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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역사, 두 가지 이야기 - <봉오동 전투>와 <극장 앞 독립군>

김혜령 기자 승인 2019.08.08 12:41 | 최종 수정 2019.08.08 13:22 의견 0
홍범도 장군과 부인 이인복 여사(재혼), 손녀 예카테리나 (고려인역사박물관 김병학 관장 제공)

1920년 6월 7일 독립군 연합부대는 중국 지린성 봉오동에서 일본 정규군대를 상대로한 최초의 대규모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다. 독립군의 첫 승리였다. 내년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앞두고 대한독립군을 이끌었던 홍범도 장군이 등장하는 영화와 음악극이 차례로 찾아오며 세간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독립군 최초의 승리, 전투에만 집중한다; 영화 <봉오동 전투>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는 독립군 최초의 승리를 거두었던 봉오동 전투에 집중하는 런닝타인 135분의 영화다. 전투를 승리로 이끌도록 목숨을 바쳤던 무명 독립군용사들을 중심으로 극을 전개한다. 

원신연 감독은 “일제강점기에도 저항의 역사, 승리의 역사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라 만들었다”며 “영화를 통해 이들이 왜 모든 것을 걸고 싸웠나, 그 진정성을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제작 의도를 전했다. 

◇잊혀졌던 민족 영웅의 인간적 면모에 주목;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극장 앞 독립군>은 세종문화회관 최초로 산하 7개 예술단 모두가 참여하는 대규모 음악극으로,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및 내년 봉오동 전투의 승전 100주년을 기념하며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로 만든 대규모 작품이다.

<극장 앞 독립군> 역시 전투의 승리를 홍범도 장군 만의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렇기에 작품에 불필요한 전투 장면을 지양한다.

총연출을 맡은 김광보 단장은 “민족주의적 성향이 짙은 작품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으나 이 작품은 홍범도 장군의 삶에 주목한 음악극”이라 강조했다. 

고연옥 작가는 “작품 속에서 일부러 민족주의적 내용을 강조하지 않아도 홍범도의 등장만으로도 역사적 의미는 상기될 것이며, 월등하고 초월적인 인간보다는 우리 곁에 있는 인간 홍범도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해 작품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또한 “멋진 영웅이 아닐지라도, 실패와 실수를 하더라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홍범도의 모습이 지금 우리에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극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공연은 자신의 일대기를 연극으로 상연하게 되는 내용의 메타극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그의 영웅적 순간만을 조명하지 않고 시공을 오가며 그의 일대기를 그린다. 자기 자신을 위한 싸움에선 늘 낙오하고 패배한 홍범도이지만, 조국을 위한 싸움에서 영웅으로 거듭난다.

극장이라는 공간을 통해 과거를 대면한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진정한 싸움의 의미를 찾아간다. 극 내내 흐르는 대중가요, 모던 록, 국악, 재즈 등의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은 내적 흐름을 연결하며 드라마를 더욱 다채롭고 입체적으로 이끈다.

<극장 앞 독립군>은 오는 9월 20일(금)부터 9월 21일(토) 양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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