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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일본의 방일 외국인 여행객(インバウンド) 증가 정책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정회주 전문위원 승인 2023.07.03 15:58 의견 0

연간 방일외국인 현황 (출처: 일본정부 관광국)


1. 코로나19 봉인 해제

지난 2020년 이후 일본 코로나19의 대표적인 방역대책인 “적군이 육지에 오르기 전 바다에서 해치운다”는 의미의 미즈기와(水際)대책 추진으로, 외국인의 방일이 거의 중단되었다가 2022년 후반부터 완화조치가 이루어지며 방일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미즈기와 대책 완화뿐 아니라 엔저현상도 방일 여행객 증가에 기여하고 있는데, 2023년 1월부터 5월 중 방일한 총 8,638,500명의 외국인 여행객 중 한국인의 방일이 1위로 2위인 대만보다 거의 두 배를 차지(2,583,400명, 29.9%)하고 있다.

2. 일본의 관광소비 중요성 인식

일본에서 관광소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역사적 계기는 에도시대의 참근교대(参勤交代)라고 한다. 참근교대는 에도 막부가 각 번의 다이묘를 1년에 한 번 자신의 영지로부터 에도로 이동하여 거주토록 했던 제도인데, 대규모 번에서는 에도를 오가면서 수천 명 규모의 이동이 이루어진 바도 있다. 참근교대로 인해 전국 각지 대규모 소비활동이 이루어지면서 지역경제에 큰 효과가 있었을 뿐 아니라 일반 민중이 가도의 청소나 유지 관리를 실시하는 일자리 창출효과도 있었다.

현대에 와서는 2003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의 관광입국 선언으로, 당시 목표이었던 방일객 수 연간 1천만 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게다가 최근에는 대도시 혹은 엔터테인먼트 시설도 없는 조용한 지방으로의 여행, 즉 일본인도 가질 않는 곳에 외국인들이 여행을 가는 현상이 있는데, 이는 단체관광에서 개인여행으로의 기호가 변하면서, 각 지역의 인터넷 홍보를 보고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어 일본정부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엔화환율 (출처: 하나은행)


3. 일본인의 국내여행과 외국인 방일자의 소비 규모

관광청 조사(旅行・観光消費動向調査, 2023.4.28.)에 의하면 일본인의 2022년 국내여행 소비액은 17조 1,929억 엔이고 이를 1인 1회로 환산하면 41,146엔이다. 반면, 방일 외국인의 소비액은 총 8,987억 엔으로 1인 1회당 여행지출은 23만 5천 엔이다. 총액은 일본인 국내여행 소비액의 5% 수준에 불과하지만 1인당 소비액으로 따지면 방일 외국인들의 소비가 일본인들의 국내여행 소비보다 5배 이상 높다.

한편, 방일 여행객은 재(再)방문자들이 많으므로 다수가 일본문화에 익숙해 있고, 대도시보다 남들이 가지 않는 지방 방문을 통해 색다른 일본문화를 경험하고자 한다. 특정 국가에서 온 여행객들을 피해 다니는 여행객도 증가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료칸에서 온천문화를 경험하는 것도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SNS를 즐기는 청년층들에게는 벽지여행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 및 최북단 홋카이도 홈페이지의 한글 홍보 페이


4. 일본 정부의 방일 외국인 증가 유도 정책

일본정부는 2030년에는 6,000만 명이 일본을 방문해서 15조 엔을 소비토록 한다는 목표(2021.6.18., 관광청, 上質なインバウンド観光サービス創出に向けた観光戦略検討委員会)를 가지고 있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일본정부는 ‘인바운드 본격적 회복을 위한 정책 패키지’에 4개의 핵심정책을 발표(관광청, 2022.10.28.)하면서 관계 성․청의 책임도 제시하였는데, 구체적으로는 ①특별한 체험 제공(양조장[국세청]․미식[관광청] 투어, 영빈관 특별기획[내각부] 등), ②대자연의 매력을 살린 새로운 체험 제공(자연과 접촉하는 액티비티 등 2026년에는 세계적으로 173조 엔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하에 경쟁력 높은 스노우 리조트 형성[관광청], 농촌생활[농수성], 사이클 투어[국교성], 국립공원이용 거점 경관개선사업[환경성] 등), ③관광 및 아트, 스포츠, 테마파크 관련 이벤트 등을 통한 전국 각지로의 유치 촉진, ④SNS나 TV CM을 활용한 전략적 발신 및 CIQ 체제의 고도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엔저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단기적으로 방일 외국인 소비 5조엔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추가해서 일본은 작년에 ‘지방에서의 고부가가치 방일 관광객을 위한 관광지 만들기 액션플랜’(2022.5.31., 관광청, 地方における高付加価値なインバウンド観光地づくりに向けたアクションプラン)도 공표했다. 주요 내용은 100만 엔 이상 소비하는 고부가가치 여행층이 방일 여행객의 1%에 불과하지만 소비액은 11.5%에 달한다는 것에 착안하여 이들을 대상으로 ①매력적 콘텐츠 발굴, ②지방 고급 숙박시설 구비, ③인재 개발(송영, 가이드 등), ④해외 유력 고부가가치 여행자 유치 인맥 연결과 해외 세일즈 강화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같은 일본의 정책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일본이 오랜 시간을 두고 일관된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기간을 보면 한국으로의 관광객은 오히려 일본보다 많았다. 하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이같은 차이는 더욱 커졌을 수도 있었다. 여기에는 2003년 이후 자민당 정권이 추진하는 방일외국인 정책 소위 인바운드 정책을 꾸준하게 추진해 왔던 결과로 보여진다.

또한 전국 각 지방을 포함한 ①지역별 매력을 발굴하고 ②어떤 관광객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대상을 구체화하면서 ③이를 홍보해야 할 것이다. 2019년 기준으로 방한 일본인의 사례를 기준으로 보면 최근 3년 내 재방문율은 73.7%이다. 이 가운데 4회 이상 재방문이 절반을 차지(49.9%) 한다. 하지만 방한 방문지(중복응답)를 보면 서울(72.7%) → 부산(16.1%) → 경기(7.7%) 순으로 서울에 치중되어 있으며, 그나마 서울, 부산을 제외하면 거의 방문하지 않거나 소수에 불과하다. 일본인들이 한국을 방문해서 여행을 하게되면 쇼핑과 식도락 관광에 치중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특색이 있는 아이디어만 있다면 우리의 지방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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