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블록체인 논쟁 그 이후 - "부의 편중 문제가 거론되야 한다!"

[비트코인 10주년 기념 특별인터뷰-1탄] 딜라이트체인 이영환 대표 (1편)

윤준식 기자 | 기사입력 2018/11/02 [18:27]

깡통블록체인 논쟁 그 이후 - "부의 편중 문제가 거론되야 한다!"

[비트코인 10주년 기념 특별인터뷰-1탄] 딜라이트체인 이영환 대표 (1편)

윤준식 기자 | 입력 : 2018/11/02 [18:27]

 

비트코인 1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매체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집중적으로 다루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진전됨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은 더욱 생활 속에 보편화된 기술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비트코인 탄생 10주년을 통해 돌이켜보는 블록체인 기술, 블록체인 비즈니스, 암호화폐는 실생활에 적용할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하지만, 블록체인은 언제쯤 일상적인 기술이 될까요? 암호화폐는 언제가 되어야 사용이 간편해질까요? 

 

시사N라이프는 바로 이 지점에 의문을 제기하고자 합니다. 이런 문제에 구체적인 답변을 줄 수 있는 분들을 찾아 연속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내용들을 정리해 나가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 인터뷰이로 블록체인 플랫폼 ‘에코버스(EcoVerse)’ 개발팀을 이끌고 있는 딜라이트체인 대표 이영환 박사를 만났습니다. 

 

Q. 지난 추석 한국 이더리움 사용자그룹 개설자인 정우현 대표를 통해 깡통블록체인 논쟁의 불이 붙었는데요? 정우현 대표와 특정기업인 아이콘(ICON) 간의 대립으로 비춰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논쟁이 단순하지 않은 이유는 아이콘이 대표적인 블록체인 기업으로 갖고 있는 상징성과 ICO를 통해 대규모의 자금도 확보해 개발 여력도 충분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마침 이 논쟁에 이어 스팀잇에 관련된 글을 올리기도 하셨고 일부 매체에서 박사님의 글 내용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기도 했습니다. 정우현 대표와 아이콘의 논쟁에 대한 이영환 박사님이 보시는 관점이 궁금합니다.

 

# “깡통 블록체인” - 논쟁의 발단

 

지난 추석 연휴 직전에 정우현 대표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정우현 대표가 아이콘의 익스플로어를 따라가서 그 블록 안에 트랜잭션이 몇 개 있는지 봤습니다. 그랬더니 블록마다 트랜잭션이 하나밖에 없다는 것들을 발견했습니다. 

 

이상하죠? 블록체인이 왜 거래내역이 하나밖에 없는 블록이 만들어진 건지? 계속해서 몇 페이지, 수십 페이지 따라가 봤더니 트랜잭션이 하나 이상 있는 블록들이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정우현 대표가 그 사실을 소개하며 ‘깡통 블록’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정우현 대표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전 세계에서 20위권 안에 드는, 한국에서 가장 잘 만든 블록체인이라고 하는 아이콘이 어떻게 이렇게 부실할 정도냐?”

 

# 깡통 블록? 아이콘만의 문제일까? 

 

‘깡통 블록’이라고 하면 다소 어폐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완전히 빈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위권 안에 드는 코인 플랫폼으로서 트랜잭션이 하나 밖에 없는 블록이 계속해서 생성된 점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포스팅을 한 것입니다. 

 

정우현 대표의 의문에서 합리적인 부분은 “한국 대표 블록체인으로서 전 세계 20위 안에 드는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의 내실이 있어야하는데 내실이 없지 않나”는 점입니다. 

 

이는 아이콘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많은 블록체인들이 과장되어 있습니다. 아이콘 같은 경우는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았습니다. 한국에서 제일 잘 만들어졌다고 하니 뭔가 다를 거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코인들과 마찬가지로 유사한 패턴을 보입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이거 정말 큰 문제 아니야?’이러면서 논쟁이 계속 커지고 추석연휴를 계속해서 지나갔습니다. 

 

# 아이콘을 위한 변명(1) “숙성이 덜 됐다”

 

저는 그 상황을 지켜보면서 ‘아이콘 입장에서 보면 참 억울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습니다. 왜냐면 아이콘은 메인넷(Main-Net)입니다. 메인넷이기 때문에 여기에 다른 앱들이 들어와서 트랜잭션을 발생시켜줘야 트랜잭션이 추가됩니다.

 

그런데 아이콘은 1월에 만들어져서 만들어진지 9개월 밖에 안됐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시간을 두고 봐야 여러 개의 트랜잭션이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좀 억울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블로깅을 하면서 스팀잇에 글을 올렸습니다. 아이콘이라는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제가 제 3자 입장에서 보더라도, 다소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콘을 위해서 변명의 글을 썼습니다. 만들어진지 9개월 밖에 안됐기 때문에 숙성되지 않은 블록체인임을 고려해야 합니다. 사실 이더리움도 지금 3~4년 됐는데 숙성이 덜 됐다고 봅니다. 

 

# 아이콘을 위한 변명(2) “금융네트워크에서는 트랜잭션 생성이 어렵다”

 

두 번째는 아이콘이 집중하고 있는 게 금융네트워크입니다. 

보안이 필요한 증권회사와 보험회사가 데이터를 주고받고 트랜잭션을 일으킬 소지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하나 밖에 없는 트랜잭션의 블록이 생기는 게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메인넷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아이콘에게 억울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콘의 대응은 다소 미숙했습니다. 먼저 아이콘 경영진의 대응입니다. 이분들은 “트랜잭션 수를 금융 플랫폼의 가치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느냐?”라고 대응했습니다. 

