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토론(2)

4차 산업혁명과 자치분권 시대(21)

조연호 작가 | 기사입력 2018/11/02 [12:03]

빅데이터 토론(2)

4차 산업혁명과 자치분권 시대(21)

조연호 작가 | 입력 : 2018/11/02 [12:03]

토론 3. 빅데이터와 개인정보

 

2017년에 빅데이터를 소재로 한 한국 영화가 있었다. 《조작된 도시》인데, 과장된 측면이 없진 않으나, 개인의 정보가 유출되고 이를 통해 한 개인이 누군가에게 통제되고 범죄에 악용되는 부정적인 상황을 보여주었다.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 데이터는 알고 있다』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개인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하며 재사용할 기회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하며 훨씬 오래전에 조지 오웰은 『1984』를 통해 개인을 통제하는 빅브라더의 출현을 예상하기도 했다. 

 

“프라이버시는 부자들만이 즐길 수 있는 사치가 되었다.”

 

라고 말한 캐시 오닐이 맞을 수도 있다.

 

영화는 관객의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해 빅데이터를 극단적으로 다루기는 했으나, 개인정보의 유출이라는 커다란 난제 앞에 빅데이터가 어떻게 공개되고 활용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사회적인 토론의 장에서 논의해야 하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빅데이터의 활용 없이는 인공지능도, 자율주행자동차도, 사물인터넷도 제대로 활용되기 힘들다. 기술은 있으나 이 기술을 원활하게 작동시켜 줄 전력이 없는 것과 마찬 가지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이러한 막대한 정보를 관리하는데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국가가 주도해서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이끌어 낼 필요성도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은 개인정보 보호법이 매우 엄격해서, 미국이나 영국 같이 비즈니스 차원으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 사실, 빅데이터를 원활하게 다룰 수 있는 전문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빅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데이터 활용은 이루어져야 하며, 그 방법으로 초기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의 목적을 위해 활용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 아울러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플랫폼에서는 모형의 알고리즘을 철저하게 영업적 비밀이라고 하면서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이를 데이터 감시자들에게 개방해서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한 『알고리즘 행성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서』에서 말한 것처럼 빅데이터와 이를 활용하게 하는 알고리즘은 그 관리에 따라 사생활을 위협하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정보화 시대의 장점을 포기하지 않고도 사생활을 보호해주는 수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플랫폼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토론 4. 빅데이터 ‘권력’

 

제3차 산업혁명 기간 동안 IT분야가 세계경제를 성장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그 성장의 파이를 분배하는 데는 철저히 실패했다. 특정한 사람을 제외하면, 인터넷을 사용하긴 해도 그것만으로 수익을 창출 하지는 못했다. 『거대한 침체』에서는 인터넷이 고소득의 부자들을 만들기는 했지만, 실제로 과거와 같은 성장이나 고용을 촉진 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지적한다. 

 

빅데이터도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자원인 빅데이터를 원활하게 다룰 수 있는 사람들은 좋은 직장과 고소득을 보장 받는다. 미국의 취업 사이트 그래스도어에 따르면 신규 일자리 수, 급여, 승진 기회 측면에서 데이터 과학자가 2016년 미국에서 최고의 일자리였다고 한다. 반대로 말하면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실업의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빅데이터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서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는 것은 3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보와 인터넷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으며, 2차 산업혁명 시대의 석유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에너지원은 곧 그 시대의 ‘권력’이었다. 

 

이라크 전쟁, 그 이전에 쿠웨이트 전쟁, 이란과 미국의 대립 등 대부분의 국제적 갈등은 자원과 관련있었다. 데이터를 강조하는 많은 책은 ‘데이터가 곧 힘’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민주화가 정치적 민주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던 제러미 리프킨은 수소와 태양광 시대의 도래가 정치적 민주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에서의 알파고의 승리원인도 에너지의 크기와 연관있다고 할 수 있다. 알파고에게 수많은 빅데이터 자료를 주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에너지와 이세돌 9단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비교하면, 무려 8650배가 크다고 한다. 

 

에너지는 곧 힘이고 권력이 될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도 에너지를 많이 확보한 국가나 개인이 더 많은 권력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빅데이터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긍정론자들은 현재 권력 시스템이 무너지고 권력의 민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빅데이터를 원활하게 다룰 수 있는 개인이 새롭게 등장해서 성공하는 것과 권력이 사회적으로 분배되는 것은 다른 시각으로 따져 봐야 하지 않을까?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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