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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올라서 폐쇄하는 강남청소년쉼터, 한 발 늦은 여가부 위기 청소년 자립 지원

월간 청소년문화발전소 Vol.01 9월호

윤준식 기자 승인 2021.09.13 23:38 | 최종 수정 2021.09.14 12:05 의견 3
<월간 청소년문화발전소> 9월 주제는 국민청원이 이뤄지고 있는 강남청소년쉼터 문제와 여가부의 위기청소년 자립 지원에 대한 이슈를 다룬다. (이미지 제공: 청소년문화발전소)

[9월의 이슈]
(1)강남청소년쉼터 폐쇄된다 - "전세금이 없어서"
(2) 복지부보다 한 발 늦은 여가부 ‘위기 청소년 자립지원 방안’

※ <월간 청소년문화발전소>는 팟캐스트 방송(네이버 오디오클립)을 전제로 작성된 콘텐츠로 아래 본문은 방송 녹취록을 읽기 편하게 부분 편집한 내용입니다.

▲윤준식 편집장(이하 ‘윤’): 저희 <시사N라이프>의 테마 중 하나인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해 이야기를 펼쳐나가며 한 달에 한 번 <청소년문화발전소> 오경옥 소장님을 모시고 청소년 관련 이슈들을 진단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첫 시간인 만큼 <청소년문화발전소>에 대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오경옥 소장(이하 ‘오’): <청소년문화발전소>는 말 그대로 청소년 문화에 관한 것들을 연구하는 단체로서 “변화하는 사회에서 청소년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골자로 출발했습니다.

단체 이름에 ‘청소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보니까, 어떤 분들은 10대에 해당하는 청소년과 관련된 단체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청소년이라는 뜻을 가진 ‘youth’라는 단어와 와 'young'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YMCA로 설명하면, "Young Men's Christian Association"에서 사용하는 'Young'은 유소년부터 시작해 중장년에 해당되는 시니어 그룹까지 포함된 것처럼 젊은 느낌을 포함한 넓은 개념으로 ‘youth’, ‘청소년’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청소년과 청년 문화를 중심으로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기본법에 따르면 24살까지 청소년

△오: 「청소년기본법」에 의해 '9세 이상 24살 이하'를 청소년으로 구분합니다. 또한 2020년 시행된 「청년기본법」은 '만19세 이상 34세 이하'를 청년이라고 이야기하죠. 그만큼 청소년과 청년이라고 하는 그 연배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게 형성되어 있는데요.

저는 청소년과 청년을 연구하면서 그들의 문화를 바라보는 청소년지도사입니다. <청소년문화발전소>는 저와 같은 뜻을 가진 몇 분과 모여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는 프로젝트 팀으로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윤: 이야기를 듣고 나니, <청소년문화발전소>는 청소년 문화가 역동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 같은데요. 오경옥 소장님을 모시면서 [월간 청소년문화발전소]라는 테마로 정기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데, 청취자분들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청소년 문화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청소년 이슈에 대해 월마다 함께 의견을 나누고자 하거든요.

[지속가능한 사회]라는 주제에 청소년 이슈가 등장하는 이유는 대한민국이 인구절벽 시대에 들어서면서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중요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정책이나 사회적인 배려는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텔레비전 프로그램만 보더라도 청소년 프로그램이 없잖아요?

최근 회자되고 있는 ‘MZ세대’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없는 Z세대 청소년들을 위한 바람직한 내용은 나오지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 대한민국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청소년 문제를 시사해보자는 취지로 ‘월간’ 타이틀을 붙여서 소장님과 정기적으로 의견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오늘 소장님께서 두 가지 이야기 주제를 가지고 나오셨는데요. 첫 번째 이야기부터 한번 다뤄 볼까요?

