 해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공군 폭격수로 입대를 하게되고, 작전도중 추락한 비행기에서 살아남아 47일간의 극한 표류를 해서 살아남지만, 그를 구한것은 운나쁘게도 일본경비함. 포로수용소에 갇힌 그는 인간이 견딜 수 없을 정도의 학대를 당하지만 끝내 포기하지 않고 생존하여 미국으로 돌아갔다는 원작의 이야기가 영화속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때문에 각본이 들어갈 틈이 상대적으로 적기도 했겠지만, 주인공의 일생이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울만큼 역경에 또 역경이었기 때문에 이를 얼마만큼 생생하게 재연할 수 있는가가 영화를 보는 포인트였다.

영화 <언브로큰> 스틸컷

◇알려지지 않은 일본의 포로 학대, 그 어두움을 끄집어내다.

이 영화에 대해서 일본이 극렬하게 반응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의 관객들에게 일본이 자국의 국민에게 저질렀던 만행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 너무도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독일의 만행은 많이 알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일본의 만행은 요즘 미국인들에게는 너무도 생소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원작의 내용에 비해서 엄청나게 많이 순화되어 있긴 하지만, 만행의 정도가 너무 심했기때문에 아무리 순화를 했다고 해도 충격적이지 않을 수는 없었다.

잠페리니의 두가지 역경이 등장하지만, 임팩트가 더욱 큰 부분은 아무래도 잠페리니에게 집착해서 모진 학대를 가하는 "새"라는 별명의 와타나베 마츠히로와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이었던 잭 오코넬의 혼신을 다한 연기도 일품이었지만 원작에서는 남자답게 생긴 천상군인의 외모였던 새가 영화속에서 미소년의 얼굴을 가지고 등장을 하니, 더욱 사이코패스 스러워서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실제로 미야비가 재일교포라서 일부러 일본을 엿먹이려고 영화에 출연했다는 괴소문이 나돌정도로 원작의 캐릭터 자체가 잔인하기도 했지만, 그의 연기가 훌륭했다는 반증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안젤리나 졸리, 문제의식을 가진 훌륭한 감독이 되다.

이 영화는 감독으로서의 안젤리나 졸리가 얼마나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기도 하다. 구호활동에 누구보다도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가 이 영화를 감독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기까지 하다. 그녀의 유명세와 숨어있는 진실을 탐구하려는 노력이 맞물려서 큰 시너지를 내고 있는데 연출력까지 훌륭하다는 것은 앞으로 감독으로서의 그녀가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참고로 일본에 포로로 잡히면 학대로 인해서 10명중 3명이 사망했을 정도라고 하지만, 실제로 포로등재를 하지않고 처형당한 포로들이 부지기수라니, 잠페리니가 살아남아 귀환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인간승리라 할 수 있다.

그를 그토록 괴롭혔던 "새"를 종교의 힘으로 용서하고 수많은 이들에게 포기하면 안된다는 교훈적인 삶을 사셨던 루이스 잠페리니의 명복을 빈다.

다만 끝내 인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았던 그(새)가 보였던 행동은 지금의 일본의 모습과도 똑같으니, 이것은 일본 우익들의 천성이라고 생각해야하는 것은 아닐까한다.

언브로큰 (Unbroken, 2014)
감독 : 안젤리나 졸리
출연 : 잭 오코넬, 미야비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