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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유나의거리] 길 위의 사람들(16) "전통시장에서

성유나 작가 승인 2019.03.13 20:28 의견 0

▲ 전통 시장에서 ⓒ 성유나 작가

한달 전 바람도 쐴 겸 간 곳은 오래된 전통시장이었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골목에는 고양이들만이 낯선 사람들을 경계하고 있었다.

▲ 전통 시장에서 ⓒ 성유나 작가

어린 시절, 춘천의 중앙시장은 엄마와 함께하는 나들이었다.

'육림극장' 길거리에는 튀김 냄새가 진동했고 시장 골목을 따라서 푸른 야채와 윤기가 흐르는 생선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시장은 알록달록한 옷들이 살랑거리는 곳이다. 풍요롭다는 단어가 어울리는 곳이기도 했다. 시장에 도착하면 엄마는 항상 나와 형제들에게 따뜻한 팥빵 한 개 씩을 손에 쥐어 주었다. 아껴 먹느라 마지막 한 입이 식어있고는 했다. 시장 바닥의 흥건한 물 때문에 질퍽이는 소리가 들려도 내 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 전통 시장에서 ⓒ성유나 작가

유일하게 싫었던 것은 돼지머리가 진열되어 있는 순댓국 골목이었다. 순대를 사러 가야 할때면 나는 홀로 골목 입구에서 사람 구경을 하며 엄마와 형제들을 기다렸다. 중앙시장을 빠져 나오면 겨울연가 속 명동 거리가 이어졌다. 나는 그 길을 지나 효자동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재미있고 행복했다.

소도시의 고요한 재래시장에서 어린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코끝이 찡했다.

▲ 전통 시장에서 ⓒ 성유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