 

# 아이콘의 미숙한 대응과 이어지는 정우현 대표의 반박

 

생각해보면 아이콘의 경영진도 아이콘이 금융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메인넷이고 트랜잭션이 아직은 많이 일어날 수 없는 댑(dApp)들이 올라와있기 때문에 이럴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고자 했을 것입니다.  

 

논쟁의 방향도 빗나갔습니다. 정우현 대표는 “네트워크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에 들어가는 트랜잭션 수하고 메인넷의 가치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비례한다는 게 사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 아이콘은 대답할 말이 별로 없어집니다.  

 

아이콘의 경영진은 “우리는 오히려 금융네트워크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이 좀 고려돼야 합니다”라고 좀 더 이성적으로 설명하며 대응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 아이콘을 위한 변명(3)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댓글이 논쟁에 불을 더 붙인 케이스가 됐습니다. 그래서 논쟁이 지속되면서 아이콘이 개발한 메인넷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고, 졸속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인상을 주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콘의 메인넷은 지금까지 해온 것을 봤을 때 괜찮았고, 좋은 엔지니어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잘 해나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제가 스팀잇에 글을 올렸던 것은 그런 부분을 변명해주기 위해서 올렸던 것입니다.

 

# 블록체인의 본질적 문제 “탈중앙화 vs 퍼포먼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본질에 대한 문제입니다. 

 

정우현 대표가 논쟁 중에 본질적인 문제를 꺼냅니다. 즉 정우현 대표는 “지금 블록 생산은 누가 하고 있나?” 질문합니다. 블록 생산자가 지금 불분명하다고 비판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 아이콘 측에서는 거의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논쟁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이 굉장히 본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거의 모든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탈중앙화를 지속적으로 가져갈 것인가? 그 이념에 맞게 가져갈 것인가? 아니면 탈중앙화를 훼손하면서 퍼포먼스를 끌어올릴 것인가? 그래서 확장성(scalability)을 해결할 것인가?”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본질적인 문제이고 심각한 문제입니다.   

 

#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지배하는 자는 누구?

 

그런데 정우현 대표가 그냥 문제제기 하는 것으로  끝나고 맙니다. 여기서 하나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아이콘같은 경우 블록 생산하는 사람도 불분명하고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도 오픈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그 네트워크를 실제로 지배(governing)하는 사람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네트워크를 소유하는 건 누가 소유하는 것인지? 매우 본질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만약 아이콘이 그 네트워크를 소유한다고 하면 도덕성이나 윤리성에 상처를 입게 됩니다. 왜냐하면 코인을 주조하는데 코인이 특정인에 소속되어있는 코인이다. 이런 논리까지도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지속가능성과 부의 분배문제에 주목해야 한다

 

어쨌거나 이런 문제는 어떤 블록체인이라도 부딪히는 문제기 때문에 한번 그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 부분이 제대로 대답이 됐을 때, 다시 ‘어떤 네트워크가 지속가능성을 갖느냐’라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더 중요한 문제 중에 하나는 그렇다면 부의 분배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입니다. 블록 생산자가 가 누군지 모른다면 비트코인에서 채굴자들에게 주조 차익을 다 주었듯이 주조 차익을 누군가가 가져가야되는데 그 주조 차익을 가져가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냐는 의문을 한 번 제기해봐야 합니다.  

 

아이콘 같은 경우 지금 부의 집중 문제에서 아이콘에게는 부의 중앙화가, 부의 집중화가 사실은 더 큰 문제 아닌지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 지니계수 0.99 – 완전불평등을 실현한 비트코인의 아이러니

 

실제로 우리가 아는 사실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경우 부의 분배가 지니계수로 따져서 0.99를 넘습니다. 지니계수가 0.99를 넘는다는 것은 완전 불평등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완전불평등일 때 지니계수는 1입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소득불평등 계수, 지니계수로 따져서 0.99입니다. 주조에 의해 발생하는 모든 부를 100명 중 1명이 다 가져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지속가능성이라는 대명제를 놓고 생각해보면 이런 네트워크는 치명적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오스(EOS)나 아이콘 같은 경우는 대표적으로 그게 특정한 몇 사람들에게 집중되니까 0.99보다 더 높을 거라고 예상됩니다. 지니계수로 0.9999 혹은 0.999999 이런 정도로 집중도가 굉장히 높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런 식의 네트워크가 사실은 문제를 일으킬 거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 부의 불평등이 심해진다? 이것이 블록체인의 자기파멸성

 

지금은 괜찮을지 몰라도 100명이 노동을 했는데 생성된 소득을 1명이 가져가고 99명이 아무것도 못 가져간다는 사실을 99명이 알게 되면, 그 99명은 다시는 네트워크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포기되고 버려지고... 그 네트워크에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그 네트워크는 자기파멸성을 갖는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보다 불평등성이 좀 더 심합니다. 이더리움이 그렇게 불평등한데 이오스(EOS)나 아이콘은 어떤가? 부의 불평등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집니다. 이것이 치명적이라는 말입니다.

 

1명이 주조 이익을 다가져가고 나머지 99명은 그 1명으로부터 그 코인을 사야합니다. 사고 난 다음에 그 코인이 오르기만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럴 경우 이 99명이 계속해서 코인을 사면서 서로 코인을 쓰기 위해서 노력하고 거래를 하려고 노력을 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누군가 자기지속적 블록체인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이게 자기파멸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코인을 설계해온 사람들이 매카니즘 설계를 모르는 사람들이 설계해 왔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매카니즘 설계가 된 적이 없기 때문에 자기파멸성을 가지며 자기지속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명제는 ‘자기지속성을 어떻게 설계해서 넣을 것이냐’입니다. 그것이 가장 큰 요구사항입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코인이 50만 가지라면, 50만 가지 중 하나도 그렇게 설계된 게 없었으니까 이제 누군가가 설계를 해야 합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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