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성엽 의원 "동학농민혁명은 근현대사의 시발점, 헌법 전문에도 포함되야"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특집(2)] 유성엽 의원(하편) - 국가유공자 지정, 세계화, 헌법전문 반영 등 남겨진 과제들

윤준식 기자 승인 2019.05.10 10:11 의견 0

동학농민혁명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뜻깊은 해와 첫 기념일인 5월 11일을 맞아 특별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편에서는 동학농민운동 선양사업과 국가기념일 제정을 위해 힘써 온 유성엽 의원을 통해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이 제정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하편에서는 국가기념일 제정 이후의 과제와 동학콘텐츠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습니다.

▲ 유성엽 의원은 2002년 정읍시장 선거에 출마 당시 <전봉준 장군이 100년만에 꺠어난다면!>이라는 저술을 통해 출사표를 던질 정도로 동학농민혁명과 정신에 관심이 많은 정치인이다. ⓒ 이정환 기자

▶ 미리 사전 질문지를 보내드린 것도 아닌데,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며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동학과 인연이 있으셨는지요

☞ 유성엽 의원: 아무래도 정읍 출신에 4년간 정읍 시장을 했고, 정읍고창의 국회의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가장 큰 역사 사건이 동학농민혁명 아니겠어요 책자같은 거 있으면 한 번이라도 더 읽어보게 되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조예있는 분들의 말씀을 듣기도 하고... 자연 발생적으로 알게 되고 느끼게 된 거라 해도 되겠죠.

▶ 저서 목록에 <전봉준 장군이 100년만에 깨어난다면!>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는 걸로 나오는데요

☞ 유성엽 의원: 2002년 정읍시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생각했을 때 출사표로 낸 책인데, 전봉준 장군이 서거 당시의 연세가 42살인 것으로 알아요. 제가 출마했을 때가 43살로 비슷한 나이였어요. 그래서 전봉준 장군이 100년 만에 깨어난다면 과연 어떤 정치를 할까, 이것을 풀뿌리 자치의 시각에서 생각해 보려 했지요.

전봉준 장군이 근대화와 민주화의 기치를 들고 동학농민혁명을 주도했고, 동학농민혁명을 통해서 시작된 집강소 통치는 주민 대표들이 스스로를 통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민자치의 지방자치의 원형으로 생각했어요. 따라서 정읍은 동학농민혁명의 고장답게 가장 모범적인 지방자치를 해야 하는 곳이 아니냐는 포부로 출마했죠.

그런 생각으로 임했기 때문에 “유성엽이 정읍시장할 때 정읍을 깨끗하고 발전적으로 변모시키려 노력했다”고 평가받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보람을 갖고 있습니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문제에 있어서도 유성엽의 정치적 입장 때문에 애매모호하게 정하는 것은 동학농민혁명 정신에도 위배되고 희생된 선조들을 더럽히는 일이다, 어떤 정치적 부담이 오더라도 정면돌파해야 한다 마음먹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 유공자 예우 문제 등 남겨진 과제 매우 많아

▶ 앞으로의 과제가 남아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유성엽 의원: 국가기념일 제정이 되었지만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행동이 보다 전국화되어야 하고 보편화되어야 합니다. 어디 한 군데에 붙들려서는 안 됩니다. 정부차원에서 고창 파랑새공원 사업에 관심을 보여주고 무장 포고지역을 승격하고 지원해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나아가 세계기록유산 등재신청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독립유공자 지정 예우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과 예우에 관한 특별법을 보면 1차로 1894년 무장기포 이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했고, 2차는 1892년 삼례집회 참여자 이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 지난 5월 2일 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진행된 특강의 강사로 나선 유성엽 의원 ⓒ 유성엽 의원 페이스북

그러나 독립유공자 예우 법률을 보면 특정시점 확정하지 않고 일제 침탈에 맞서 싸운 분들을 예우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1895년 을미사변에 참여한 분들도 독립유공자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불과 1년 차이밖에 되지 않는데 1894년 동학 혁명 참여자들은 제외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명확하게 해 독립유공자로 지정해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2018년에 개헌안이 나왔으나 무산되었는데, 차후 개헌이 이루어질 때 동학농민혁명이 헌법 전문에 포함되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는 상해 임시정부부터 규정이 되어있지만,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시발점이 된 동학농민혁명부터로 해야 합니다. 동학농민운동이 있었기에 의병활동이 있었고, 독립운동, 4.19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시민항쟁, 촛불시민혁면까지 이어졌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을 헌법전문에 담는 것이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다시 명확하게 정리하고 규정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 대중화된 콘텐츠 통해 동학농민혁명정신 이어갈 수 있길

▶ 최근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드라마 <녹두꽃>이 방영되고 있는데요, 동학과 관련한 콘텐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유성엽 의원: SBS의 드라마 <녹두꽃>을 통해 동학농민혁명이 전파를 타고 온 국민들의 안방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고, 상당히 시청률이 높은 것으로 들었습니다. 저도 봤는데, 흥미롭게 잘 구성을 했더군요. 이런 분위기를 잘 이어가면 폭발적인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이 전개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읍시장 재직 시절, 정읍 쌀의 브랜드가 ‘동학농민혁명 쌀’이었어요. 쌀이라는 것은 보통 여자가 많이 선택하는데, 동학농민혁명 쌀이 팔리겠냐고 반문했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이 숭고하고 길이 선양해 나가야 할 일이긴 하지만, 어느 어머니가 자기 아들이 혁명 투사가 되는 것을 반기겠어요 동학농민혁명을 선양하더라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요.

▲ 드라마 <녹두꽃>과 같은 콘텐츠는 동학농민혁명 당시의 역사적 상황과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대중화해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 SBS 홈페이지

그런 의미에서 대중화를 위한 노력이 많이 진행되어 지금까지도 동학농민혁명으로 영화 만들면 어떠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흥행에 성공할까 염려했거든요. 이번 <녹두꽃>은 제목도 잘 잡은 것 같아요. 녹두장군 전봉준을 통해 동학을 연상시키면서 꽃이라는 것을 통해 대중화에 기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내용도 이복 형제간의 갈등과 인간의 본성문제, 그러면서도 정의를 외면하지 않는 보부상 활동 등을 통해 현실의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정의에 대해 번민하는 내용이 재미를 불러왔습니다.

이렇게 기본 뜻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동학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공감대를 넓혀가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찬성합니다. 드라마 <녹두꽃>을 보면 작가의 상상력이 많이 발휘되어 있습니다. 흥미가 뒤따라야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공감도 하고... 그러면서 큰 틀에서 동학농민혁명 정신과 뜻을 모아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앞으로의 선양사업을 위해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지역들을 아우르는 행사나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 유성엽 의원: 아주 좋은 생각이에요. 동학농민혁명이 만석보 수세사건으로 인해 사발통문이 작성되고 1월 고부농민봉기, 무장기포 순으로 이어지잖아요 전주 입성일도 의미가 있는 날이라고 생각해요. 특정한 날이 국가기념일로 정해졌다고 해서 그 지역이 동학농민혁명을 독점하고 소유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중화, 전국화, 세계화가 필요하고 동학농민 정신을 오늘날에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어디서 발생했는가가 그것 만큼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지역, 전 국민의 관심 하에 동학관련 축제, 선양사업들이 이어지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함께할 수 있는 한 함께하면 좋을 듯 합니다. 부안, 전주, 고창, 이밖에도 전국적으로 많은 지역이 있으니까 동학농민혁명의 유적이나 사건들을 잘 정리하며 선양해가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침)

※ 취재와 기획에 도움을 주신 <동학컨텐츠연구회>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