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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제로로 가는 비트코인 - “자기파멸성을 알면 자기지속성이 보인다”

[비트코인 10주년 기념 특별인터뷰-1탄] 딜라이트체인 대표 이영환 박사 (2편)

윤준식 기자 승인 2018.11.05 20:08 | 최종 수정 2019.07.16 17:59 의견 0

비트코인 탄생 10주년을 맞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돌아보는 연속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인터뷰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에코버스(EcoVerse)’를 개발하고 있는 딜라이트체인 대표 이영환 박사를 만나 깡통블록체인 논쟁과 그 시사점을 듣고 있습니다. 2편에서는 현재의 암호화폐가 보여주고 있는 자기파멸성을 돌이켜보았습니다.

Q. 지난 9월 18일 블록체인의 자기지속성 문제를 다룬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블록체인 분야의 새로운 어젠다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 직전까지만 해도 블록체인 업체들은 ICO에만 목을 메고 있었고, 크립토 투자자들도 코인 수익성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블록체인 업계 내부에서나 블록체인 투자자 스스로나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던 것같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해, 어떤 주제로 이후 지속되어야 할 블록체인의 방향성을 논해야 할지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런 시기에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자기지속성 이슈를 다뤘는데, 결과적으로 절묘한 타이밍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영환 박사님은 언제부터 자기지속성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것인가요

# 블록체인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직시하게 되었다

제가 블록체인을 처음 시작하고 접하면서 비트코인을 보면서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코인들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보면서 “왜 문제점들을 이야기를 하지 않고 블록체인의 아름다운 부분만을 이야기할까” 비트코인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야 되는데 그런 이야기 없이 미화하는 것을 보면서 “이건 아닌데...”하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자기지속성의 문제가 있구나” 하면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4년에 니콜라스 콜트와(Nicolas T. Courtois) 교수가 영국에서 <크립토화폐의 자기파멸성에 관해서 (On the longest chain rule and programmed self destruction of crypto currencies, 2014)>라는 논문을 써낸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자기파멸성이라는 말은 자기지속성의 반대말이죠. 이 논문을 써내신 분이 저와 똑같은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 비트코인이 사기라는 루비니 교수의 주장에 귀 기울여야

- 비트코인에 대안이 없고 다른 코인은 이를 답습하기만 한다

요즘 재미있는 화제 하나가 있습니다. 누리엘 루비니라는 뉴욕대학교의 경제학교수가 계속해서 “비트코인이 사기라며 비트코인은 제로(0)로 갈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폄하하고, “암호화폐는 아무것도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산업전반에 대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인더스트리, 관계자들은 그 주장에 대해서 애써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그 교수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루비니 교수는 “지금 비트코인이 가지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즉 “내재가치라는 게 없지 않느냐”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사실은 내재가치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게 실제로 끝까지 지속가능 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지금 있는 것들의 가치가 완전히 제로로 변해버리는 건 아니냐는 질문입니다.

저는 그 교수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비트코인의 가치가 제로로 될 확률도 절대로 간과하면 안 되고, 제로로 변할 거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제로로 될 것인지에 대해 성찰해야 합니다. 우리가 애써 외면해서 될 게 절대 아니라는 것이죠.

“그러면 이게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물어봐야 합니다. “언제까지 가치를 갖는 코인일까” 물어봐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런던대학 니콜라스 콜트와 교수 이야기처럼 자기파멸성을 갖는 코인으로서는 비트코인이 대표적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자기파멸성으로 가치가 제로로 될 것이라는 비판을 수긍해야 합니다. 비판을 수긍하고 나면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대안은 뭔지”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대안이 없습니다. 지금 솔직하기 이야기하면 비트코인을 필두로 해서 지금까지 만들어진 거의 모든 코인이 대안이 없습니다. 가치가 제로로 될 것에 대해 대안이 없습니다. 우리 코인은 가치가 제로로 안된다는 논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 논리가 없습니다.

# 블록체인의 가치 제로(0)가 되지 않는 솔루션을 개발하라

“이 문제를 누군가가 해결해야 할 텐데 왜 해결책을 내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지속적으로 연구와 토론을 해나갔습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코인들은 자기지속성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고 있고, 그것이 가장 중요한 속성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과거의 디자인 패턴을 답습하고 있는 것들이 보였습니다.

조금 과장된 숫자로 지금까지 50만 가지의 암호화폐가 설계됐다고 이야기하는데, 50만 가지가 설계되면 뭐합니까. 모두 똑같은 패턴(자기파멸성)을 반복하고 답습한 것들입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인 자기파멸성을 해결하기 위한, 혹은 자기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문제를 푸는 코인들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우리가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했습니다. 교수님들과 “우리 프로젝트를 가지고 자기지속성의 문제를 가지고 코인을 한번 만들어 보십시다”, “우리 블록체인 연구에서 자기 지속성을 충족하는 블록체인을 해답으로 한번 만들어 봅시다”하고 시작했습니다.

# 스타트업 창업으로 도전하다

에코버스(EcoVerse)의 시작

그런데 제가 경영대학원 부원장이었는데 학교에서 실험실 창업을 허가내주지 않아서 할 수 없이 학교를 그만 두고 나오면서 뜻을 같이하는 교수님들과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자기지속성에 대한 연구를 한지는 꽤 됐습니다. 제가 암호화폐, 비트코인이라는 코인을 처음 접했을 때가 2013~14년쯤입니다. 그때부터 지속적으로 자기지속성 문제를 연구하면서 드디어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코인을 내놓고 플랫폼으로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기지속성을 화두로 꺼냈는데 마침 또 다른 여러 가지 코인들에서도 문제가 터지면서 이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임을 사람들이 인지하게 된 것 같습니다.

에코버스가 이런 자기파괴성을 갖는 여태까지의 모든 코인들이 답습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에코버스는 거의 만족할 만한 대답을 내놨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결국 마지막까지 우리가 지금까지 나와 있는 코인 중에서 결국 마지막에 남는 코인은 블록체인 메인넷이 바로 이런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한 시스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에코버스 시스템이 바로 그 시스템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3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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