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식에 이어 김강률 그리고 심창민까지 LG의 스토브리그 방향성은 불펜 강화다. 올 시즌 불펜 붕괴 현상을 보였던 LG로서는 불가피한 일이기도 하다.
LG는 올 시즌 부상과 입대 등으로 불펜진 운영에 어려움이 컸다. 마무리 투수였던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팀을 떠났고 불펜진에서 큰 역할을 했던 이정용도 입대했다.
◆불펜 고민이 컸던 LG
FA 좌완 함덕주도 부상으로 등판에 제한이 생겼다. 이 밖에 시즌 전 구상이 크게 흔들린 LG의 불펜진이었다. 이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LG를 좌절시키는 요인이 됐다. 특정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컸다. 이는 시즌 막바지 마운드 운영의 어려움을 크게 했다.
LG는 헐거워진 불펜진에 선발 마운드 역시 외국인 투수들의 역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LG는 외국인 원투펀치에 최원태, 임찬규, 손주영까지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완비했다. 하지만 엔즈와 켈리 두 외국인 투수가 불안하면서 초반부터 교체를 고려해야 했다.
최원태와 임찬규도 시즌 중 아쉬움이 있었다. 손주영이 크게 발전한 모습을 보이면서 선발 투수진을 일정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펜진 문제는 해결할 수 없었다. 결국, LG는 시즌 막바지 교체 외국인 투수 에르난데스를 불펜으로 기용했고 포스트시즌에도 그를 불펜으로 기용해 불펜의 헐거움을 메웠다.
이는 역설적으로 선발 마운드를 약화시키고 포스트시즌에서 LG가 목표로 했던 한국시리즈 진출을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
◆윈나우 위한 불펜 보강
LG는 여전히 우승을 기대하는 윈나우 팀이다. 내년 시즌을 위해 전력을 보강해야 하고 올 시즌 가장 문제가 됐던 불펜 보강이 필요했다.
LG는 우선 외국인 투수로 메이저리그 출신 치리노스를 영입해 원투펀치를 강화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놀라운 활약을 했던 에르난데스가 그 퍼포먼스를 지속해 준다면 LG는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이 가능하다. 여기에 임찬규와 손주영이라는 확실한 국내 선발 투수가 있다.
다만,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담당했던 최원태의 FA 이적은 전력 손실이다. LG는 그럼에도 최원태의 잔류에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샐러리캡 한도가 가장 큰 문제였지만, 최원태의 활약이 기대에 못 미친 탓도 있었다.
최원태는 FA 최대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LG는 그와의 계약에 미온적이었다. 대신 LG는 그들의 예산 내에서 불펜진 강화에 주력했다.
◆장현식, 김강률, 심창민
KIA의 필승 불펜 장현식을 4년간 52억원에 FA 계약했다. 이를 통해 LG는 필승 불펜진을 강화했다. 투수 유망주 강효종을 보상 선수로 내줬지만, 당장의 불펜 보강이 시급했다.
이어 LG는 두산의 FA 불펜 김강률을 추가 영입했다. 최대 4년간 14억 원이었다. 김강률은 보상 선수가 없는 C 등급 선수라는 장점이 있지만, 많은 나이와 기복이 있는 투구로 FA 시장에서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LG는 올 시즌 팀 마무리 투수였던 유영찬의 부상 수술이라는 돌발 변수 속에 외부 영입이 불가피했다. LG는 샐러리캡 압박에도 또 한 번 지갑을 열었다.
이에 더해 삼성, NC를 거친 후 방출된 베테랑 사이드암 심창민과도 계약을 했다. 심창민은 최근 침체기에 있었지만, 아직 전성기를 지난 나이가 아니고 넓은 잠실 홈구장이라면 반등의 여지가 있다. LG는 하나의 복권을 긁는 심정으로 심창민을 영입했다.
2023 시즌 통합 우승 당시 LG는 투·타의 균형이 완벽한 팀이었다. 마운드 역시 선발은 물론이고 불펜진도 질적으로 양적으로 매우 강했다. 하지만 2024 시즌 LG는 우승 후 이런저런 이유로 마운드 누수가 있었고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우승 후유증이기도 했다.
LG는 마운드 보강을 불펜 중심으로 했다. 손주영이라는 확실한 선발 카드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최원태를 떠나보낸 건 아쉽지만, 그가 A등급 FA인 만큼, 보상 선수로 마운드를 보강할 여지도 있다.
◆LG의 선택 결과는?
LG는 샐러리캡 한도에서 가장 전략적인 접근을 했다. 그렇게 영입된 베테랑 장현식, 김강률, 심창민은 내년 시즌 LG 불펜에서 중용될 자원이다. 장현식은 당장 새로운 마무리 역할을 해야 하고 김강률은 김진성과 함께 필승 불펜진을 책임져야 한다.
심창민은 아직 활약이 미지수지만, 프로야구 선수 커리어를 더 이어가기 위해 부활이 절실하다. LG는 나름 최선의 선택을 했다. 이 선택의 결과는 내년 시즌 LG의 성적과 연결된다.
새롭게 LG에 합류한 불펜 투수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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