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2025 스토브리그] 2025 시즌 피할 수 없는 변화, 프로야구 피치 클록 시행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5.01.03 16:00 의견 0

2024년 프로야구는 혁명적 사건이 있었다. 세계 최초로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자동 시스템인 ABS, 일명 로봇 심판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었다.

KBO에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한 ABS 도입은 여러 우려에도 2024 프로야구 정규 시즌 시작과 함께 시행됐다. 도입 초반에는 스트라이크존에 사각지대에 발생하고 타자들의 체형에 따라 유불리가 엇갈리는 문제점도 있었다.

◆긍정 효과, ABS 도입

하지만 ABS를 통해 프로야구의 고질적인 문제인 볼 판정과 관련한 시비가 원천 차단됐다. 타자들은 심판을 보고 불만을 드러낼 수도 없었고 판정에 아쉬움이 있었도 아무 감정이 없는 볼 판정 시스템은 응답이 없었다.

이와 관련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야구 팬들은 심판들의 볼 판정과 관련한 시비가 사라지고 이로 인한 불필요한 시간 소모가 주는 등 그 순기능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런 팬들의 여론은 ABS에 대한 찬반을 논하는 것을 넘어 적응의 문제가 되도록 했다. ABS의 특성에 맞게 투수들의 구질과 투구 패턴이 변화했고 타자들도 그에 빠르게 대응했다.

◆메이저리그 피치클록

이에 ABS가 새로운 기회가 된 투수들도 등장했고 이에 적응하지 못한 투수들은 고전하기도 했다. 도입 초기 ABS가 투수들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과 달리 타자들이 이에 빨리 적응하면서 KBO 리그는 타고 투저의 흐름을 유지했다.

이에 ABS 시스템은 빠르게 리그에 자리를 잡았다. KBO는 올 시즌을 치르면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ABS 시스템을 보다 더 정교하게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25 프로야구는 또 하나의 혁명적 변화를 맞이할 예정이다. 2024 시즌 도입하려다 현장의 반발과 등으로 인해 시행이 유보됐던 피치 클록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피치 클록이 진작에 도입돼 자리를 잡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주자가 없을 경우 투수는 15초 이내, 주자가 있을 경우 20초 이내 투구를 해야 한다. 그에 맞게 타자들도 타격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투수들의 주자에 대한 견제도 제한이 생겼다.

시행 초기 반발이 컸다. 이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스타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강력히 이를 추진했다. 야구의 고질적 문제는 경기 시간 단축과 보다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스피드업 성공

이는 야구의 인기 회복이라는 큰 명분을 가지고 있었다. 피치 클록의 효과는 분명했다. 메이저리그는 피치 클록의 도입 이후 평균 경기 시간이 줄었다. 공격 옵션에서 봉인됐던 도루가 활성화되면서 파워와 출루가 결합되는 OPS 야구에도 큰 변화가 발생했다.

투타 겸업 선수로서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일본인 선수 오타니는 누구도 해내지 못한 50홈런 50도루 동반 달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는 피치 클록 도입의 영향이다. 이를 통해 메이저리그 팬들은 홈런과 삼진으로 대표되는 경기에서 다양한 변수와 역동성이 더해진 야구를 볼 수 있었다.

지루함을 덜어내고 빨라진 경기는 메이저리그 인기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제 KBO 리그도 피치 클록을 통해 이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그동안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경기 규칙을 변화시키는 등 나름 노력을 했지만, 그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KBO 리그의 피치클록

피치 클록은 경기 시간 단축 효과를 분명히 할 수 있다. 내년 시즌 KBO 리그에서 투수는 주자가 없을 경우 20초, 주자가 있을 경우 25초에 투구를 해야 한다. 메이저리그보다는 제한 시간이 길다. 여기에 메이저리그와 달리 투수의 투구판 이탈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는 2회로 제한된다.

시행 초기인 만큼 보다 유연성을 부여하고 적응의 시간을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해도 피치 클록을 측정하는 시계가 경기장에 설치되고 시간이 카운트다운되는 상황은 투수들에게 큰 부담이다.

타자들 역시 33초 내 타석에 서야 하고 타석에서 타임아웃이 2회로 제한되는 만큼 긴 타격 루틴을 가진 타자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논란이 아닌 적응의 문제

이에 프로야구 각 구단은 스프링캠프에서 빠른 투구 템포를 유지하는 등 피치 클록 적응에 상당한 훈련시간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4 시즌 시험적으로 적용된 피치 클록에서 가장 많은 위반을 했던 롯데는 이에 대한 적응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투수들은 빠른 템포 투구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이를 위해 필요한 투수와 포수의 사인 교환 장비인 피치컴 사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기존 긴 투구 루틴을 가졌던 투수들은 빠르게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공격에서는 도루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투구판에서 이탈 횟수가 제한이 없지만, 빨라지는 투수들의 투구 패턴은 도루 타이밍을 잡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이는 ABS 도입으로 포수의 프레이밍 기술이 무의해지면서 중요성이 커진 공격력과 도루 저지 능력의 가중치가 커질 수 있다. 또한, 제한 시간이 분명해진 상황에서 투수와의 빠른 사인 교환을 할 수 있는 포수의 투수 리드 능력도 중요해졌다.

◆기대되는 긍정 효과

2024 시즌 프로야구는 천만 관중 시대를 열었고 최고 인기 스포츠 종목의 위상을 되찾았다. 그 바탕에는 시대 흐름에 맞는 변화와 혁신이 있었다. 특히, ABS 도입은 이를 상징하는 일이었다.

피치 클록 도입 역시 프로야구 팬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더 이상 이에 대한 논란은 무의미하다. 경기 시간 단축과 역동적인 플레이는 피할 수 없는 야구의 흐름이다.

이제는 이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유리하게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피치 클록은 과연 프로야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 유불리가 각 구단에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하다.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