◆첫 번째 이슈: 강남청소년쉼터 폐쇄된다

△오: 우리 주변에는 가출이나 가정폭력, 그 외의 여러 사정 때문에 가정 밖에 있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이 친구들을 위해 최근 다양한 청소년 시설들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그 중, 청소년 생활시설 및 보호시설인 청소년쉼터는 전국에 각지에 산재되어 있습니다. 서울의 25개 자치구에서 발생되는 청소년 문제들을 지역별로 해결하기 위해 각 구마다 시설이 마련된다면 정말 좋을 텐데... 그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보니 현재는 권역별로 청소년쉼터가 운영되고 있어요.

서울 청소년쉼터 중 한 곳인 강남청소년쉼터는 1998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역사적인 남자 청소년 대상의 단기 쉼터인데요. 지난 9월 3일 부동산 폭등으로 쉼터 전세보증금 마련하지 못해 시설을 폐쇄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카드뉴스를 보게 됐어요. 지금 쉼터 폐쇄 문제로 국민청원이 진행되고 있고, 한국 청소년쉼터 협의회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한 다른 청소년지도사 분들이나 사회복지사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함께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예산 부족의 이유로 청소년 시설이 없어져야 한다면, 돈이 있으면 청소년 시설은 존재하고 돈이 없으면 청소년 시설은 폐쇄되어야 한다는 것이잖아요? 이런 황당한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자 이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국민청원]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사회복지시설(청소년쉼터) 폐쇄를 막아주세요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601017

▲윤: 이 내용을 가장 상세하게 다룬 기사가 <오마이뉴스>의 기사인데요. 9월 6일 <오마이뉴스>에서 “부동산 폭등 탓, 강남청소년쉼터 폐쇄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발행했어요. <오마이뉴스>가 시민기자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기사를 작성하신 분이 청소년 관계자분이시죠?

△오: 기사를 작성하신 이영일 기자님은 한국 청소년 정책 연대의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계신 청소년지도사입니다. 이영일 선생님께 현재 발생한 강남청소년쉼터 사안을 전달 드렸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시고자 기사를 작성해주셨습니다.

▲윤: 기사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니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어떤 분이 “관계자들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냐”, “찾는 이가 없는 시설에 종사자만 있으면 뭐하냐”는 내용으로 댓글을 남기셨어요. 제 생각에는 이 분이 청소년쉼터가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시기 때문에 이런 댓글을 남기신 것 같은데요.

사실 청소년쉼터가 수요는 굉장히 많은데 공급이 부족한 시설이잖아요. 청소년쉼터가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위기에 빠진 청소년들에게 바로 도울 수 있을 만큼 그 수가 여유있어야 하는데 일반 시민 분들은 이런 상황을 잘 모르시는 거죠.

[오마이뉴스] 부동산 폭등 탓? "강남청소년쉼터 폐쇄 막아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 등장... "전세 보증금 급등해 시설 폐쇄 검토, 이해 안돼"
http://omn.kr/1v3l5

◆가출청소년쉼터에 대해 바로 알기

▲윤: 청소년쉼터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청소년쉼터’에는 앞에 두 글자가 생략되어 있잖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출 청소년쉼터’로 알려져 있지만 가출 청소년뿐만 아니라 위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죠?

△오: 지금은 ‘가출 청소년’이라는 말 대신 ‘가정 밖 청소년’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친구들을 ‘위기 청소년’이라고도 구분하지만, 가정 밖 청소년은 ‘청소년쉼터’에서, ‘학교 밖 청소년’은 ‘꿈드림센터’에서 지원하고 있어요. 이들 뿐 아니라 가정과 학교 안에 있는 청소년들은 ‘청소년수련관(청소년센터)’나 ‘청소년 문화의 집’,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죠.

지금 청소년쉼터 폐쇄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저희 밥벌이 문제 때문이 아닙니다. 현재 청소년쉼터에 의해 보호되고 있는 청소년들은 이 시설이 폐쇄되면 어디론가 나가야 하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습니다.

