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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단위 포럼을 하자!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63)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4.29 11:52 의견 0

자, 이쯤 되면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눈치챈 독자도 있을 것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다. 오죽하면 서울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 서울에 실제로 다녀온 사람을 이긴다는 옛말이 있겠는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구 시민은 당당해야 한다. 무지해서 막무가내로 주장하고 억지 쓰는 무모함이 아니어야 한다. 제대로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대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관공서와 학계는 시민들의 이해를 위한 강연과 세미나를 꾸준히 개최해야 한다. 단, 규모가 커서는 안 된다. 기초단위 의원이 속한 주민자치센터를 중심으로 실행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시차원의 토론은 보다 심도 있는 정책적 내용을 다루는 토론으로 진행해야 한다. 관공서에서 크게 개최하는 콘퍼런스는 일반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고, 기본적 지식 없이 참석하면, 오히려 흥미를 잃게 만들게 한다.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구먼’라고 하는 무관심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작은 단위 포럼이 기본이다. 클레이 존슨의 ‘똑똑한 정보 밥상’에서는 정보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너무 거시적인(세계, 혹은 국가적인 차원)에만 관심 갖지 말고 본인이 속 한 지역사회에 대한 정보에 관심 가질 것을 조언한다. 그리고 존 나이스비트는 1982년 ‘메가트렌드’에서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면서 지식에 목말라할 것이다.”

라고 했다. 정보가 너무 많아도 취사선택할 때 어렵다. 이런 상황은 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 파고에 휩쓸리다가 소화 시킬 수 없는 짠물만 먹고 ‘캑캑’거리는 꼴과 다를 바 없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생활과 관련 있는 내용들을 듣고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미디어를 통해 세계적인 차원의 AI, 자율주행자동차, 빅데이터 등에 관심도를 줄이자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내용들이 내가 사는 지역에 어떻게 반영될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

4G가 서울보다 늦게 개통됐고, 본동은 동성로보다 늦게 개통됐던 사실을 대부분 대구 시민들은 몰랐을 것이다. 디지털 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차별은 지역주민이 알아야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서울과 대구는 다르다. 다름이 차별해야 하는 조건은 아니다. 그 특색을 존중하는 의미에서의 다름이다. 그 다름을 가치(value)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에게 먼저 필요한 정보를 알려 줘야 한다.

그 의무가 관공서와 지역 학계 등에 있다. 특히 지방분권 시대에는 지역 관공서는 지방정부 수준으로 역할을 해야 하고, 지역학계도 다른 지역과 경쟁해서 앞서 나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런 성장과 능력은 지역 시민들과의 밀접한 교류를 통한 신뢰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장(場)이 필요하다. 바로 ‘작은 단위의 포럼’이다. 그리고 이런 작은 수준의 포럼은 지방분권 시대의 적절한 장(場)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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