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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프로야구] 다시 5월에 재현된 한화 감독의 시즌 도중 불명예 퇴진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4.05.27 13:28 의견 0

2023년 5월에 이어 2024년 5월, 한화 이글스의 감독이 불명예 퇴진했다. 한화는 5월 26일 SSG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비로 취소된 직후 최원호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이미 그의 퇴진은 5월 들어 한화가 큰 부진에 빠지면서 대두되기 시작했지만, 5월을 넘기지 못하고 현실이 됐다.

그의 퇴진은 지난 시즌 수베로 감독의 퇴진과 유사성을 보인다. 시기가 비슷하고 수베로 감독 퇴진 당시 한하는 부진을 벗어나 상승 반전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시점이었다. 이번 최원호 감독의 퇴진 시점 역시 한화가 상위권 팀인 LG, SSG와 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한 직후였다. 하지만 하위권으로 쳐진 팀 상황 속에서 잠깐의 반전으로는 안팎의 퇴진 압력을 극복할 수 없었다.

한화는 최원호 감독의 퇴진과 함께 대표이사까지 퇴진하면서 시즌 중 대대적인 팀 개편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한화는 올 시즌 부진과 부상이 겹친 외국인 투구 페냐의 교체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다. 페냐는 올 시즌이 한화의 세 번째 시즌으로 안정감 있는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뛰어난 구위에 이닝 소화능력, 가성비를 함께 한 투수였던 페냐는 올 시즌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했지만, 6점대 방어율에 3승에 그치고 있다.

이에 교체 가능성이 커지는 시점이었다. 그는 5월 26일 SSG전에서 선발 등판 예정이었지만, 비로 등판하지 못했다. 이 시점에 메이저리그에서 경력의 한 외국인 투수가 KBO 리그 구단과의 계약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그 계약을 한 팀이 한화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폐냐의 교체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부진한 윈나우 시즌과 감독 전격 경질

이런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할 만큼 한화는 올 시즌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한화 스스로 올 시즌은 리빌딩을 끝내고 윈나우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이를 위한 전력 보강도 있었다. 이미 2023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LG의 중심 타자 채은성을 FA 영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롯데의 주전 내야수이자 중심 타자였던 안치홍을 영입해 타선의 무게감을 더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한화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SG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외야수 김강민을 영입해 약점이 외야 뎁스를 더했다. SSG에서 방출된 우승 포수 이재원을 영입해 포수진을 두껍게 했다. 전력 보강의 화룡점정은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영입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지만,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하지 않고 한화와의 계약을 택했다. 한화는 그의 영입 가능성을 가지고 샐러리캡을 비워두는 등 대비를 했고 스프링캠프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전격적인 계약을 했다.

류현진의 영입은 야구팬들에게 큰 관심사였다. 그가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현역 메이저리거이고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화려한 이력, 올림픽 등 국제 대회 활약 등으로 살아있는 레전드가 다름없는 투수이기 때문이다.

한화는 류현진의 복귀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다. 그만큼 류현진의 복귀는 큰 화제성이 있었다. 무엇보다 전력 상승효과가 크게 기대됐다. 류현진은 사실상 외국인 투수 한 명을 더 영입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한화는 검증된 외국인 투수 산체스와 페냐, 두 외국이 투수에 류현진, 지난 시즌 국가대표 에이스로 그 위치가 격상된 파이어볼러 문동주와 1차 지명 신인 황준서 또는 베테랑 김민우, 장민재 등 5인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한화는 하위권 성적에도 불펜진의 경쟁력은 분명히 인정을 받았다. 마운드에서만큼은 이전 시즌과 달리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시즌이었다. 류현진 효과였다. 여기에 타선은 국가대표 4번 타자로 성장한 노시환에 채은성과 안치홍 두 FA 선수가 중심 타선의 무게감을 더했다. 그동안 내부 육성을 통해 두꺼워진 야수진의 뎁스는 선수 부족에 시달리던 한화가 아니었다.

류현진 효과와 시즌 초반 돌풍

이렇게 부푼 기대 속에 시즌을 시작한 한화는 개막전 패배가 있었지만, 이후 7연승 돌풍을 일으키며 선두권에 자리했다. 이를 두고 한화 팬들은 한화가 긴 침체를 극복하고 높게 비상하는 시즌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그만큼 한화는 투. 타가 조화를 이루고 이전과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무엇보다 류현진이 리그 적응 등의 문제로 완벽한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한화의 기세는 4월 들어 급격히 내림세로 돌아섰다. 1위로 4월을 시작한 한화는 이후 추락이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순위가 급전직하했다. 1위였던 성적은 4월이 끝날 시점에 최하위권으로 쳐졌다. 당시 롯데가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던 상황이 아니었다면 최하위가 되고 이상하지 않았다.