서울시에 있는 남자 청소년쉼터는 앞서 나온 강남 쉼터와 신림 청소년쉼터 이렇게 두 곳 뿐입니다. 일시 지원하는 강북청소년드림센터 내 일시청소년쉼터와 시립청소년드림센터 일시청소년쉼터가 있지만, 보호기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강남청소년쉼터는 구립 단기청소년쉼터로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가정 밖의 생활을 되돌아보거나 심리적인 치료를 받는 등의 안정적인 시간을 가져야할 필요가 있는 아이들은 단기청소년쉼터에서 중장기청소년쉼터로 연계 또는 이관하는 과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청소년쉼터에 대해 잠깐 덧붙여 말씀드리면, 일시청소년쉼터라는 곳도 있는데 길에서 “청소년쉼터”라는 글씨가 있는 버스를 보셨던 분들도 있을 거예요. 옛날에 MBC에서 청소년을 찾기 위한 버스가 등장하면서 아이들을 발굴했던 캠페인이 있었는데 그런 것처럼 청소년이 있는 곳을 찾아가기 위한 목적으로 이동형 일시 청소년쉼터가 있고, 서울시에서는 4개의 권역별로 운영되고 있어요. '여우별', '우리별'과 같은 애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편집자주: 2002년 MBC 교양오락프로그램 <느낌표>의 ‘하자하자-얘들아 행복하니’)

아웃리치 중인 작은별 이동쉼터 (사진출처: 서울시립(동남권·동북권)청소년이동쉼터 갤러리)


▲윤: 어린왕자가 살고 있는 소행성 이름 ‘B612’와 비슷한 것인가요?

△오: '너를위한작은별 B612'가 있고, '더작은별'이 있습니다. 현재는 동서남북 네 개의 권역에서 이동 쉼터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쉼터들은 매일 운영 시간이 달라서 서울시 이동 청소년쉼터를 인터넷에서 검색하시면 이동 쉼터가 매일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주: 여우별과 우리별은 http://www.foxstar.or.kr, 작은별과 더작은별은 http://b612.or.kr)

서울 뿐 아니라 전국 17개 시ㆍ도에서 일시청소년쉼터(고정형, 이동형)가 26개소 각 권역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동쉼터는 더 많은 곳에서 필요하지만, 각 자치구 예산 등의 한계로 운영하지 못하는 지역들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설명하는 이유는 가정 밖 청소년을 이동 쉼터에서 발견하면, 필요한 긴급지원을 받거나 일부는 상주형(고정형) 이동쉼터라는 드롭인센터로 보호 조치 됩니다.

서울에는 용산에 있는 드롭인센터(숙박은 여자청소년만 가능), 수유동의 강북청소년드림센터 일시청소년쉼터(남자청소년), 삼성동의 시립청소년드림센터 일시청소년쉼터, 은평구립일시청소년쉼터(여자청소년) 등에서 1일부터 7일 정도 일시보호를 받고 단기 청소년쉼터로 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해줍니다.

그런데 남자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있었던 강남청소년쉼터가 이제 사라진다는 겁니다. 여기서 보호받고 있던 아이들 입장에서는 울타리가 사라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윤: 말씀주신 이야기만으로는 아직 일반 시민 분들이 쉼터의 목적이나 필요성 그리고 쉼터에서 가정 밖 청소년들이나 위기 청소년들이 받을 수 있는 보호 혜택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실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시민의 시각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오마이뉴스> 기사의 댓글과 같이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일반인 입장에서는 복지를 위한 다양한 시설들이 있으니, 복지시설 전체를 하나로 뭉뚱그려 생각하실 수밖에 없는 거죠.

◆가출청소년쉼터는 혐오시설이 아닙니다

△오: 다양한 복지 시설들이 존재하지만 오늘의 이슈인 청소년쉼터 중심으로 이야기하자면, 이전에 서울 YMCA에서 청소년쉼터를 운영했을 때 사회적으로 가출 청소년들을 왜 도와줘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어요. (*편집자주: 서울 YMCA 청소년 쉼터는 1992년 10월 28일 개소하여 2009년 12월 말 폐쇄됐다.)

