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제대로 준비하자 : 문제 인식(4) '나는 참여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4차 산업혁명과 자치분권 시대(42)

조연호 작가 | 기사입력 2018/12/04 [13:38]

4차 산업혁명 제대로 준비하자 : 문제 인식(4) '나는 참여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4차 산업혁명과 자치분권 시대(42)

조연호 작가 | 입력 : 2018/12/04 [13:38]

문제인식5. 기술적 세계화 vs 정치적 고립주의 승자는? 

-‘나는 참여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5G와 관련해서 앞서 이야기했듯이 4G 시대와 비교해서 초연결, 초저지연, 초속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백만 개의 사물이 아니라, 수십억 단위, 조 단위의 사물이 연결된다고 하니 수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엄청나다’라는 것쯤은 알 수 있다.

 

이미 세계는 가상의 지구촌을 만들었다. 24시간 쉬지 않고 일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세상을 구축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사물들도 연결되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을 보게 해줄 것이다. 아마도 전에 겪었던 산업혁명의 충격을 가볍게 넘어 ‘퍼펙트 스톰’급의 충격을 안겨 줄 것이다. 그런데, 초연결, 초저지연, 초속도는 개방성과 어울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실은 역설적으로 고립주의를 지향하는 듯하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고립주의를 선포했고, 그 생각에 동조한 유권자들이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영국도 브렉시트(Brexit)를 통해 자국만의 살길을 찾아 EU에서 탈퇴함으로써 국가 간의 이상적인 공동체를 지향하고 실현 가능하리라 생각했던 EU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아울러 주요 선진국들도 다문화 정책의 한계를 선언하면서 국경을 통해 들어오는 이민자의 발걸음을 막아서는 추세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제국』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민은 세계를 변환시키는 하나의 큰 변수였는데, 2017년의 화두는 제노포비아(Xenophobia) 혹은 국경 단속으로 전환됐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설문 조사를 보면,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 구성원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61%를 넘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북유럽국가들이 있지만 대부분 북유럽국가도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단, 최근에는 고령화된 인구구조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민자들을 수용하고 있다.

 

가상의 공간에서는 인종, 성별, 국가 등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교류하지만, 현실 공간에서는 철저한 경계를 만든다. 물론,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새로운 시대에 대한 불안감과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미래에 대한 무지와 불안 심리, 현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분노는 희생양을 찾아 헤매고, 사회를 폐쇄적으로 만든다. 한국 사회는 특별히, 분단으로 인해 불안감이 늘 내재한 상태이다. 젊은 세대들은 무뎌져 있다고 하지만, 전쟁의 위협에 대해 늘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고, 그런 가운데 정치권은 새로운 정책 대결보다는 대안 없는 비판으로 상대방을 누르면서 선거에 임했다.

 

미래에 대한 보장은 못하더라도 어떤 미래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다양한 부처(部處)의 장관들을 임명하고, 꼼꼼한 청문회를 이어가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새로운 시대가 눈앞에 있다고 하면서, 그 눈앞에 있는 것을 설명해 주지 않는다. 마치, 앞에 낭떠러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서도 얼 만큼 남았는지 알려주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니 국민은 한 걸음을 더 가면 될지, 아니면 멈춰서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러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 

 

고립은 불안에서 시작된다. 평안한 마음이 있으면, 굳이 문을 걸어 잠글 이유가 없다. 도둑이 없다는 확신이 드는데, 왜 잠금장치에 돈을 쓰고, 사설 보안 시스템에 다달이 비용을 지급하겠는가? 그리고 남들이 보지 못하게 두꺼운 커튼을 쳐서 따뜻한 햇볕이 들어오는 것을 막겠는가?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의 과학기술을 통해 진행되는 세계화는 현상적인 고립주의를 극복하리라 생각한다. 이미, 한 국가의 문제는 해당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 문제, 기후 문제, 핵 문제 등 세계 공통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제러미 리프킨은 『공감의 시대』에서 공감은 사회적 접착제로 사회가 복잡할수록 다양한 종류의 다른 사람들과 접촉이 많아야 하며 공감이 확대될 가능성이 더 커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초연결은 바로 이러한 공감을 위한 기술 시대이기도 하다. 신자유주의와 같이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뒤처진 구성원을 돌보지 않았던 시대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웰빙-포용의 개념은 공감의 세계화를 지향한다. 즉, ‘나는 참여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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