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시즌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롯데는 스토브리그 기간 정철원 트레이드로 불펜진을 보강했다. 롯데는 김원중과 구승민 두 FA 불펜 투수를 잔류시키며 전력 누수를 막았다. 하지만 롯데는 여전히 마운드에 허전함이 있다. 특히, 선발 마운드는 아직 미지수다.
우선, 외국인 투수들이 확정되지 않았다.
◆확정되지 않은 외국인 원투펀치
롯데는 반즈와 윌커슨이라는 확실한 원투 펀치가 있지만, 이들과의 재계약이 불투명하다. 이들은 성적은 물론이고 이닝이터로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다른 구단들이 속속 외국인 투수들을 확정하는 상황에서 롯데는 아직 소식이 없다.
반즈는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문제이고 윌커슨은 그의 내년 시즌 성적에 대한 의문이 문제였다. 반즈는 아직 전성기 기량이고 리그 적응이 충분히 이루어졌다. 성적도 준수했고 KBO 리그에서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그와 함께 하고자 하지만, 반즈는 아직 더 큰 무대에 대한 미련이 있다. 메이저리그 오퍼가 들어온다면 롯데와의 인연이 끝날 수 있다.
윌커슨은 올 시즌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풀타임을 완주했다. 그가 있어 롯데는 선발 로테이션의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나이와 이에 따른 활약의 지속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올 시즌 성적만 본다면 당연히 재계약해야 하지만, 롯데는 망설이고 있다. 현재 분위기는 롯데가 그의 대안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현시점에서 롯데와 윌커슨이 재계약은 어려워 보인다.
◆외국인 투수 전원 교체 가능성
롯데는 두 외국인 투수 교체 가능성을 가지고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이런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 선발 투수들의 뎁스가 중요하다.
롯데는 이미 장기계약을 한 박세웅이 있고, 올 시즌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인 김진욱이 있다. 하지만 박세웅은 올 시즌 기대만큼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부상 이슈가 없고 많은 이닝 소화능력도 보였다. 내년 시즌 올 시즌 6승 11패, 방어율 4.78 그 이상의 성적이 기대된다. 롯데는 박세웅이 10승 그 이상의 성적을 기록해야 선발 마운드 운영이 보다 원활해질 수 있다.
그렇다 해도 4, 5선발 투수의 고민은 남는다. 올 시즌 4선발 역할을 한 좌완 김진욱은 발전한 모습을 보였지만, 풀 타임 선발 투수로의 경험은 없다. 올 시즌 후 그는 상무 입대를 예정했지만 부상으로 이를 미뤘다. 김진욱은 내년 시즌 롯데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4, 5선발 투수 미지수
롯데는 다행이지만, 김진욱은 부상 회복이라는 변수가 있다. 아직은 확실히 김진욱이 4선발 투수를 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다. 이에 롯데는 추가적인 선발 자원이 절실하다.
FA 시장에서 선발투수를 보강할 수 있었지만, 롯데는 샐러리캡과 보상 선수 문제 등으로 시장에 나서지 않았다. 당장은 내부 자원으로 해결해야 한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이 있었던 나균안과 이인복 중 나균안은 개인 이슈가 기량 저하로 내년 시즌 활약이 불투명하다. 이인복은 부상과 구위 저하로 올 시즌 후 방출됐다.
FA 투수 한현희가 있지만, 사이드암인 그는 좌타자 승부에 부담이 있다. 또한, 롯데 마운드 구성상 롱맨이나 스윙맨 역할이 필요하다. 물론, 스프링캠프 기간 한현희가 신뢰를 얻는다면 비어있는 롯데 선발 로테이션 한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한현희가 포함된다 해도 롯데 선발 마운드는 양적 부족이 느껴진다.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올 시즌 1군 경험이 있는 젊은 투수들에게 기대를 해야 하는 롯데다. 최강야구 출신의 좌완 정현수와 좌완 유망주 홍민기,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 이민석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이들은 올 시즌 1군에서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지만, 완벽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1경기 호투 후 부진하거나 기복이 심한 투구로 신뢰를 얻지 못했다.
◆또 다른 대안 박진
또 한 명의 유망주 박진은 달랐다. 박진은 1군과 2군을 오가는 상항에 추격조에서 시작해 롱맨으로 다시 선발투수로 다양한 경험을 했고 그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그의 시즌 마지막 등판인 9월 25일 KIA전에서는 6이닝 1실점의 호투로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의 기쁨을 맞이하기도 했다. 이 투구로 박진은 향후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분명히 입증했다.
올 시즌 박진은 1군에서 38경기 마운드에 올랐고 49.1이닝을 소화했다. 그 속에서 프로 데뷔 첫 승과 첫 선발승이 있었다. 비록 2승에 머물렀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의미가 큰 승리였다. 방어율은 4.38로 높다 할 수 있지만, 올 시즌 롯데 불펜진의 불안감을 고려하면 들쑥날쑥한 등판 일정 속에 준수한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강속구는 아니지만, 낮은 볼넷 허용률로 제구의 안정감을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경기를 하면 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2025 시즌을 준비하면서 박진은 달라진 위상과 함께 시즌을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1군 엔트리 진입을 넘어 선발 한자리를 기대할 수 있는 위치다. 마침, 롯데는 아직 4번과 5번 선발이 유동적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5명의 선발 투수만으로는 부족하다.
박진은 내년 시즌 멀티 이닝 소화를 하는 롱맨과 선발 투수를 겸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의 그의 역할 비중이 크다. 박진 역시 프로 데뷔 후 내년 시즌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박진은 2019 시즌 입단 후 빠르게 일반병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긴 무명의 시간이 있었지만, 올 시즌 마침내 이름을 알렸다. 이제는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가 올 시즌 얻은 자신감으로 더 높이 도약한다면 롯데 선발 마운드는 한층 강해질 수 있다. 박진이 롯데가 기대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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