▲윤: 가출 청소년들을 도와줄수록 더 가출을 많이 할 것이라는 얘기였죠?

△오: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가출하는 청소년들은 사회에서 격리를 해야한다”는 등의 의견들도 많았죠.

▲윤: 가출 청소년을 문제아로 보고 소년원으로 보내야 한다는 식의 생각이 있었던 거죠.

△오: 제가 거주하고 있는 동네 쪽에 YMCA 청소년쉼터가 있었는데 동네 주민들 중에는 그 곳이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아시고 좋은 곳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셨던 반면, 집값 떨어진다고 한탄하시는 분들도 계셨거든요.

▲윤: 청소년쉼터를 혐오시설로 보는 거네요?

△오: 이런 의견들은 개인적인 생각이라 저희가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청소년쉼터가 가지고 있는 기능에 대해 강조 드리면서 필요성을 인지시켜드리고 싶어요.

우리 주변의 청소년들 중에는 가정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친구들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여러 문제 상황으로, 또 교도소에 가있는 경우 이 친구들을 케어해줄 수 있는 보호자가 없거든요.

가정에서 학대를 당하다가 탈출한 친구들의 경우, 이 친구들은 집 밖을 나와 어디로 가야할까요? 혹은 부모들이 갑자기 아이를 케어할 수 없는 상황(친척의 돌봄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 입원, 피난 등)에서 청소년들이 가정 밖 청소년이 되면 청소년쉼터가 이들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쉼터는 우리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기도 하고, 보호가 필요한 친구들을 주민들이 데리고 오시거나 저와 같은 청소년지도사나 사회복지사가 청소년을 쉼터에 연계할 수도 있습니다.

시설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안정된 잠자리와 먹거리를 포함해 의식주가 해결될 수 있도록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청소년 인권 보장을 위해 청소년들이 개별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청소년쉼터가 조금 더 자유로워졌는데요. 이전의 쉼터에서는 많은 인원이 인위적인 규칙 속에서 단체생활을 했다면 현재의 쉼터에서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을 준수하지 못했을 경우, 청소년 스스로가 대안을 제시하는 등 청소년쉼터가 민주시민의 역할을 준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능과 목적별로 따져보면 아직도 부족한 청소년 시설

▲윤: 지금까지 언급된 버스 형태의 이동식 쉼터, 강남청소년쉼터와 같은 단기 쉼터 외에도 중장기 보호가 가능한 쉼터나 그룹홈과 같은 쉼터가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각각의 시설별로 목적이 다를 것 같아요.

△오: 일시청소년쉼터, 단기청소년쉼터, 중장기청소년쉼터가 있고 조금 더 사회적 자립을 필요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청소년자립지원관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청소년쉼터는 2021년 7월말 기준으로 133개소가 운영중이다. 공공데이터포털 https://www.data.go.kr/data/3084536/fileData.do 참조)

그룹홈의 경우, 청소년 시설은 아니고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동복지 시설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룹홈에는 아동 청소년 대상뿐만 아니라 시니어나 장애인 대상으로 운영되는 그룹홈도 존재합니다.

공동생활가정들 중에서 아동공동생활가정이라고 분류되어 있는 곳들은 저희 청소년 시설과 연결될 수 있지만 각 시설마다 주무부처가 다르다보니 구분이 필요한 상황이죠. 그런데 이런 상황을 일반 시민 분들은 잘 모르시죠. (*편집자 주: 보건복지부는 ‘아동청소년그룹홈’,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쉼터’)

▲윤: 여성가족부가 담당하고 있는 시설인건가요?

△오: 여성가족부가 담당하는 섹터가 청소년 관련 시설들입니다. 예전에는 청소년센터를 청소년수련관이라고 명명했는데 지금 서울의 경우, 청소년센터로 칭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청소년문화의집이나 자연권 청소년 수련시설인 청소년수련원, 청소년야영장, 여행할 때 이용 가능한 유스호스텔 같은 곳도 청소년시설들인데요. 이러한 청소년 시설은 여성가족부가 주무부처로 관련 업무를 관장하고 있습니다.

