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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목적이 일류 대학교에 보내는 것이었나?(4)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15)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2.11 15:41 의견 0

다음은 국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사교육에 대한 논쟁이 있던 시절부터 정부에서는 사교육을 잡겠다고 소리쳤지만, 실패했다. 오히려 혼선만 가져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 혼선을 틈타 새로운 사교육 시장만 개척됐다. 최근에 불거진 유치원생 영어 교육과 관련한 것이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차라리 사교육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바에는 공교육처럼 사교육에도 보조를 해주는 것이 더 많은 지지를 얻을 것이다. 실제로 사교육도 부익부 빈익빈으로 나눠져 있어서 불평등한 상황인데, 공교육을 운운하면서 우왕좌왕할 바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통 큰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공교육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음을 많은 자료들이 보여준다. 정규과정 12년을 통해 배우는 것이 2010년대나 1990년대나 크게 다를 바 없다. 아래는 웃픈 가상의 사례이다.

100년을 자고 일어나 21세기를 맞이한 ‘윙클’이라는 사람은 스마트폰, 게임기, 공항, 병원 등을 보고는 깜짝 놀라는데, 교실에 들어서서는 “오 여기는 학교잖아. 1906년에도 이거랑 똑같은 교실에서 공부를 했지. 칠판 색만 녹색으로 바뀌었구먼.”

이라고 말한다.

학력고사에서 수학능력시험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입시교육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내신을 강화하고 수시모집을 늘려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입시의 기회를 주고 있다고 하지만, 결국 명문대 원서접수 수익만 늘려 줄 뿐이다.

필자가 몇 년 전에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면,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수시 모집 시, 당시 경쟁률이 90 대 1로 경쟁률이 상당히 높았는데, 그날이 수시 입시 날인지 모르고 학교에 갔던 필자는 학교 어디에서도 공부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입시 학생들도 많았지만 그들과 동반해서 온 부모님들과 지인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었다. 도서관은 물론, 학내 벤치도 앉을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그날 수시 입시에 등록한 후배에게 물어봤다.

▲ 수시 입시를 위해 모인 수험생들 ⓒ 출처: 연세대학교 홈페이지

필자 : (어이없는 목소리로)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학생들이 연세대학교 수시에 지원하는 거지

후배 : (웃으면서) 혹시, 운이 좋으면 붙을 수도 있다는기대감에 한 번 지원해 보는 거죠.

필자 : (더 어이없는 목소리로) 그렇다면, 실력도 안 되는데지원하는 거야

후배 : (멋쩍어 하면서) 대부분은 그렇다고 보시면 돼요.

아마도 일류 대학교에 원서를 넣고, 시험을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이나 부모님들께는 어느 정도 위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12년간 공부하고 학원도 다니고, 하고 싶은 것도 못하면서 살았을 테니, 적어도 명문 대학 원서라도 써봐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현상은 미국의 교육제도에 많은 영향을 받은 탓일 수도 있다(일류대를 선망하는 현상은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미국의 노벨상 수상자의 49퍼센트가 상위 5개 대학에서 나왔으며, 과거에는 지역의 대학에서도 양 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것은 명문 대학교에 입학하고 졸업을 하더라도 취업난에 허덕인다는 답답한 현실은 왜 모를까(최근에 대학교 진학률이 70% 아래로 떨어진 이유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되지 않는 현실로 분석하는 기사도 있다 )

현재 교육 방법, 즉 일류 대학의 입학만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교육 집착은 절대로 미래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 MB 정부 당시 마이스터고교 등을 육성하고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일정 수준 이상의 직업과 삶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교육을 개혁하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실패했다. 실패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마이스터라는 독일의 교육제도와 철학을 한국 현실에 적용시키지 못하고 그저 명칭만 바꿨기 때문이다. 즉, 알맹이는 없이 껍데기만 바꾼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초등교육에서도 벌어진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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