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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5년: 새로운 경제 질서의 탄생

※연재: 여덟 번의 을사년이 말하는 것 6회

방랑식객 진지한 승인 2025.01.19 15:45 | 최종 수정 2025.01.20 03:46 의견 0

■ 미국 독립과 달러의 등장

1785년은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지 불과 2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신생 국가 미국은 정치적 독립을 이루었지만, 경제적 기반은 아직 불안정했습니다. 특히 통일된 화폐 제도의 부재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각 주가 독자적으로 발행하는 화폐들이 혼재하면서 경제 활동에 큰 혼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방의회는 1785년, 획기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바로 달러(Dollar)를 미국의 공식 화폐 단위로 채택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화폐 단위의 결정이 아닌, 하나의 국가로서 경제적 통합을 이루려는 중요한 시도였습니다.

■ 달러 제도의 혁신성

새로운 화폐 제도의 특징은 십진법에 기초한 단순성에 있었습니다. 당시 유럽의 화폐들이 복잡한 환산 체계를 가지고 있었던 것과 달리, 미국의 달러는 100센트를 1달러로 하는 명확한 체계를 갖추었습니다. 이는 상거래를 용이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근대적 화폐 제도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달러화가 채택된 방식입니다. 토마스 제퍼슨과 알렉산더 해밀턴으로 대표되는 초기 미국의 지도자들은 화폐 제도를 설계하면서, 실용성과 더불어 공화주의적 가치를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이는 훗날 달러 지폐에 새겨진 인물들의 선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유럽의 경제적 변동

같은 시기 유럽에서는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영국에서는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산업 현장에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고, 이는 생산 방식의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중상주의 정책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경제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었는데, 이는 4년 후 프랑스 대혁명의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시기에 아담 스미스의 사상이 유럽 전역에 퍼지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1776년 출간된 '국부론'의 영향으로, 자유방임주의 경제 사상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중상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새로운 경제 질서의 등장을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

■ 조선의 상황과 동아시아 경제

1785년의 조선은 정조가 즉위한 지 9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정조는 이 시기에 화성 축성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는 단순한 건축 사업이 아닌 새로운 정치·경제적 중심지를 건설하려는 시도였습니다. 특히 수원 화성의 건설 과정에서 도입된 새로운 기술과 관리 방식은, 조선의 경제·기술적 역량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한편 청나라는 건륭제 치하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상품 경제의 발달은 주목할 만합니다. 비록 청나라는 공식적으로 중상주의적 통제를 유지했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수준의 시장 경제가 발달해 있었습니다.

■ 세계 경제 질서의 변동

1785년은 세계 경제사의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미국의 달러화 채택, 산업혁명의 본격화, 자유주의 경제 사상의 확산은 모두 근대적 경제 질서의 형성을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이러한 변화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화폐 제도, 생산 방식의 혁명, 경제 사상의 변화는 모두 전통적 경제 질서로부터의 탈피를 의미했습니다.

다음 회에서는 1845년의 을사년으로 넘어가, 산업혁명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의 세계사적 변동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새로운 발명들이 어떻게 인류의 일상생활을 변화시켰는지, 그리고 그것이 가져온 사회적 영향은 무엇이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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