▲윤: 관심이 없다면 이런 복잡한 내막까지는 모르기 때문에, 시민 분들은 다 똑같아 보이는 거죠. 청소년쉼터 하나 없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일반 서울 시민들 입장에서는 크게 경각심을 느끼지 못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조금 전 말씀하신 내용을 보면 남자 청소년을 담당하는 단기 쉼터는 단 두 곳밖에 없는 거잖아요.

△오: 제가 빼먹은 곳이 있네요. 강서청소년쉼터까지 포함해 서울에서 운영되는 남자 단기 청소년쉼터는 총 세 곳 있습니다. 법적으로 청소년쉼터가 보호할 수 있는 청소년 인원은 15명입니다.

▲윤: 그럼 3개 쉼터를 합쳐서 45명의 청소년밖에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이네요? 그 중에서 1개의 쉼터가 없어지면 거기서 15명을 보호할 수가 없게 된다는 것이고요?

△오: 법적으로 정해진 인원은 15명이긴 하지만 최대로 쉼터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20명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2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놓고 있거든요. 겨울철에는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이 더 필요한데, 만약 남자 청소년쉼터가 사라진다면 이 친구들의 대부분은 노숙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더 높은 거죠.

◆ 대체 10년 동안 강남구는 뭐했나?

△오:강남 쉼터가 운영 중단의 가능성을 미리 공지한 것에 대해 저희가 아이러니하게 느끼는 것은, 1998년 강남구에서 가정 밖 청소년들에 대한 문제를 공감하고 운영을 결정하면서 국가를 통해 운영되는 다른 쉼터와는 다르게 강남구 청소년쉼터는 자치구가 자발적으로 지역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호시설을 만든 곳이거든요.

▲윤: 한마디로 자치구에서 시작된 최초의 청소년쉼터인 것이네요?

△오: 강남청소년쉼터는 자치구의 자발적인 의지로 사업이 진행된 곳이죠. 그렇게 시작되어 지금까지 24년간 운영되어 왔는데, 갑자기 전세값이 너무 올랐다는 이유로 이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의아한 거죠.

왜냐하면 자치구 의지로 사업을 진행한 만큼 강남 지역의 땅값이 올라가는 건 누구나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예상 가능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들이 충분히 있었을 것이라 생각되거든요. 그래서 자치구 공무원들이 업무를 해태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거죠.

▲윤: 한편으로는 강남구에 왜 청소년쉼터가 필요한지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강남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사는 동네잖아요?

△오: 강남청소년쉼터가 생긴 1998년, 강남구와 서초구에 아파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소위 그 도시의 빈민들이 떠밀려 나가고 있었거든요. 그 당시만 해도 강남에 꽃동네, 산동네, 판잣집이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떠밀려간 친구들이 강남에 많이 몰렸었죠. 그리고 강남고속터미널에도 다양한 이유로 가정으로부터 탈출하여 서울로 상경한 전국 청소년들이 있었죠.

당시 각종 청소년문제 중에는 남자 청소년들이 호스트로 전락해 자신의 성을 사고 팔게 되는 문제도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상황에 놓인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제공하여 심리적인 안정을 찾게 해주고 교육을 통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죠. 당시 강남청소년쉼터는 가정 밖 청소년들이 다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던거죠. 그랬던 곳이 부동산 가격 폭등이라는 이유만으로 올해 말에 시설을 폐쇄해야 한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 거죠.

▲윤: 마음이 아프네요. 지금 강남구도 나름대로는 사정이 있어서 그렇겠지만, 조금 석연치 않은 것이 현재 강남구청장인 정순균 구청장이 ‘품격강남’을 이야기해왔거든요. 품격있는 강남인데 부동산 폭등 때문에 청소년쉼터를 자치구가 나서서 포기해버리는 형국인 거잖아요.

