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을 말하며 ‘오늘’에 멈춰있는 부모
미래 시민이라는 표현을 쓰니까 거창해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 자녀는 모두 미래의 시민입니다. 그리고 우리 자녀가 살아갈 세상을 더 예쁘고 아름답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정말 중요합니다.
시대적으로 우리 자녀들은 요즘 유행처럼 전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게 됩니다. 아마 5차 산업혁명 이상의 변혁 시기를 겪을지도 모릅니다. 생활은 편리해지고, 의식주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지 모르지만, ‘행복’, ‘사랑’, ‘가족’,‘신뢰’,‘공동체’ 등과 같은 추상적인 언어가 갖는 의미는 쇠태하고 이런 개념의 소중함이 소멸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에 나오는 책들은 이와 같은 추상적인 언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체에 눌린 개인의 자유를 주장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다시 공동체를 주장합니다. 물론, 과거의 공동체와 지금 말하는 공동체는 동음 이의어입니다.
과거의 공동체는 획일성과 단합을 강조했다면, 현재 공동체는 다양한 색이 있어서 더 아름다운 무지개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좋은 대학까지 나오면 에스컬레이터처럼 보장됐던 표준화된 인생은 이제 없습니다. 좋은 대학이 삶에 영향을 주는 정도도 굉장히 미약해지고 있습니다.
과거 교육이 성장을 위한 교육이었다면, 이제는 서로 발전을 위한 협력을 배우는 교육이 돼야 합니다. 현재 우리는 과열된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그런 무한 경쟁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많은 소년과 소녀들이 아이돌을 꿈꿉니다. 그래서 방송에서도 경쟁하듯이 시대의 분위기에 편승해서 경연 프로그램을 런칭했습니다. 수십만 명 중 한 명을 선발하거나 그 이상의 경쟁률을 보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선발됐다고 해서 아이들의 인생이 크게 바뀌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슈스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1기는 ‘서인국 씨’ 2기는 ‘허각 씨’가 최종 생존자의 영광을 얻었습니다. 이후 많은 연예인의 등장 무대가 됐습니다.
그러나 이들 중 흔히 말하는 ‘대박’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가수나 연예인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결국 부정적인 여론의 뭇매를 맞고 폐지됐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후 슈스케 주역들 일부는 범죄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경쟁률을 뚫고 최후까지 남았지만, 이후 발전하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지고 잊혀진 게 대다수입니다.
연예인을 세종대왕과 같은 위인으로 여기는 우리 자녀 세대들이 생각하는 미래의 꿈은 현실이 아니라 허상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도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이 ‘만에 하나’라면, 그런 시스템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오히려 불행한 세상을 만들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요? 물론, 공정한 경쟁 시스템이라면 그나마 좀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영역에는 ‘공정’, ‘공평’이라는 언어가 여전히 보편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힘에 의한 지배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부모조차도 ‘공평’과 ‘공정’을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세상의 기득권층은 학력을 조작할 수 있을 만큼 힘이 있습니다. 과거부터 자녀들의 병역 문제도 해결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물론, 일부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솔직히 내가 그 정도 위치에 있는 부모라면, 자녀를 위해서 힘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실제로 능력을 발휘하지 않는 부모가 몇이나 있을까요? 대기업을 비판하지만, 대기업에 취업하려는 청년의 수는 줄지 않습니다. 대학 서열을 비판하지만, SKY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바람은 식지 않습니다. 그러니 우리 사회가 쉽게 변할 수 없습니다.
◇ 그래서 미래 시민 교육이 필요합니다
미래 시민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교육은 가정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학원에서는 가르쳐 줄 수 없으니까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영화가 등장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행복은 여전히 성적순입니다. 돈이 다가 아니라고 했지만, 이제 돈이 최고인 세상임을 당연히 인정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TV에 나옵니다. 이제 성공의 기준이 ‘사(士)’자 돌림이 아닙니다. 오직 ‘돈’이 됐습니다. 좋은 일, 세상을 위한 일, 남을 위한 일을 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열심히 사는 게 아니라 오직 ‘돈’벌어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니, 과거에는 이런 나이브(naive)한 욕망을 감추려고 여러모로 시도라도 했다면, 이제는 당당히 드러내는 게 미덕인 세상이 됐습니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상. 그리고 그 세상에 대해서 비판보다는 순응을 강조하는 게 현재 우리 부모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교육입니다.
이런 미래는 긍정론자들이 말하는 ‘유토피아’가 될 수 없습니다. ‘포용’을 선전하지만, ‘포용’을 바라는 사람이 많지 않다면? 이뤄질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위에 있으려는 목적이 있는 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2020년은 ‘코로나19’로 기존 교육 시스템에서 사귈 수 있는 친구들과의 교류가 많지 않았습니다. 신입생 경우 이런 상황이 분명 부작용으로 등장할 것입니다. 학교에도 잘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주로 생활했기 때문에 오히려 정상적인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말하면서 교육은 공동체를 강조하기보다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개인을 강조합니다. 일단, 안전이 제일이라는 생각이 우리 주변에 공기처럼 가득합니다.
집에서 아이들을 잘 케어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 가정에서의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방치 수준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이런 가정과 아이들이 케어 되는 가정으로 나눠질 것입니다.
현재 국가나 사회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은 인성보다는 시스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로 오프라인 교육을 최대한 보완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그러나 학생들끼리의 스킨십은 어떤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요? ‘죽마고우(竹馬故友)’라는 말은 곧 사전에서 지워질지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부모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여전히 아이들의 성적이 우선입니다.
◇ 좋은 아빠 TIP
1. 부모는 오늘을 살면서 내일을 계속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이들에게 미래를 가르쳐 줄 수 있습니다.
2. 미래의 키워드는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우리)’이고, 나의 성공이 아니라 서로 발전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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