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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 ‘플라뇌르’의 산책을 마치며(2)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75)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5.16 14:40 의견 0

필자는 지금까지 대구의 산책자로 살아왔다. 그리고 이러한 어슬렁거림은 ‘이제 그만!’ 본격적으로 참여자, 즉 대구 시민으로서 살고 싶다. 대구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시작한 필자는 3년 동안 대구에서 겪었던 좋지 않은 경험들을 솔직하게 기술했다. 그러나 단점을 비난하고 대구를 떠나기 위해서 글 쓴 것이 아니다.

관찰자로서 보고 느낀 것들을 정리했고, 발전을 위한 제안도 했다. 일부는 구체적으로 했으며, 추상적으로 제시한 부분도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대구 정신의 원류를 찾아보았고, 그 과정에서 필자가 생각했던 대구의 편견을 바꿀 수 있었다. 대프리카는 혹독한 혹서기를 상징하는 말이지만, 필자의 대프리카는

대(大) : 큰마음(大同), (개방성, 다양성), 그리고 공동체

프리(FREE) : 자유와 공유(공유경제)

카(KA) : 정신, 혼(정의롭고, 강직함)

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필자가 생각하는 대프리카는 어쩌면 언어유희 수준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러한 발전적인 해석과 제안을 계속해야 한다. 외부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개선의 노력이 있어야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지방분권 시대에 선도도시로 앞장설 수 있다.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열린 마음으로 다름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공유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서 많은 사람이 평등하게 살 수 있는 도시가 경쟁력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그렇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정치가 중요하다.현시대의 문제점의 근본적인 원인이 정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대한 불평등’에서는 ‘정치적 권리의 불평등’이 모든 불평등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으며, ‘전문가의 독재’에서도 국가권력이 제대로 행사되지 못한 경우에 빈곤이 지속된다고 말한다. 즉, 빈곤은 정치적, 경제적 권리의 부재에서 파생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도 모든 문제의 근원은 정치에 있다고 하면서 역시 정치를 강조한다. ‘위대한 퇴보’와 ‘인플레이션’에서는 인플레이션조차도 정치현상이라 하면서 정치를 강조한다.

그렇다면 위의 저작들이 말하는 정치는 무엇인가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서 나오는 말이다. 정치에 관련한 명제로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가장 근원적인 정치를 설명한다. 일상적인 생활에서부터 정책을 논의하고 토론하고,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선거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 이 모든 행위가 바로 정치이다. 그리고 현대 정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대와는 달리 모든 사람에게 정치적 권리가 평등하게 주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평등과 거리가 멀다. ‘부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가’와 ‘포퓰리즘의 세계화’,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에서는 금권정치와 포퓰리즘의 부상을 말하면서, 더 이상 현대 대의민주주의 제도가 평등을 보장하지 않음을 정치, 경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문제점의 핵심은 무엇인가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과 ‘전문가의 독재’에서는 정치와 경제의 구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은 큰 오류였다고 지적한다. 정치와 경제, 혹은 국가와 시장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말한다.

이 말은 현재 벌어지는 경제적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또 한 번 질문해보자. 현시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의 방법은 무엇일까

다시 아리스토텔레스로 돌아가 보자. 그 시절 정치는 폴리스에서 이루어졌다. 많은 저자들의 말로 바꿔 보자면, 바로 공동체이다.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이나 ‘늦어서 고마워’등에서 언급한 현시대의 정치적 해결 방법은 바로 공동체였다. ‘위대한 퇴보’에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시민단체의 역할을 언급하기도 한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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