△오: 여기서 조금 더 깊게 이야기를 해보면, 강남 쉼터의 전세금 문제가 하루 이틀 문제는 아니었거든요. 사실 2012년까지는 강남구에서 2층짜리 단독 주택을 전세로 얻어서 사용했었어요. 그 이후 전세금이 너무 올라서 당시 구에서 전세를 얻을 수가 없었거든요.

이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강남청소년쉼터를 수탁하고 있는 법인이 일시적으로 공간을 제공하겠다고 해서 법인 소유 공간에 지금의 청소년쉼터가 들어가 있는 상태인거에요. 그러면 2012년부터 현재인 2021년까지 약 10여년 시간 동안 강남구는 대체 어떤 대책을 세웠냐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시간이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강남구의회를 설득하거나 예산 증액을 했어야 하는데, 자치구에서 스스로 만든 시설들인데도 10년 동안 대책 없이 손 놓고 있다가 이 문제가 다시 제기되니까 ‘운영 포기’라는 답을 줬다는 것이죠.

저희가 첫 번째로 제기한 문제가 현재 서울에 총 17개의 청소년쉼터가 운영되며, 단 3개 뿐인 남자 청소년을 위한 단기쉼터가 사라진다는 것인데요, 이 문제의 골자는 2012년부터 청소년쉼터의 존폐가 달린 예산 문제를 수탁단체가 해마다 문제제기해 왔음에도 명확한 대책이 없었다는 부분입니다.

▲윤: 방송을 녹음하고 있는 지금이 9월 10일로, 청원을 시작한지 딱 7일이 지났는데요. 지금까지 2,721명이 청원해주셨네요. 청원 마감이 10월 3일까지니까 저희 방송과 기사를 통해 마음이 움직이신 분들께서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서 힘을 보태주시면 좋겠습니다. 시민들의 의견이 모이고 생각이 모여야만 새로운 변화와 대안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이슈: 복지부보다 한 발 늦은 여가부의 ‘위기 청소년 자립지원 방안’

▲윤: 방금까지 저희가 나눈 이야기와 연결되는 내용일 것 같은데요. 9월 9일자 <여성신문>에 “여성가족부에서 위기 청소년 자립 지원을 24세까지 확대한다”는 기사가 나왔어요. 위기 청소년에 대한 자립 지원은 개선되고 있는 것 같은데, 앞선 쉼터 문제와 함께 이야기해 볼까요?

[여성신문] 여가부, 위기 청소년 자립 지원 24세까지 확대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622

△오: 이틀 전에 보호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을 24세까지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발표되었는데요. 이전에 청소년 범위를 「청소년기본법」에서 9세부터 24세로 정의했으니, 24세까지 지원되었던 것이 아니냐 생각할 수 있는데요. 「청소년기본법」에서는 청소년을 9세부터 24세까지 말하지만, 청소년 보호시설은 「청소년보호법」에 의한 만 19세 청소년까지 우선 보호하고 있어요. 이를 「청소년기본법」에 맞춰 24세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것이죠.

이런 확대 정책은 정말 반가운 일이죠. 하지만 제가 거론하고 싶은 부분은 정책적인 부분이에요. 앞서 강남청소년쉼터 폐쇄는 자치구 행정에 관한 문제 제기라면, 여기서는 주무부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합니다.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관련 업무를 수행해 왔지만, 주무부처로서 담당하는 것들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틀 전에 발행된 기사를 통해 사람들은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이 늘어난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그런데 지난 7월, 보건복지부에서 ‘시설 보호 종료 청소년이 24세까지 보호아동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어요.

2021년 7월 13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호종료아동 자립지원 제도>. 이번 여성가족부의 <위기 청소년 자립지원>과 무엇이 같고, 어떤 게 다른지 일반 시민 입장에선 혼란스럽다. (이미지 제공: 보건복지부)


그러면 일반 시민들이 볼 때,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것은 무엇이고,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것은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거죠. 이 부분은 제가 앞서 아동청소년그룹홈(공동생활가정) 설명했던 아동복지시설이 「아동복지법」에 의한 시설이며, 만 18세까지 아동으로 분류되어 있어요. 여기서 주무부처 간의 힘겨루기가 등장해요. 동일한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친구들이 이용하는 시설 형태에 따라서 어떤 곳에서는 아동으로 분류되고, 어떤 곳에서는 청소년으로 분류되어 제공받는 서비스들은 유사하지만 적용되는 부분들이 각각 달랐다는 것이죠.

