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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온라인 상영회, <페스트>에서 연대의 해법을 찾다.

4월 6일 국립극단 공식 유튜브 채널서 연극 <페스트> 온라인 상영

김혜령 기자 승인 2020.04.03 12:30 | 최종 수정 2020.04.04 17:07 의견 0

국립극단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침체된 연극계에 활기를 불어 넣고 국민들에게 문화와 함께하는 작은 여유를 선물하고자 6일부터 온라인 캠페인 <무대는 잠시 멈췄어도, 여기 연극이 있습니다>를 공식 SNS 채널에서 진행한다.

올해 4월 29일로 70돌을 맞는 국립극단은 오랫동안 무대를 사랑해 준 연극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의의를 되새기기 위해 70주년 표어 <여기 연극이 있습니다>를 활용하여 이 캠페인을 기획했다.

온라인 캠페인 첫 번째는 국립극단 역사상 최초로 개최하는 ‘온라인 전막 상영회’다. 국립극단은 이번 상영회를 위해 최근 공연작품 중에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작품,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문제작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고려하여 네 작품을 구성했다.

4월 6일 오전 10시에 공개하는 첫 상영작은 <페스트>다. 알베르 카뮈 원작, 박근형 각색·연출로 2018년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였다. 전염병 ‘페스트’가 퍼지며 도시가 폐쇄되고 거대한 재앙 속에서 부조리가 극대화되는 상황이 마치 코로나바이러스로 일상이 비일상이 된 2020년 현재를 떠오르게 한다.

연극 <페스트>(2018) 중 한 장면 (국립극단 제공)

2020년의 현실은 아직 진행형이지만, 1940년 <페스트> 속 등장인물들은 극한의 공포 속에서 끈끈한 연대로 어려움을 결국 이겨 낸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가치’를 전하는 이 작품은, 전염성 바이러스 하나로 정치, 경제, 사회, 예술 등 모든 분야가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시점에 응원과 연대, 위로의 메시지를 보낸다.

‘인간을 살게 하는 것은 비극적 운명 앞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의지’라는 원작자 까뮈의 말처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수행하며 혼란스럽고 어두운 시대를 지나 다시 일상을 찾을 수 있는 희망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어서 8일에는 온가족이 볼 수 있는 낭만활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원작 에드몽 로스탕, 연출 서충식, 2017년작), 9일에는 해방 직후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전재민 구재소로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 <1945>(작 배삼식, 연출 류주연, 2017년작), 10일에는 셰익스피어의 코미디 <실수연발>(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연출 서충식, 남긍호, 2016년작) 등을 상영한다.

모든 콘텐츠는 상영일 오전 10시부터 24시간동안 국립극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4월 13일부터 17일까지 같은 순서로 한 번 더 상영 시간표가 짜여 있으므로, 첫 주에 관람을 놓친 작품은 2주차에 관람할 수 있다.

국립극단 온라인 캠페인 두 번째는 ‘짧은 연극 낭독회’다. 국립극단 공식 SNS 채널(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에서 4~5분 분량의 낭독 영상 6편을 공개한다. 한 명의 배우가 지문을 포함하여 대본을 낭독하는 이 영상은, 듣는 이로 하여금 연극의 한 장면을 떠올리도록 상상력을 자극한다.

짧은 연극 낭독회 (국립극단 제공)

낭독 작품은 <만선>, <파우스트엔딩>, <영지>,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스카팽>, <사랑의 변주곡> 등 국립극단 2020년 공연작품 중 6개 작품이다. 낭독자로 국립극단 시즌단원 강현우, 고애리, 권은혜, 김명기, 박소연, 송석근이 참여했다.

지난 27일 1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배우 김명기의 낭독 버전으로 공개됐으며, 다른 콘텐츠도 4월 중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코로나바이러스로 문화예술계가 그 어느 때보다 위축된 지금, 온라인 캠페인을 통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어 두고자 한다. 일상을 잃은 시민들에게 연극의 힘으로 온기와 위로의 메시지가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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