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주기②] 기업의 ‘안전 의무 위반’이 야기하는 피해는 ‘우리의 몫’
세월호가 침몰한 이유
이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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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8 00:06 | 최종 수정 2019.07.04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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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안전의무위반이 세월호를 침몰시켰다. ⓒ 영화 <그날 바다> 스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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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대책으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이 언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이 사건이 자연재해로 일어난 사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세월호가 가라앉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있습니다. 매년 4월이 올 때마다 “세월호 침몰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달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이유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세월호 침몰원인은 ‘복원성 약화와 화물과적 및 고박부실’입니다. 이에 대해서는“가설일 뿐 정확한 원인이 아니라는 주장”(경향신문, <세월호 침몰원인은 여전히 ‘가설’이다>, 2019.4.7.)도 있습니다만 이번 기사에서는 재판 과정에서 나온 침몰 원인만을 놓고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청해진해운의 안전의무위반이 세월호를 침몰시켰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세월호 참사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세월호 침몰 원인은 ‘복원성 약화와 화물과적 및 고박부실’입니다. 복원성은 수면에 평형상태로 떠 있는 선박이 파도나 바람과 같은 외부의 힘에 의해 기울어졌을 때 원래 평형상태로 돌아오려는 성질을 말합니다.
세월호는 수리 및 증축공사를 실시했었고, 이후 한국선급으로부터 받은 승인에 따르면 평형수를 늘리고 적재 가능 화물을 줄여야 해서 총 1,077톤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었습니다. 복원성을 유지하면서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최대무게인 것입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2014년 4월 15일 출항 전까지 세월호가 적재한 화물은 2,142톤 상당입니다. 기준치에 비해 1,065톤을 초과한 것인데요, 화물을 초과해서 싣기 위해 청해진해운은 평형수를 줄였습니다.
평형수는 선박의 가장 밑바닥을 채우는 물로 배의 무게중심과 균형을 잡아 배가 중심을 회복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평형수를 줄이고 화물을 더 많이 실으면 배의 안전이 위험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원인인 고박부실도 있었는데요, 고박부실이라는 것은 배에 실린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에는 1단 컨테이너의 경우 바닥에 설치된 돌기에 컨테이너를 끼워 잠금장치를 하고 앞뒷면을 X자로 라싱바를 설치 해 버클을 이용, 바닥에 고정하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2단의 경우 1단 컨테이너 상단에 돌기를 설치해서 1단 고정 방법과 마찬가지로 해야 합니다.
하지만 판결문에 따르면 세월호 고박업무 담당자인 1등항해사는 청해진 해운 물류팀 차장이 현장 인부들에게 “화물을 무조건 많이 적재하고, 컨테이너는 2단 컨테이너 상단을 로프로 둘러 묶는 방법으로만 고박하라”는 취지로 지시했고 이를 묵인했다고 나옵니다. 결국 2014년 4월 15일 적재된 화물들은 바닥에 컨테이너를 고정할 잠금장치가 없는 칸에도 컨테이너가 실렸고 일반 로프로 상단으로 둘러 묶는 방법으로만 고박됐습니다.
◆‘이윤’ 앞에서 유명무실했던 ‘안전 의무’
청해진해운이 세월호를 편법으로 운영한 것은 이윤을 내야했기 때문입니다. 청해진해운은 2013년부터 인천~제주항로에 기존에 있던 오하마나호 외에 세월호를 투입했는데 지속적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화물을 과적한 것은 결국 적자를 줄이려 그런 것인데요. 화묾을 더 실어야 한다는 지침은 현장에 나서는 당시의 실무자였던 물류팀 차장만의 결정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이사는 물류팀으로부터 매일 화물영업실적과 일일화물매출집계표를 보고 받았다고 합니다. ‘주간실적 및 계획’을 보고받는 주간회의에서 “화물을 많이 실으라”고 실적을 독려했다고 합니다.
세월호 운항이 시작 된 것은 2013년 3월 15일입니다. 2014년 4월 16일 배가 가라앉을 때까지 139회를 운항한 것으로 나오는데, 이를 통해 역산하면 청해진해운이 취득한 초과운임은 ‘29억 6000만원’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배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이윤을 내기 위해서 안전 의무는 뒷전이었던 청해진해운. 결국 기업의 안전 의무 위반으로 야기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 됐습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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