아동복지시설에서는 만 18세에 시설에서 퇴소하면 정착 지원금이 제공됩니다. 그게 약 500만 원 정도 되는데요. 500만 원 가지고 어떻게 자립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죠. 예전에는 500만 원으로 월세살이가 가능했을지 몰라도 요즘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죠.

그래서 요즘에는 아이들이 독서실이나 고시원에서 본인들이 머물 수 있는 터전을 만들죠. 이 예산도 상반기에 빨리 신청해야 온전하게 받을 수 있지, 하반기에 예산이 소멸되면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자립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도 있어요. 이제 막 고등학교 졸업한 친구들이 그 돈 가지고 세상 밖에서 혼자 살아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거죠. (편집자 주: 9월 9일, 서울시는 자립정착금을 500만 원에서 1천만 원으로 2배 증액하는 것으로 정책 발표)

이 부분에 대한 문제는 저희 청소년분야 뿐 아니라 사회복지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던 문제이기에 아이들이 자신의 주거지를 만들거나 구체적인 삶의 방향성을 설계할 수 있을 때까지 사회적으로 기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연령이 확대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내용을 지난 7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했죠. 근데 이와 여성가족부가 유사한 내용으로 가정 밖 친구들이나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자립 지원을 24세까지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이죠. 물론 대상자들이 겹치지는 않습니다만 이런 사업들이 통일되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겁니다.

▲윤: 보도자료를 보면 여성가족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9개의 관계 부처 합동으로 위기 청소년 지원체계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오: 모든 정부 부처들이 합동으로 이런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기는 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이런 사업들이 통일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혼동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주무부처들이 합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은 맞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가 국토부와 함께 논의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이런 정책을 수행하는 시점들이 있을 때마다 보여주기 식으로 보인다는 거예요.

물론 정책 발표 시점들이 약간씩 차이가 있고 각 부처별로 장관협의회나 총리보고에 의해서 각각 골자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발표 시점들이 동시에 일어나거나 진행되면 아동의 기능이나 청소년 기능 등에 대해 볼 수 있는데 이번처럼 발표되면 여성가족부가 뒷북을 치는 것처럼 보이죠. 그러면 아동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가 굉장히 빠르게 정책을 시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여성가족부의 정책 시행에 대해서는 저희 청소년계나 청소년들이 직접적으로 움직임을 느끼기가 힘들다는 것이죠.

◆ 우리 사회에 청소년 안전망이 필요함을 깨달아야

▲윤: 오늘이 소장님과의 첫 시간이었는데요. 크게는 한 가지, 세부적으로는 두 가지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강남청소년쉼터가 폐쇄된다는 내용을 가지고 위기 청소년의 자립 지원까지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소장님께서는 함께한 첫 시간 어떠셨나요?

△오: 저는 청소년 현장에 있는 청소년지도사이고 사회복지사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를 거론한 각각의 입장들도 이해하지만, 앞으로는 대상자들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산이나 정책적인 부분도 고려되어야겠지만 이런 모든 상황에 대한 피해는 청소년들이 본다는 것입니다. 이 친구들이 온전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곳들이 사라져버리면 이 친구들은 사회의 돌봄을 받기 어렵게 되는 것이죠.

예산과 관련된 행정처리가 어떻게 수반되는지 잘 모르지만, 예산에 의해 청소년쉼터가 폐지되는 행정적 결정이 내려질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 사회에 청소년 안전망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자치구가 이 시설을 폐쇄하는 것 자체가 이 사회의 안전망을 없애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을 던져봅니다. 대상자를 먼저 생각해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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