한화는 외국인 타자 페라자가 예상을 뛰어넘은 활약을 하며 타선을 이끌었지만, 노시환과 채은성, 안치홍 등 주력 타자들의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이는 타선의 생산력을 떨어뜨렸다. 결정적으로 마운드가 시즌 플랜을 흔들었다.

류현진이 압도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고 두 외국인 투수는 기복이 있었다.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문동주는 시즌 초반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한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한화는 2군에서 황준서 등 젊은 투수들을 콜업해 선발 마운드의 빈자리를 채웠고 일정 성과도 있었지만, 내림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여기에 경기 운영과 관련한 아쉬움도 있었다. 이는 최원호 감독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됐다.

최원호 감독은 한화에서 오랜 기간 육성 부분에서 일했고 감독 대행 경험도 있다. 구단에 대한 이해도가 깊었다. 그가 지난 시즌 도중 수배로 감독이 전격 퇴진하는 상황에서 최원호 감독이 감독으로 선임된 배경이다. 구단을 잘아고 팀 리빌딩을 주도적 역할을 최원호 감독은 신선함도 있었고 당시로는 적절한 선택이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제는 성적이 필요한 시점에 보다 중량감 있는 감독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지난 시즌 도중 감독직에 올랐던 최원호 감독은 올 시즌이 그의 역량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의 시간이었다. 성적에 필요한 전력도 보강이 됐다. 1군 감독으로 온전히 시즌을 시작하는 최원호 감독에게는 상당한 압박감이 될 수 있었다. 3월에는 7연승 돌풍과 함께 감독 역시 호평을 받았지만, 4월 이후 급 하락하는 팀 성적은 최원호 감독에 대한 평가를 부정적으로 변화시켰다.

팀 성적과 감독에 대한 평가가 연동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그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최원호 감독으로서는 5월 반등이 절실했지만, 한 번 떨어진 순위는 반등하지 않았다. 보살 팬들이라 불리며 팀 성적아 하위권으로 밀리는 상황에도 홈구장을 가득 메웠던 한화 팬들 역시 점점 감독 비토 분위기가 커졌다.

다시 재현된 감독 잔혹사

들리는 소식에서는 최원호 감독이 이미 사퇴 의사를 밝혔고 하기도 했지만, 한화는 그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한화는 최근 감독이 시즌 중 불명예 퇴진하는 전통 아닌 전통이 만들어지는 상황을 가능하면 막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팬 여론까지 악화하는 상황에 결단을 내렸다. 그와 함께 대표이사 사퇴가 이루어지면서 감독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는 인상을 지우려 했다.

하지만 또다시 감독 불명예 퇴진 잔혹사가 이어진다는 점은 팀 역사에서 유쾌한 일이 아니다. 상당한 투자를 했음에도 하위권에 머무는 성적은 감독의 역량 부족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함께 하위권의 동반자가 되고 있는 롯데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한편으로 어느 프로 스포츠에서든 감독이 파리 목숨인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함으로 다가온다.

한화는 다시 한번 변화를 택했다. 한화는 빠르게 신임 감독을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외부 인사가 유력하고 지명도 있는 인사의 신임 감독 부임이 예상된다. 김성근 감독 퇴진 이후 외국인 감독 선임, 레전드 출신, 내부 인사의 발탁 등으로도 반등시키지 못한 팀 분위기를 변화시킬 카리스마 있는 인사가 차기 감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에게는 한층 커진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이겨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만약, 감독 교체에도 한화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신임 감독과 프런트 모두 상당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큰 폭풍에도 비껴간 손혁 단장 역시 그 자리를 지키기 어려워 보인다. 현시점에서는 손혁 단장이 팀을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야구에 대한 관심이 큰 모기업 수뇌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최원호 감독 경질 역시 더 높은 곳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감독 경질이 한화의 팀 분위기를 다시 상승 반전 시킬 수 있을지 한화로서는 5월이 가기 전 충격 요법의 효력이 나와야 한다.



사진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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