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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신앙 : 권력과 성공(1)

조연호 작가의 <한국 교회가 살아야 한국이 산다> (29)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7.16 11:48 | 최종 수정 2019.07.16 11:51 의견 0

권력 추구

연령대가 높은 성도들은 변화를 싫어한다. 그리고 교회의 어른으로 대접받으면서 현재 교회가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랄 것이다. 변화에 대한 거부와 때늦은 반응은 교회의 특성이다. 정치적으로도 여러 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한국 기독교인의 정치적 성향이 보수적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아홉 번째 헌법을 개정한 후 2명의 장로 대통령이 선출됐는데, 둘 다 보수당 출신(신한국당 전 김영삼 대통령, 한나라당 전 이명박 대통령이다)이었다. 지역 성향이 반영된 것만큼이나 종교적인 성향도 크게 반영됐는데, MB의 경우 기독교인 70% 이상이 지지했다. 이와 같은 성향은 기복신앙과 연결된다. 권력이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MB 집권 당시 유행했던 말이 ‘고소영’이었다고 한다(고려대학교 출신으로, 소망교회를 다니고, 영남 출신). 교회에 목회 권력자뿐만 아니라, 세속 권력자들도 모인 것이다. 이러한 권력의 야합에 대해 성도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성도들은 권력자들 즉, 성공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교회를 축복으로 여기고 감사함으로 받아들였다. 원래 교회는 일요일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 되면 전국 각 지역 교회에서 위정자를 위한 대표기도가 동시에 진행된다. 물론, 국가와 사회를 위한 기도는 필요하다. 개인 구원을 넘어서 사회구원의 시작이 기도에 있음을 부인하지 않겠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렇게 기도해도 위정자들은 복지부동하고 있으며, 사회 역시 크게 선한 방향으로 진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도는 변화가 목적이 아니라 위정자를 경외하는 기도이기 때문이다. 기도 내용은 위정자들이 하나님 뜻에 맞춰 통치하기를 바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교회의 성향에 따라 위정자를 위한 기도 내용이 다르다. 진보를 자처하는 교회와 보수적인 교회의 기도 내용은 차이가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유사한 점을 찾는다면, 권력에 대한 소망이다. 세상을 보다 선하게 만들 수 있는 주체는 권력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하나님을 믿는 장로 대통령과 그를 추종하는 위정자들이 교회에 모이는 현상에 대해서 성도들은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는 하나님의 은혜의 증거로 여긴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 하나님을 잘 믿는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치적으로는 철저히 실패했다. 현재 전 대통령은 구속수감 중이고, 당시 국가 운영 중에 저질렀던 많은 과오(過誤)가 밝혀지고 있다(물론,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성도들은 그들의 잘못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혹,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위정자와의 비교해서 받아들인다.

잘못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기복신앙’의 영향이다. 즉, 하나님이 주신 축복을 받은 사람이 어떻게 잘못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때문이다. 성경에는 잘못한 아브라함, 모세, 다윗 등이 나온다. 이들이 위대한 점은 초인적인 선함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할 줄 알았다는 것에 있다. 그들도 축복의 근원인 하나님을 인정하고 믿었다. 단, 한국 교회의 성도와 다른 점은 그 축복을 거둬 가실 수 있는 하나님을 두려워했던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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