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희 작가의 “사진 잘 찍는 법” (73)] 알과 줄탁동시

김홍희 사진작가 | 기사입력 2018/06/28 [11:41]

[김홍희 작가의 “사진 잘 찍는 법” (73)] 알과 줄탁동시

김홍희 사진작가 | 입력 : 2018/06/28 [11:41]

교육(敎育)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 주는 일’도 있고 ‘가르쳐 지능을 가지게 하는 일’도 해당 됩니다. 개인적인 성숙에 집중하는 경우를 말 합니다.

 

‘개인 또는 특정한 기관이 일정한 이상 또는 가치를 지향하여 미성숙한 아이나 청년을 지도하여, 사회의 유지와 전진을 위하여 하는 의식적인 활동’과 ‘개인의 전체적인 인간 형성의 사회적 과정’도 포함 되지요. 이 경우는 사회적인 인간으로서의 제대로 된 성장을 유도 합니다. 아무튼 교육이라는 것을 단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요.

 

한자인 교(敎)에는 ‘아이들이 윗사람을 본받는다’ 라고 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윗사람이 보이는 모범을 아이들이 본받되, 그 아이가 본받기 위해 능동성을 보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수동적이거나 일방적이 아닌 상호 관계가 있어야 한다는데 주목해야 합니다.

 

education은 ‘내면에 들어 있는 것을 밖으로 끄집어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누군가에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살펴 끌어내주고 실현할 수 있도록 길러주는 힘까지를 말 합니다.

 

본받게 하거나 끌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 합니다. 거기에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사랑의 보살핌. 이것 때문에 훈육도 가능하고 때로는 사랑의 매도 들게 되는 것이지요. 사랑이 없는 교육은 한 사람이 개인으로 올바르게 성장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영어의 에듀케이션과 한자의 교육은 아이가 가지고 있는 타고난 재능과 특성을 잘 실현할 수 있도록 사랑으로 보살펴 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성장이란 개별적으로 타고난 특성의 사회화와 실현 가능성을 확장 시켜주는 주는 것은 물론 더불어 사랑 받는 경험의 축적이라는 것입니다.

 

이쯤해서 우리는 알과 줄탁동시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알이 알을 깨고 나올 때 알 속에서 알의 껍데기를 부리로 ‘쪼다’고 합니다. 이 때 새끼가 알 안에서 알의 껍데기를 쪼는 똑 같은 자리를 어미가 알 밖에서 함께 쪼아 준다고 합니다. 똑 같은 곳을 쪼아 알을 깨어 주는 것을 줄탁동시라고 합니다.

 

김홍희 사진작가 제공

 

이 행위는 알을 깨고 나오는 생명체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이 줄탁동시는 알을 깨고 나오는 행위만을 지칭하지는 않습니다. 한 개인의 노력으로 어떤 상황이나 깨달음을 구해 두꺼운 벽이나 알 같은 것을 깨고자 할 때 그 존재가 깨고자 두드리는 곳을 정확히 함께 두드려 깨주는 상징적 의미가 더 깊습니다.

 

알을 깨고 나온 존재는 자신의 알을 깨고자 할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어미닭이 되거나 가르침을 전수할 때가 되면 자신도 모르게 닭이 본능적으로 줄탁동시를 하듯 누군가를 깨줘야 할 때를 압니다. 이 때 자신의 본분을 다 하는 것이 아름다운 전이를 일으킵니다. 인간은 자신이 알을 깨고자 할 때 누구의 도움이 있었는지 잘 기억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까맣게 잊는 인간들도 있습니다. 잊는 것은 개인의 성향 문제라고 할 수 있으나 누군가가 그것을 깨고 싶어 할 때 단 한 번의 망치질로 그것을 도와 줄 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와주지 않는 인간을 볼 때는 생각이 약간 달라집니다. 자신의 알을 깨 준 기억은 오래전이라 잊을 수는 있다고 하지만, 후학의 알 깨는 행위를 도와주지 않는 것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몫을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대접을 받기 쉽지 않겠지요.

 

오랜 인류의 지식과 지혜와 깨달음과 영적 성숙은 이런 과정을 통해 전해져 내려왔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마땅히 해야 할 바를 등한시 하거나 무시하는 자세는 절대 바람직한 사람의 자세가 아니지요.

 

일반적인 지식의 전달이 양적 한계를 맞게 되면 그 지식은 지혜로 작동 합니다. 지식이 지식으로 끝나지 않고 양질전환을 일으키는 단계를 맞지요. 이 양질전환은 지혜로도 작동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혜의 샘의 원천을 구하게 됩니다. 이런 것이 바로 깨달음을 구하는 것은 아닐까요. 지식의 양적한계를 넘어 지혜로 이동하고 그 원천을 구할 때 두드려 깨어 주기. 이것 역시 줄탁동시가 가지는 심오한 의미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훌륭한 선생의 덕목은 바로 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 열어주어야 하느냐는 것이고 그가 두드리는 곳이 어디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사진으로 말하자면 알 속에서 닭의 모양을 다 갖추고 세상에 나와 어미의 보호 아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자신의 역량을 펼치게 하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알 속의 병아리는 닭의 모든 형상을 다 갖추었지만 아직 닭은 아닙니다. 알을 깨고 나와야만 닭의 진정한 형상으로 갈 수 있지요. 그리고 그 병아리는 봉황일 수도 있습니다.

 

사진기를 공부하는 것 또한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알을 깨고 나온 뒤는 닭이 되거나 봉황이 되기 위해서는 새롭게 맞게 될 정신적인 알의 세계를 깨고 나아가야 합니다. 이 때 당신의 알을 함께 두드려 깨어 줄 닭이거나 봉황이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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